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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렉스턴W와 함께 한 백두대간 소백산의 주변 영주시에서 가볼만한 명소

by 썬도그 201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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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형의 70%는 산입니다. 산이 많은 것을 도시에 살면 잘 모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도시는 평지에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전국에 우람한 산들이 엄청나게 만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나 충청도 내륙을 지나가면 시선의 30도까지 차지한 거대한 산을 보면서 경외감이 느껴집니다. 

지난 2주 동안 쌍용자동차 후원으로 렉스턴W를 타고 전국의 명산이 즐비한 백두대간을 다니고 있습니다. 
총 5주 동안 쌍용자동차 렉스턴W를 타고 백두대간을 다녀보고 주변의 가볼만한 명소나 음식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주차 - 렉스턴W와 함께 한 지리산 주요코스 답사기

2주차  - 렉스턴W와 함께 한 백두대간 속리산 주변의 가볼 만한 명소

그리고 3주차에는 소백산을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여행을 갈 때는 새벽에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전에 출발하면 서울로 또는 서울에서 출근하는 차량 때문에 정체구간이 생깁니다. 이 정체가 꽤 길 수 있고 대략 1시간 정도 고속도로에서 허비하기 때문에 새벽 한 5시 전후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어나기 좀 힘들긴 하겠지만 1,2시간 일찍 출발하면 하루 일정을 아주 넉넉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이번 백두대간 여행을 통해서 많은 여행 경험과 정보를 알게 되네요. 

차가 안 막히면 3시간 정도 걸리는 소백산 자락에 있는 경북 영주 부석사를 4시간 이상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여행을 할 때는 새벽에 출발해야겠습니다. 

 

경북 영주 부석사는 강원도와 붙어 있는 곳이라서 산세가 험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고속도로가 아주 잘 뚫려 있어서 부산 인근 지역을 제외하면 4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를 타고 가다가 원주시 인근의 만종 J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면 부석사로 갈 수 있습니다. 금천구에서 거리는 225km 밖에 안 되는데 3시간 넘게 걸리기에 왜 이리 오래 걸리나 했습니다. 이유는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서 부석사까지 가는데 국도를 약 1시간 가야 하네요. 시간은 좀 걸리지만 국도가 주는 즐거움이 있기에 피곤하지는 않습니다. 고속도로 앞에 펼쳐진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마치 거대한 파도 같습니다. 마치 수묵담채화의 농도를 달리한 풍경화 같네요. 이런 풍경은 고속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렉스턴W를 타고 산을 뚫고 달리는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귀가 먹먹하네요. 기압 차이로 인해 고막이 팽창하는 듯한데 해발이 높은 곳인가 봅니다. 가지고 간 고도계 기능이 있는 시계로 측정해보니 약 해발 400m 정도 됩니다. 그러나 렉스턴W가 SUV이다 보니 높은 언덕 길을 올라도 힘이 달리지 않아서 느끼질 못하네요. 
약 1시간 동안 국도를 달려서 부석사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도 좋고 평일이라서 넓은 주차장에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1종 9,600원이고 부석사 주차료는 3천 원입니다. 

국보가 가득하고 풍광이 좋은 부석사

부석사는 신경숙의 단편소설 부석사를 다시 읽고 갔습니다. 소설 부석사를 통해서 부석사에서 꼭 봐야 할 부석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개의 돌이 떠 있는데 그 사이를 실로 지나갈 수 있다고 하네요. 소설은 두 상처받은 남녀가 부석사 여행을 하면서 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남녀는 부석사에 도착하지 못 합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도착하지 못했다고 나오는데 이정표는 잘 되어 있고 내비게이션을 찍고 가면 잘 찾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가는 국도가 좀 길긴 하네요. 
부석사가 있는 영주는 사과로 유명하죠. 그래서 길가에 가로수보다 더 많은 사과나무를 실컷 구경할 수 있습니다. 

부석사에 도착하자마자 탄성이 나왔습니다. 작은 연못과 같은 곳에서 작은 폭포가 있고 연못 주변에서는 인공적으로 물 안개를 뿌립니다. 


일주문에는 소백산 부석사가 아닌 태백산 부석사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부석사가 태백산 끝자락과 소백산 시작점 사이인 자리 잡고 있어서 태백산 부석사라고 쓰여있습니다. 

일주문에서 부석사까지 긴 비포장도로가 있는데 이 길이 너무 맑고 청아합니다.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수학여행을 왔는지 맑은 하늘과 함께 웃고 떠드는 소리가 달뜨게 하네요. 길가에는 사과밭이 펼쳐지는데 사과 꽃이 필 때 남녀가 함께 걸으면 결혼까지 한다고 하네요. 

 

부석사는 지리산 쌍계사처럼 평지가 아닌 산기슭에 있어서 일주문에서 무량수전까지 쭉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계단을 오르면 본격적으로 부석사의 아름다운 전각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천왕문을 지나면 통일신라에 지어진 3층 석탑이 동쪽에 하나 서쪽에 하나가 있습니다.

3층 석탑 뒤에 있는 범종루부터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병풍처럼 둘러진 산세와 함께 단청이 없어서 담백하면서 위엄이 있는 범종루가 왜 부석사가 한국 전통 건축의 특징을 가장 잘 간직한 최고의 사찰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 경복궁 향원정 부근의 한국 정원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만약 뒤에 있는 산이 없었다면 감흥이 떨어졌을텐데 전각을 품고 있는 소백산 자락의 봉황산과 양털 같은 구름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하네요. 

건장한 남정네가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단단한 느낌이 들지만 위압적이지 않습니다. 또한, 그 밑을 통과해서 부석사의 꽃인 무량수전을 가게 인도하고 있습니다. 저 위에 큰 북과 목어가 있습니다. 

 

감탄사는 안양루 앞에서 또 한 번 터집니다. 부석사에는 2개의 누각이 있는데 범종루와 안양루가 있습니다. 2개의 누각은 다른 사찰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누각의 역할도 하지만 무량수전의 문 역할까지 하는데 한참을 이 풍광을 물 한잔 마시면서 지켜봤습니다. 물 맛도 좋고 눈으로 먹는 풍경의 맛도 일품입니다. 단풍이 들면 감탄사는 더 커지겠네요. 

 

안양루를 지나면 국보 3개가 있는 무량수전이 나옵니다. 마치 영화관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네요. 

 

안양루를 지나면 국보 18호인 무량수전과 국보 17호인 석등이 있습니다. 부석사는 석조문화재, 건축문화재, 불상과 벽화 등 국보와 보물이 가득합니다. 화엄사에서도 국보와 보물을 많이 봤지만 부석사는 국보, 보물은 물론 풍광까지 절경이어서 한 나절 이상 경치 감상하다가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무량수전은 책 제목으로도 나오고 교과서에서도 소개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무량수전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중 하나입니다. 배흘림 기둥으로도 유명한데 오래된 전각이지만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네요. 안에는 또 다른 국보인 소조아미타여래좌상이 있습니다. 이걸 안 보시고 가는 분들이 많은데 안을 꼭 들여다보세요.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목조 건물입니다. 이는 책에서만 쓰여있는 것이 아닌 보시면 직접 느끼실 수 있습니다. 

부석사가 부석사가 된 이유는 이 부석 때문입니다. 무량수전 왼쪽 바로 뒤에 있는 부석은 2개의 큰 돌이 포개져 있는 형태입니다. 두 돌이 붙어 있는 것 같지만 왼쪽 2개의 돌을 자세히 앉아서 보면 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부석에는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부석사는 화엄종의 본찰입니다. 의상대사가 왕명에 의해 봉황산 기슭에 절을 지으려고 하자 이교도들이 방해를 했습니다. 이때 선묘신룡이 나타나 바위를 들어 올려서 물리쳤다고 하네요. 
그냥 평범한 돌 같지만 이 부석으로 인해 이 부석사가 창건할 수 있었습니다. 

안양루에서 꼭 밑을 내려다보세요. 계단식으로 배치한 부석사의 전각과 저 멀리 소백산 자락을 볼 수 있습니다. 

 

무량수전을 둘러 본 후 무량수전을 정면으로 보고 오른쪽에 큰 3층 석탑이 있습니다. 이 석탑을 끼고 산길을 오르면 국보 19호인 조사당이 나옵니다. 이 조사당에는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나무가 되었다는 선비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꾸 나무를 훼손해서 철창으로 막아 놓았네요.  쭉 산길을 더 가면 자인당이 나오는데 3개의 석조 불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보지 않고 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무량수전이 끝인 줄 알고 가시는데 꼭 산길을 둘러보세요. 추천하는 이유는 선비화와 조사당 때문도 있지만 부석사 뒤편 숲에서 들리는 바람소리가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부석태 청국장 백반과 산채비빔밥이 좋은 부석사 앞 종점식당

 

부석사 앞에는 음식점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식당들이 좋긴 하지만 청국장 맛이 좋다고 소문난 종점식당에 갔습니다. 식당은 생각보다 꽤 큽니다. 꽤 많은 테이블이 있네요. 뭘 먹을까 고민을 좀 하다가 부석사 인근에서 나는 부석태라는 콩으로 직접 담근 청국장과 산채비빔밥을 시켰습니다. 

 

따로 시켰는데 산채 나물을 더 주시면서 비벼 먹으라고 주시네요. 덕분에 전 청국장과 함께 비빔밥도 같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인심이 후하시네요. 

종점식당은 20년이 된 식당인데 부석태를 볏짚과 함께 묵혀서 청국장이지만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청국장 하면 냄새 때문에 꺼리는 분들이 있는데 냄새가 나지 않고 맛도 좋아서 추천합니다. 

산채비빔밥도 정갈하고 나오고 꽤 맛이 좋네요. 역시 좋은 산에서 나온 산 나물이 입안을 즐겁게 합니다. 청국장은 8천 원 산채비빔밥은 7천 원으로 가격도 저렴합니다. 식당 주인 아주머니가 먹으라면서 사과를 주시네요. 후한 인심과 저렴한 가격에 감탄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도 바로 추천한다고 소개를 했습니다. 

종점식당을 나오면서 길가에 핀 코스모스와 사과 밭이 가득해서 식사 후 노근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전국의 국도 중에 예쁜 국도가 많은데 부석사 가는 국도는 사과 나무를 많이 볼 수 있어서 더 보기 좋네요. 


선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소수서원과 선비촌

부석사에서 15분 정도 달리면 선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소수서원과 선비촌이 나옵니다. 
두 곳은 붙어 있어서 한 번에 돌아 볼 수 있습니다. 

주차공간은 무척 넓은데 무료 주차가 가능합니다. 경북 영주는 선비들이 많이 배출된 곳입니다. 특히, 조선의 국가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주자학(성리학)을 고려 시대에 들여온 안향이라는 학자와 주자학의 대가들의 영정들이 모셔져 있습니다. 

소수서원 입장료는 3천 원으로 소수서원과 선비촌, 소수박물관까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소수서원은 사적 제55호로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웠습니다. 원래 사찰이었는데 유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숭유억불 정책을 하던 조선시대라서 사찰을 사액서원으로 만든 듯하네요. 또한, 조선의 건국이념인 주자학(성리학)의 발원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안향과 퇴계 이황의 자취가 많이 서려 있는 곳이 소수서원입니다. 

소수서원은 전각이 많지는 않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사립대학인 교육기관이라서 화려한 전각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유생들이 공부하기 좋게 잘 빗은 누각들이 많이 보이네요. 위 이미지는 경렴정으로 공부에 지친 유생들이 시를 짓고 담소를 나누던 정자입니다. 옆에는 우람하고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가을에는 노란 빛으로 물들게 하겠네요. 

소수서원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누각은 죽계천 강가에 있는 취한루입니다. 돌다리를 건너면 취한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죽계천 위에 연 잎들이 가득 떠 있는데 풍류가 저절로 느껴지게 하네요.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술 한잔 하면 시 배틀이 벌어질 듯합니다. 옛 선비들은 시조 짓기 대결을 하기도 했었죠. 이 취한루 주변에도 사과나무가 참 많습니다. 

취한루를 지나서 선비촌으로 가는 길 옆에는 경(敬)자가 써진 경자바위가 있습니다. 이 경자를 보려면 취한루에서 보이지 않고 경렴정에서 봐야 합니다. 

선비촌으로 가기 전에는 소수박물관이 있습니다. 유교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문화 유산을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의 국가 이념인 주자학(성리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사진 촬영은 되지 않습니다. 
이 소수박물관에서 들은 흥미로운 이야기는 주자학(성리학)을 배운 정몽주와 정도전입니다. 정몽주는 성리학을 따르면서 고려를 개혁하자고 했고 정도전은 나라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다른 시선 때문에 두 사람은 동지에서 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불교의 타락으로 인해 조선의 국가 이념이 된 성리학, 그러나 성리학도 조선 말기에는 조선 발전의 걸림돌이 됩니다. 뭐든 견제 세력이 없거나 자기비판이 없으면 썩게 되나 봅니다. 

 

소수서원 바로 옆에 있는 선비촌은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지어진 한옥 고택이 가득한 곳입니다. 사람이 기거하는 공간은 아니고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오래된 고택들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치가 되었는데 하나의 마을 형태를 보여줍니다. 

고택들은 비슷한 것 같지만 가람 배치들이 조금씩 달라서 다양한 한옥 고택을 볼 수 있습니다. 감상진 가옥, 해우당 고택 등 한옥 고택을 체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공간입니다. 

다른 지역의 한옥마을과 달리 이 선비촌은 관광객들이 직접 툇마루에 올라갈 수 있는 등 박물관 느낌이 아닌 체험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단순 체험을 넘어서 숙박도 가능합니다. 자세한 가격은 선비촌 홈페이지에서 확인 예약할 수 있습니다.

전국에는 참 많은 민속 마을 또는 한옥 마을이 있습니다. 선비촌은 사람이 사는 느낌과 함께 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이 선비촌이 숙박 시설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관리가 잘 되나 봅니다. 다양한 형태의  조선시대 고택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선비촌입니다. 10월 23일에서 26일까지는 선비문화축제도 하는데 선비생활재현 및 체험 , 민속사진촬영대회, 장승깎기 대회, 전국 휘호대회를 개최합니다. 산 좋고 물 맑은 곳이니 선비가 안 나올 수가 없는 곳이기도 하네요. 

 

올 가을은 왜 이리 더운지 모르겠어요. 햇볕에 세워 놓았더니 렉스턴W 내부 온도가 많이 올라갔네요. 더운 날 땀을 많이 흘리다 보니 근처에 맛 좋다고 소문난 순흥전통묵집으로 출발 했습니다.

 

순흥 묵집이 여러 곳이 있다고 하네요. 이모부가 이 영주분이시고 이모도 영주에 대해서 잘 아시더군요. 전화로 물어보니 이모부 친구분이 선비촌 촌장님이시라고 하네요. 묵집에 대해서 물으니 큰 나무가 있고 야외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말로만 설명 듣기엔 감이 잡히지 않아서 일단 내비게이션의 힘을 빌려 봤습니다. 

이번 백두대간 여행이 모두 초행길이라서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으면 여행 일정이 다 헝클어지기 때문인데 다행히도 지니 내비게이션이 아주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내비를 찍고 근처에 있는 순흥전통묵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딜가나 직선이 가득한 국도는 달리기도 좋고 보기에도 좋네요

 

 

 

고소한 맛이 일품인 순흥전통묵집의 묵밥

순흥면에는 묵집이 몇 곳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순흥전통묵집입니다. 이곳은 선비촌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고 왼쪽에 크게 간판이 써 있습니다. 그런데 입구가 아주 좁아서 긴가민가하게 됩니다. 그러나 도착하면 큰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하기 편합니다. 주말에는 꽉 차지만 평일은 편하게 주차할 수 있습니다. 

 

 

이모가 설명한 야외에서 먹을 수 있고 큰 나무가 있다는 말이 딱 맞네요. 잘 찾아 왔습니다. 

싸리로 둘러치고 머루가 등나무 같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데 아주 시원스러운 풍경입니다. 

이 순흥전통묵집은 이모가 적극 추천했는데 그 이유는 이 곳이 가장 유명하고 무려 40년이라는 된 묵집이라고 하네요. 40년 동안 그 인기를 유지하기 힘든데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은 곳이라면서 맛있게 먹으라고 하네요. 이모와의 통화를 끊고 묵밥을 시켰습니다. 

가마솥에서 직접 쑨 100% 메밀묵을 이용하는 곳입니다. 

 

드디어 묵밥이 나왔습니다. 김치와 대구포, 깍두기와 장과 밥이 나왔습니다. 

양념장을 넣어서 먹을 수도 있는데 양념장을 넣지 않고 그냥 먹어 봤습니다. 아주 고소한 맛이 먹기 좋네요. 배가 아주 고프지는 않았지만 마른 김과 묵의 고소함과 담백함이 입안에 가득 담깁니다.  옆을 보니 한쪽에서는 김을 굽고 계시더라고요. 이 김이 정말 맛이 좋습니다. 한 5분 묵을 비벼서 먹었습니다. 

 

대구포도 꽤 맛이 괜찮네요. 

 

묵을 비벼 먹다가 옆에 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밥을 넣어서 말아 먹는 것이 묵밥인데 그냥 묵만 말아서 먹었네요. 그래도 맛이 좋습니다. 밥을 넣고 다시 묵밥을 먹었는데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네요. 피서철이나 단풍 관광객이 몰리는 시즌에는 한 시간 씩 줄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곳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평일 그것도 단풍이 막 들기 전에 찾아와서 기다리지 않고 먹었습니다. 

 

이 순흥전통묵집은 두부도 파는데 두부도 인기가 좋습니다. 모든 음식이 직접 만든다고 하네요. 가격은 묵밥이 7,000원으로 직접 묵을 쓰는 것을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이네요. 계산을 하는데 고양이가 갸르릉 거리네요. 영주 부석사에 가면 한 번 들려보세요

후문을 통해 나가면서 이모에게 감사하다는 전화를 드리고 백두대간 소백한 첫날 마지막 여정지인 영주 무섬마을로 향했습니다. 

외나무다리와 전통 한옥마을이 아름다운 영주 무섬마을

같은 영주지만 선비촌과 무섬 마을은 꽤 멉니다. 아니 28km밖에 안 되지만 가는데 1시간이나 걸립니다. 서울로 이야기하면  노원구 상계동에서 금천구 독산동까지 갑니다. 그러나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신호등은 없지만 직선 도로가 아닌 좀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내비로 무섬마을을 찍으니 경북대로라고 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를 이용하라고 알려주네요. 

고속화도로에서 내려오자 큰 컨테이너가 즐비하네요. 지방에서 콘테이너가 가득 쌓인 풍경을 보니 생경스럽습니다. 몸이 먼저 찍으라고 지시하네요. 

 

서천이 흐르는 승문역 옆 승평교를 건넜서 한 20분을 더 가면 내성천이 흐르는 수도교가 나옵니다. 

수도교를 건너면 무섬 마을이 나옵니다. 주차 공간은 수도교 바로 앞이랑 마을 입구에 있는데 평일임에도 관광버스가 많이 와 있네요

무섬마을은 워낙 유명한 마을이라서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외나무다리와 한옥 마을로 유명하죠. '물위에 떠 있는 섬'이라는 뜻의 무섬 마을은 낙동간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흐르는 마을입니다. 

무섬 마을은 전체가 한옥마을인데 박물관 같은 곳은 아니고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데 이 자체로 이 마을의 인품과 고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섬마을 입구에는 무섬마을 헌장이 있는데 일체의 상행위를 금지하고 전통적 유교 윤리를 해하는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영주시 전체가 유교의 고향 같다는 느낌이네요. 무섬마을은 한반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오른쪽 끝에 가면 무섬자료전시관에서 무섬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무섬마을의 역사를 살펴보다가 깜짝 놀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헌종 7년 1666년 반남 박 씨인 박수가 처음 터를 잡은 후에 선성 김 씨가 들어와 두 가문이 만든 마을입니다. 제가 놀란 이유는 제가 반남 박 씨이기 때문입니다. 박 씨 중에 대부분은 밀양 박 씨지만 반남 박 씨도 있습니다. 이 두 집안이 수백 년을 이어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0여 가구가 전통가옥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는 곳이 무섬마을입니다. 

무섬마을에는 초가집과 한옥 기와집이 가득한데 주민들이 사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위성 안테나 등의 다양한 문명의 이기와 전통 마을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백두대간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전통 한옥마을을 보고 있지만 무섬마을은 가장 생기 있고 정감 있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반남  박 씨라서 더 애착이 가는 것도 있습니다. 

무섬마을의 명물은 외나무다리입니다. 이 외나무다리는 지난 350년간 무섬마을과 외부로 통하는 길이였지만 지금은 수도교가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외나무다리를 복원해서 많은 관광객들의 체험 장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는 꽃가마와 황천길로 가는 상여가 지나가는 곳이 외나무다리입니다. 
가끔 전통 상여 재현을 한다고 하네요. 

무섬마을까지 왔는데 이 외나무다리를 안 건너갈 수 없죠. 외나무다리는 150m 정도 되고 높이는 30~60cm 높이입니다. 
사실, 좀 두려웠습니다. 물에 빠지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혹시 카메라를 들고 미끄덩해서 물에 빠질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내성천이 흐르는 외나무 다리를 건넜습니다. 
딱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데 중간중간 갓길 같은 다리가 있어서 중간에 피했다가 교차할 수 있습니다. 

외나무 다리를 건너다가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습니다. 카메라 때문에 바로 앞만 보고 가다가 어지럽더군요. 그래서 자동차 운전 할 때 처럼 좀 먼 곳을 보다가 앞을 보다가 하면서 운전 하듯 건너니 쉽게 건너지네요. 

오래 있고 싶었습니다. 해지는 풍경도 보고 싶었지만 지방은 국도에 가로등이 없고 밤 길 운전이 위험스러워서 충분히 즐기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백두대간 어드벤처가 써진 렉스턴W를 타고 숙소인 단양 관광호텔로 향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특이한 차량의 외모에 관심 가져주는 분들이 많네요. 간단하게 설명을 한 후 영주에서 보석 같은 하루를 마쳤습니다. 

<이글은 쌍용자동차로부터 원고료를 받고 작성 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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