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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관악산 서울 둘레길 (시흥 호암산 부분),석수역 가는 길

by 썬도그 201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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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여름, 밤에는 가을입니다. 일교차가 너무 심하기도 하지만 낮의 날씨가 너무 덮습니다. 10월 중순인데 낮에도 한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가을이 되면 등산을 갑니다. 울긋불긋한 단풍 보는 재미가 솔솔해서요. 다른 계절에도 많이 찾아가긴 하지만 가을이 등산하기엔 가장 좋은 계절 같기도 합니다. 

여름에 등산하는 것을 싫어 하는 것은 땀이 너무 나서 등산을 기피합니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서 땀에 흠뻑 젖어서 정상에 오르는 그 과정이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땀이 나고 땀이 바로 마르는 가을이 좋습니다. 그러나 가을이라고 해도 산을 오르면 땀이 많이 나서 요즘은 등산을 꼭 정상 정복이 아닌 둘레길이라는 산밑자락을 둘르는 숲길을 가곤 합니다.

올레길 열풍 때문에 산 둘레를 도는 둘레길이나 자락길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관악산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악산도 산 밑을 두르는 둘레길을 서울시가 만들어 놓았습니다. 

2010/12/14 - [여행기/니콘 D3100] - 숨겨진 도보여행코스 금천구의 독산동 자락길 과 이어지는 길이 호암산 둘레길입니다. 
독산동 자락길은 호압사까지 이어지지만 그 길을 더 이어서 가면 1호선 석수역까지 가는 서울둘레길이 이어집니다. 

둘레길이 좋은 것은 산을 오르지 않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지 않으면서도 숲길을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비록 정상에서 보는 청량감은 없지만 숲길을 걷는 경쾌함이 있습니다. 


호압사에서 전나무 산림욕장 길을 지나서 석수역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시흥2동 벽산 아파트 단지 뒤에는 거대한 전나무 산림욕장이 있습니다.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것이 그러니까 한 5년 전입니다. 그때 그 큰 규모에 엄청 놀랐습니다. 전나무만 가득한데 얼마나 빽빽한지 낮에도 햇빛이 거의 안 들어옵니다. 

 

항상 궁금 했습니다. 이 전나무 산림욕장은 언제 누가 만든 것일까? 자연 발생적이지 않은 것이 이 곳만 전나무만 자라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푯말이 보이네요. 벽산아파트 단지가 있던 곳은 예전에 달동네가 있었던 곳입니다. 이곳을 재개발하고 벽산 아파트를 올립니다. 

그런데 이곳은 예전부터 산사태가 많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 민둥산이라고 할 만큼 나무가 적었습니다. 나무가 적다보니 큰 비에 산사태가 78년 84년 89년에 있었고 이 산사태를 막기 위해서 전나무 산림욕장을 만든 듯 합니다. 녹화 사업 때문에 지금은 큰 비가 와도 큰 산사태는 없습니다. 

몇년 전에 큰 비로 작은 산사태가 일어났지만 금방 복구하더군요. 


이곳이 전나무 산림욕장입니다. 아주 잘 꾸며져 있는데 전나무 사이에 큰 평상들이 있어서 등산객들이 쉬었다 갈 수 있습니다


운동기구도 있는데 근처 사는 주민들도 많이 애용합니다. 여기는 정말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전나무들이 빼곡합니다. 



산에서 나물이나 잣나무 등을 가져가는 분들이 있는데 이거 다 불법입니다. 기본적으로 그런 것들을 가져가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시흥2동 전나무 산림욕장을 지나서 석수역으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산 정상에 오른 후 산등성이를 타고 가는 그 길도 참 좋습니다. 좋은 경치를 양 옆으로 두고 걸을 수 있기 때문이죠. 




서울둘레길은 양 옆에 절경을 볼 수 없고 온통 나무만 보입니다. 그래서 풍경 감상하는 재미가 없긴 하지만 숲길을 걷는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해 줍니다. 또한, 등산 같이 과격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운동 삼아서 걷기에는 좋은 길이 서울둘레길입니다. 곳곳에 편의시설을 참 많이 준비해 놓고 있네요



산사태를 방지 하기 위한 사방댐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큰 비가 내리면 돌맹이와 바위 그리고 쓰러진 나무나 나뭇가지가 함께 내려오는데 이것들이 큰 인명피해를 일으킵니다. 중간중간 이런 것들이 내려가지 못하게 막게 해주는 것이 사방댐입니다. 

이런 형태도 있네요. 



숲길은 아늑합니다. 전나무 상수리나무 같은 참나무들이 가득합니다. 호압사부터는 계속 완만한 내리막 길이 이어지기에 걷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지나가는 등산객 분이 사진 많이 찍으셨냐고 물으시네요. 이런 것이 참 좋아요. 처음 보는 사이지만 가볍게 인사를 건내는 등산객들이 가끔 계시는데 이런 등산객들을 보면 산과 닮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등산객 진상들도 있지만 이런 분들 때문에 산이 좋습니다. 


좀 걷다보니 호암산 폭포가 보이네요. 이 폭포는 작년에 처음 봤는데 인공폭포네요.  2012년에 세워진 폭포입니다. 

물론, 물이 없는 갈수기에는 그냥 하얀 암벽이죠. 비 많이 내리는 여름에 한 번 와봐야겠습니다. 


요즘 등산객들이 참 많아졌죠. 그러나 대부분이 40대 이상 아니 50대 이상입니다. 젊은 분들 중에 등산하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만날 사람도 많고 즐길꺼리도 많은 젊은 세대라서 산 같은 곳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나이들면 가고 싶은 곳도 적어지고 산과 같은 건강을 챙겨주는 곳을 많이 갑니다. 


석수역으로 가다보면 여러 갈래길이 나옵니다. 수시로 나오는데 걷다가 지치거나 지겨우면 오른쪽 갈래길로 쭉 내려가면 시흥동이 나오니 언제든지 탈출하기도 쉽습니다. 



서울둘레길은 서울대에서 석수역까지 이어지는데 다 돌면 반 나절 이상 걸릴 것입니다. 



조금 걷다보니 한우물, 호암산성, 칼바위, 석구상이라는 유형문화재들을 소개하는 글이 보이네요



가끔 만나는 약수터인데 이 약수터는 산성처럼 돌 무더기가 정교하게 쌓아 올려져 있네요. 한 분이 약수터 주변을 청소하시네요. 관리자인지 그냥 시민인데 자원 봉사를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분들이 있어서 산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정자도 보기 좋네요. 언제 비가 오는 날에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시흥계곡이 서울시가 선정한 사색하기 좋은 장소로 선정이 되었던데요. 그냥 작은 연못 같은 곳이라서 좀 의아했습니다. 전 시흥계곡보다는 이 서울둘레길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런 돌들은 누가 깔아 놓은 걸까요? 사람이 직접 옮긴 돌들인데요. 덕분에 비가 와도 질퍽거리지 않고 걸을 수 있습니다. 



가다보니 연리지라는 나무가 보이네요.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중간에 붙어서 한 나무처럼 되는 것을 말하는데 영화 연리지가 있을 정도로 화목한 부부나 남녀 사이를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이상한 집을 발견 했습니다. 이곳에도 음식점이 있나? 앞에 족구 코트가 있고 운동기구도 있는 것이 꼭 음식점 같아 보였습니다. 



조심 조심 다가가니 음식점은 아니고 그냥 산장 같은 곳이네요. 


약간 습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데 안에 테이블과 의자들과 달력과 거울이 있습니다. 비를 피할 수 있거나 사발면 먹기 딱 좋은 곳이네요. 이런 곳이 있다니 놀랍기만 하네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곳은 비나 눈이 올때가 운치가 있죠



산장 같은 곳 앞에는 큰 돌탑이 있습니다. 




국가를 너무 사랑하는 분이 만든 돌탑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족주의자나 국수주의자가 싫지만 이런 애국심은 보기 좋습니다. 나라의 안녕을 걱정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문제는 이걸 강요할 때 문제가 되죠



석수역까지 가지는 못했습니다. 더 가고 싶었지만 급한 일이 생겨서 바로 중간에 내려왔네요. 다음에는 석수역까지 가봐야겠습니다. 


내려온 곳은 밝은 산길이었네요. 산이 뒤에 있는 동네는 산이 놀이 동산이 되고 운동기구가 되고 휴식처가 됩니다. 
금천구는 그런 면에서 산이 가까이 있어서 좋죠. 서울 대부분이 동산이라도 다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좀 더 규모가 큰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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