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로 이사 온 지 올해로 14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사 온 96년 바로 전인 95년 3월 1일에 구로구에서 분리되었으니 제 고향은 아니지만,금천구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금천구는 서울 서남부라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남으로는 안양시 서쪽으로는 광명시, 북서쪽은 구로구 동쪽은 관악구와
동작구가 위치해 있습니다. 강남 강북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서울에 조금은 낯선 단어인 서울 서남부 지역으로도 많이 불리는 금천구.
14년 동안 살다 보니 금천구의 좋은 점 안 좋은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 좋은 점부터 말해 보자면 금천구는 교육환경이 아주 열악합니다. 매년 발표되는 학력순위에서 금천구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기회만 된다면 금천구를 떠나려고 합니다. 실제로 금천구는 자녀를 둔 세대가 다른 지역으로 많이 떠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현 구청장님이 이 열악한 교육수준을 서울시 평균까지 끌어 올린다고 하셨을 정도로 금천구는 서울에서도 전국에서도 학력순위가 하위권에 있습니다. 이런 학력 하위의 현실은 집값까지 떨어트리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싸다는 것은 신혼부부 혹은 젊은 부부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금천구의 좋은 점은 자연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다는 것이죠. 서쪽으로는 안양천과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남으로는 의왕시 학의천 북으로는 한강 자전거도로까지 연결되어 있고 자전거 중급자 코스로 인기 많은 과천까지 아우르는 하트 코스의 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악산이 있어서 주말에 산행을 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 금천구입니다.
젊은 부부들과 자녀를 출가시키거나 대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세대들에게는
아주 살기 좋은 동네가 금천구입니다. 또한, 사통팔달로 발달한 교통과 서해안 고속도로와 인접해 지방나들이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강남순환 고속도로가 2013년 완공되면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초구 우면동까지 아주 빠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한, G벨리라는 가산디지털벨리가 금천구의 역동성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산디진털벨리를 자주 찾아가지만, 그 빌딩숲에 있다가 보면 여기가 강남 테헤란 벨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거대한 빌딩들이 하루가 다르게 죽순처럼 빠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금천구를 제대로 잘 아는 금천구민은 많지 않습니다
저 또한 금천구에 14년 동안 살았지만, 금천구에 명품 도보여행코스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올해 봄 한 신문기사를 통해서 금천구 독산 자락길을 알게 되었고 그 독산 자락길을 최근에 갔다 왔습니다. 아시는 분에게는 매일 산책하는 코스지만 더 많은 분에게 알려 드리고 싶어서 그곳 답사기를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여름 곰파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네요. 쓰러진 나무가 너무 많아서 안쓰러진 나무숫자를 세는게 더 빠를 정도 였습니다. 대부분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쓰러졌더군요. 반면 소나무는 많이 쓰러지지 않았는데 침엽수와 활엽수의 차이일까요?
호압사로 이어지는 이정표가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산울림다리를 건넌후에는 언덕이 나오는데 이 언덕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숨이 찹니다. 평지의 심심함을 등산의 재미로 바꿔줍니다. 그러나 느닷없는 언덕에 당황 할 수 도 있습니다.
높아 보여도 저 관악산을 올라가는데는 20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물론 가파른 길입니다.하지만 저 산을 오르면 관악산 능선을 탈 수 있습니다. 등산을 하러 간것이 아니기에 호압사쪽으로 향했습니다.
잣나무 산림욕장은 이전에 걷던 곳과 많이 다릅니다.
언제 조성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집 근처에 잣나무만 가득한 곳이 있다니 놀랍기만 하네요. 침엽수라서 그런지 태풍 곤파스의 피해도 거의 없습니다. 떨어진 낙엽이 발을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약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걸립니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보다는 못합니다. 하지만 서울 근교에 내가 사는 근천에 이런 멋진 길이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더 소중합니다. 한껏 멋부리고 남들이 가봤다고 자랑하는 길이 아닌 내 주변의 이런 길이 저에게 더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다음지도로 보니 도보 58분이라고 하는데 저건 평지의 경우 그것도 해찰하지 않는 경우고 이 곳 저 곳 천천히 들려보고 찾아보고 하다보면 약 2시간에서 3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거기에 금천구청역까지 걸어가면 1시간이 더 걸리지요.
이 독산자락길을 잘 모르는 금천구민들이나 주변에 사는 분들에게 이 글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