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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열기의 교보문고 땡스 북페스타. 그러나 엄청난 고통도 함께하다

by 썬도그 2014.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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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독자입니다. 자랑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중독자입니다. 집에 있는 책이 대략 500권 이상 되지만 이중 100여권 이상은 읽어보지 않고 책장에 꽂혀 있습니다. 언제 읽겠지 하고 꽂아 놓고 있지만 결코 그 책을 읽을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책을 읽기 전에 또 어딘가에서 사들인 책을 꽂고 있을테니까요. 이건 병입니다. 하지만 불치병입니다.

다 읽지 않고 읽고 있는 책이 있지만 책을 싸게 판다는 행사 소식만 들리면 쌍심지를 키고 달겨듭니다. 그렇게 파주 북축제로 향했습니다. 사실, 파주 북축제가 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1년 전에 간 파주 북축제는 많이 실망했거든요. 책 할인 축제라고 느껴질 뿐 즐기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 많았습니다. 

제가 파주에 가려는 이유는 그 파주 북축제가 아닌 올해 최초로 창고를 개방하는 교보문고의  땡스 북페스타 때문입니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가 창고를 개방해서 최대 90%의 할인으로 리퍼책이나 신간 서적을 싸게 판매한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서울에서 파주 가는 교통편은 많지 않습니다. 200번이라는 일산을 경유하는 버스가 있고 2200번이라는 직통 버스가 합정역에 있습니다. 알람을 잘못 맞추는 바람에 늦게 도착한 합정역. 이 합정역에서 2200번을 타고 파주를 가려고 했습니다.

이 2200번은 파주출판단지를 가지만 헤이리 마을도 가는 버스입니다. 그런데 오전 10시에 도착 했는데 줄이 거짓말 안하고 200미터 정도가 되네요. 자주 오는 버스도 아닌 2200번을 이렇게 기다리니 당혹스럽더군요. 이렇게 파주 북축제가 인기가 많았나? 어떻게 할 까 하다가 일산 킨텍스로 향했습니다. 파주 북축제를 가려는 이유는 일산 킨텍스와 가까워서 파주부터 갔다가 일산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혹스러운 긴 줄에 한숨을 쉬다가 포기하고 일산 킨텍스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킨텍스 전시회장에 도착한 후에 전시회를 다 돌아 본 후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살펴보니 일산과 파주는 아주 가까웠습니다. 대중교통편을 검색하니 약 1시간만에 갈 수 있더군요. 그래서 킨텍스에서 버스를 타고 환승을 해가며 파주출판단지로 향했습니다.

파주출판단지 앞에 새로 생긴 롯데프리미엄 아울렛부터 길이 막히기 시작 하더군요. 파주출판단지 입구에서 약 30분간 정체 후에 오후 2시 경에 내렸습니다. 


파주출판단지 안에 있는 교보문고 본사 건물에 도착 했는데 긴 줄이 보입니다. 아! 이렇게 인기가 많구나 했는데 이분들 카트를 몰고 있거나 바구니를 들고 있습니다. 이 줄은 뭐지? 물어보니 계산하는 줄이라고 하네요.

엉? 계산 하는데 이렇게 길게?



교보문고 본사를 빙 둘러보니 바리케이트를 세우네요. 물어보니 입장하는데 2시간 계산하는데 2시간 걸려서 오늘 마감한다고 하네요. 헐~~~~~ 순간 황망스러웠습니다.  물어보니 들어 갈 수는 있는데 책도 없고 해서 바리케이트를 세운다고 하네요

그럼 내일 책이 다시 채워지냐고 물으니 채워지긴 하는데 오늘 만큼 채워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교보문고도 이렇게 인기 많을 줄 몰랐다고 하네요. 내일 다시 와? 잠시 갈등 했지만 분위기라도 보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엄청난 줄에 혀를 내두르면서 기다리다가 들어갔습니다


땡스, 북페스타 포스터가 크게 걸려 있는데 파주 북축제는 다음주 까지지만 교보문고의 땡스 북페스타는 10월 3일부터5일까지 딱 3일만 합니다. 


안에 들어가보니 큰 창고 같은 곳에 수 많은 책이 전시 되어 있었습니다.


책은 대략적으로 50~20% 정도만 할인을 하더군요. 90% 할인도 하지만 대부분은 30% 정도 하네요. 모든 출판사 책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한 2~30개 출판사 책만 할인을 합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볼만한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오전에 이미 다 팔려 나간 것도 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책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책들을 뒤적여 보니 베스트셀러도 있긴 했지만 출판사들이 안 팔리거나 리퍼 책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싸긴 쌉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크게 싸지는 않습니다. 아시겠지만 구간은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이나 예스24에서 이미 30% 정도 할인을 하기에 가격의 매력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꺼번에 사면 금전적인 혜택이 크긴 하죠. 대신, 바로 땡기는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아동 서적은 매력적인 가격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읽힐 책은 부모님들이 새책을 사길 원하잖아요. 그래서 아동 서적은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성인들이 읽은 책들의 가격은 큰 매력은 없었습니다. 먼저 읽을 만한 책들이 많지 않습니다. 출판사 별로 싸게 판매하는 것은 맞지만 책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낱권으로 파는 세계문학전집 등을 골랐습니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온워드 책을 50% 할인하기에 골라 집었습니다. 정가 17,000원의 50%니 8,500원에살 수 있어서 골랐습니다.. 그러나 이 책  같은 교보문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6,0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책을 집을 때는 온라인이 더 싼지 몰랐고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온라인이 배송비 포함해도 더 싸네요. 

온라인이 더 싼데 50% 할인이라는 문구에 혹했네요. 



5만원 이상 사면 5천원 할인 해주고 무료 배송 해준다고 해서 5만원을 채워서 구매 하려다가 들고 있던 책을 다 내려 놓았습니다. 그 이유는 결제 하는데 약 1~2시간이 걸린다는 소리에 그냥 다 그 자리에 내려 놓았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싸게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싸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에 책 사기 위해서 기다리고 결제하는데 기다리는 기회비용까지 따지니 그냥 온라인에서 사거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는 것이 더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괜히 왔구나 하는 생각에 걷다가 집으로 가다가 모 출판사에서 50% 할인하는 사진 관련 서적을 샀습니다. 문화상품권은 받지 않더군요. 무조건 현금입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스마트폰 LTE망도 터지지 않았습니다. 싸기에 사서 집에서 책을 검색해보니 2003년에 나온 책입니다. 책 상태는 좋았는데 10년 전 책을 판매하는 것으로 봐서 안 팔리는 재고를 밀어내기 식으로 파나 봅니다. 

파주 북축제가 그렇습니다. 그냥 책 할인 시장인데 이럴거면 그냥 홍대 앞에서 현재 하고 있는 와우북페스티벌에서 사는 것이 더 낫죠. 깊은 한숨을 쉬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2200번은 무정차로 통과 하더군요. 엄청난 인파에 버스를 탈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파리지옥이 아닌 파주지옥을 경험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인 운정역으로 가는 마을 버스를 탔는데 거짓말 안하고 운정역까지 딱 2시간이 걸렸습니다. 4차선 도로에 양쪽 1차선은 주차된 차량 때문에 1차선만 사용하는데 엄청난 차량 홍수에 파주출판단지를 빠져나가는데만 1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나마 못타서 발을 동동 굴리는 사람이 태반이었습니다. 그렇게 파주출판단지에서 집까지 오는데 무려 4시간이 걸렸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가는데도 4시간인데 파주에서 집까지 오는데 4시간이 걸렸습니다. 토가 나올정도로 엄청난 사람에 멀미가 나네요.

내일은 어떨지 모르지만 땡스 북페스타 가지 말고 편하게 알라딘에서 주문을 하던지 홍대 앞 와우 북페스티벌을 이용하세요. 
파주 북축제, 작년에도 경험했지만 교통 지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지쳐하고 책을 읽히고 싶어하는 부모님들이 가득한 축제입니다. 그래도 책을 싸게 사고 책 향기 나는 축제이지만 이 교통지옥에 멀미를 하기 싫으시면 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닌 평일날 가세요. 정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공휴일의 파주 북축제 땡스 북페스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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