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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자 영화계에서는 남북 화해무드를 소재로 한 영화가 꽤 많이 나왔습니다. 이전에는 북한을 적국으로 그리는 '배달의 기수'같은 영화나 아예 북한 관련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을 평양에서 만난 후 6.15 남북공동성명을 발표 후에 대북 햇볕정책을 펼치자 충무로 영화계도 그에 화답하는 영화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웰컴 투 동막골'이죠. 당시 이 영화가 크게 인기를 끌자 빨갱이 영화가 인기를 끈다면더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거품을 물고 개탄을 했습니다. 이에 장진 감독은 빨갱이 영화라고 하는 사람들을 힐난하는 대상 수상 소감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무릇 영화는 그 시대의 공기를 자의든 타의든 넣게 됩니다. 

오바마 영화라고 합니다. 
미국 역사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당선 되자 허리우드는 흑인 인권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신호탄을 쏜 영화가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입니다. 2012년 개봉작이니 가장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이후에 백악관 흑인 집사의 이야기를 다룬 '버틀러'가 개봉 되고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스티브 맥퀸 감독의 '노예12년'이 그 정점을 찍었습니다. 

저는 오바마 영화를 버틀러를 보고 노예12년을 보고 마지막으로 최근에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봤습니다. 
버틀러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의 역사를 드라마로 담은 잔잔한 영화이고 노예12년은 흑인이 노예로 살던 그 참혹한 시절을 영화로 담았습니다. 두 영화 모두 좋은 영화지만 너무 무겁고 어둡기고 가슴 아픈 역사를 그대로 보여줘서 눈을 크게 뜨고 보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노예12년은 복수를 하는 내용도 아니여서 보는 내내 견디기 힘들더군요. 

그냥 하나의 큰 응어리를 가지고 나온 기분입니다. 특히 주인공이 관객을 응시하는 그 10초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니들도 봤지! 이게 우리들의 삶이였어라고 하는 듯해서요. 

그러나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크게 다릅니다. 역시 타란티노라고 할까요? 시종일관 웃음과 폭력 미학과 거대한 복수극이 펼쳐집니다. 


흑인 장고의 탄생


깔끔한 옷을 입고 정의를 실혀하는 보안관이 나오는 미국식 서부 영화는 흥미가 떨어집니다. 선과 악의 구분이 확연하기 때문에 디즈니 만화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인디언은 미개한 족속으로 나오는 악당이고 미국인은 무조건 선하다고 말하고 있죠. 

흥미롭게도 서부 영화가 인기를 끌던 60년대에 마카로니 웨스턴이 대히트를 칩니다. 
마카로니 웨스턴은 미국이 아닌 당시 3대 영화 강국이었던 이탈리아가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만든 이탈리아 서부영화입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놈놈놈 같은 서부 영화들이죠. 이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유명한 작품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석양의 건맨 3부작과 함께 장고가 아주 유명합니다. 

장고는 관을 끌고 다니면서 적을 일망타진하는 총잡이였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현상금을 노리는 현상금 사냥꾼이었다면 장고는 개인의 복수를 위해서 관을 끌고 다니면서 적을 일망타진하는 일당백 액션을 펼칩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관에서 기관총을 꺼내서 난사하는 그 모습이요. 이렇게 마카로니 웨스턴은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구도 보다는 개인의 복수 혹은 결과가 선일지라도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절대 선의 이미지로 담지는 않습니다.

이런 독특한 시선이 마카로니 웨스턴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타란티노 감독이 리메이크 한다는 소리에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까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장고가 흑인으로 나옵니다! 흑인??? 이건 좀 과한 설정 아닌가 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역시 타란티노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영화의 배경은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전 노예제도가 있는 미국 남부 지역이 배경입니다. 당시는 모든 흑인이 노예가 아닌 북부 지역에서는 프리맨이라고 해서 자유로운 흑인이 존재했고 동시대의 남부 지역에서는 목화밭에서 강제 노역을 하는 흑인 노예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흑인 장고는 남부 지역의 노예였습니다. 

장고는 노예 상인에 끌려서 다른 흑인들과 함께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닥터 킹 슐츠라는 치과의사가 이 노예 상인에게 접근해서 장고를 자신에게 팔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장고가 자신이 찾는 현상금이 걸린 형제의 얼굴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노예상인을 총으로 쓰러트리고 닥터 킹 슐츠는 장고를 말에 태워서 자신의 조력자로 삼습니다.


그렇게 장고는 닥터 킹 슐츠에 의해서 조력자에서 동업자가 되어서 뛰어난 총잡이가 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게 전부일 정도로 복잡하지 않고 직선적입니다. 영화 후반은 장고가 자신의 아내를 찾아가서 복수를 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담깁니다. 



역시 유쾌한 타란티노씨

타란티노 영화의 특징은 과도하게 피가 튀는 피철갑 액션이 특징입니다. 저렇게 까지 크게 피가 튀지 않을텐데 과도한 피튀김에 또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역시 이 영화도 피가 난무합니다. 특히 마지막 액션씬은 총격 액션이라기 보다는 피 튀김 액션이라고 할 정도로 핏빛 액션이 펼쳐집니다. 

핏빛 액션만 있다면 타란티노 영화가 아니죠. 곳곳에서 툭툭 튀어 나오는 유쾌한 장면들이 꽤 많습니다. 
가장 깔깔 거리고 웃었던 장면은 장고와 슐츠 박사 마차를 습격하는 KKK단입니다. KKK단은 하얀 두건을 쓰고 흑인들을 멸시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행동이 올바르지 않은 것을 아는지 두건을 쓰고 행동합니다.

한마디로 남북 전쟁 시대의 복면 찌질이들이죠. 이 복면 찌질이들이 두건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두건을 쓰면 앞이 안 보인다고 불평 불만을 토로합니다. 두건을 벗자 쓰자로 싸우다가 두건을 만든 여자의 남편은 삐쳤서 집에 가 버립니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KKK단이 극성을 부리던 60년대에 이 KKK단을 없애기 위해서 한 사람이 아이들에게 KKK단의 강령을 가사로 쓴 동요 같은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처음에는 돈을 주고 노래를 가르쳤고 최대한 많은 아이들에게 알리라고 했고 아이들은 그렇게 그 가사의 뜻도 모르고 동네 방네 다이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유행가처럼 급속도로 퍼지게 되죠. 
KKK단은 자신들의 행동강력이 아이들이 입에서 입으로 불리우는 것에 크게 놀랍니다. 비밀주의가 생명인 KKK단이 자신들의 강령이 온 세상에 까발려지자 스스로 무너집니다. 

KKK단의 이 모습과 타란티노의 유쾌한 휘돌려차기 풍자가 너무 비슷하네요. 보면서 깔깔 거리고 웃었습니다.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음악

닥처 슐츠는 인종차별주의자를 혐오하는 인물입니다. 영화 노예12년의 캐나다인 같은 사람이죠. 1만명의 백인 중에 돌연변이 같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당시 북부에서는 흑인이 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신분을 가진 프리맨들이 있었지만 백인들이 흑인을 가엽게 여겨서 그들을 노예로부터 해방을 한 것은 아닙니다. 상공업이 발달한 북부 지역은 강제 노역이라는 신분보다는 자신들과 같은 자유로운 신분으로 만들어야 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슐츠 박사 같이 노예 해방을 위해서 남부라는 노예제도가 있는 곳에서 장고를 구출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자 위대한 사람은 슐츠 박사입니다. 영화에서는 영국계 미국인이 아닌 독일계 미국인으로 나옵니다. 이 부분도 영국계 미국인이 주류인 미국 사회에 대한 비꼼 같아 보이네요. 

그렇게 장고는 하인에서 동업자로 슐츠만과 함께 말을 타면서 현상금 사냥꾼이 됩니다. 
장고는 슐츠만에서 총 쏘는 방법은 물론, 사기술까지 배웁니다. 


타란티노는 영화 음악을 잘 사용합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시기적절한 노래들이 들어가 있네요. 슐츠 박사와 장고가 동업자가 되는 장면에서 나오는 <I Got A Name>이라는 노래는 장고가 진짜 자기 이름을 찾는 즉,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모습의 배경으로 깔립니다. 

영화 '노예 12년'에서 솔로먼 노섭이 인신매매단에 팔려서 남부 항구에 도착 했을 때 가장 먼저 빼앗긴 것이 이름이었습니다. 
넌 이제부터 플랫이야! 사람이 자기 이름을 잃어 버린다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잃어 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장고는 슐츠 박사에 의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됩니다. 노예 장고가 아닌 뛰어난 총잡이 장고로 재탄생합니다. 




역시! 명불허전 디카프리오

장고 분노의 추적자 후반에는 악랄한 악당이 등장합니다.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캔디랜드라는 농장 소유주인 캔디로 나옵니다. 캔디 농장주는 악랄함과 함께 신사적인 모습을 동시에 가진 묘한 인물입니다. 흑인들에게 죽을 때 까지 개싸움을 시키는 짐승 같은 모습이지만 거래를 하거나 동등한 입장의 사람에게는 귀족식의 품격 있는 대접을 해줍니다. 



디카프리오가 없었다면 영화를 보고 이렇게 까지 분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말 디카프리오는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입니다. 다음에는 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타길 바랍니다. 



복수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한 장고 분노의 추적자

장고는 슐츠 박사와 함께 현상금이 걸린 사람들을 찾아가서 총으로 죽이고 돈을 타냅니다. 이런 현상금 사냥꾼을 하다 보면 갈등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저 멀리 아들과 함께 밭을 갈고 있는 현상금이 걸린 악독한 사람을 보고 장고는 갈등합니다.

아들이 있는 앞에서 죽일 수 없다면서 총을 내립니다. 
이에 슐츠 박사는 현상금 포스터 내용을 읽어 보라고 합니다. 현상금이 걸린 사람의 악행을 하나 하나 읽어 가던 장고는 다시 총을 들고 쏩니다. 타란티노 식의 복수라고 할까요? 우리가 복수를 하려다 가도 정작 처단을 하기 직전에 살인마에서 흐르는 그렁그렁한 눈물에 뒤로 돌아서 나오기도 합니다. 

타란티노는 그럴 필요 없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총에는 총이라고 말하면서 복수를 할 때나 법을 집행 할 때는 자비를 배풀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듯 하네요. 그래서 이 영화는 백인 세상에 대한 거대한 복수를 장고라는 총잡이를 통해서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노예12년과 버틀로 진 응어리가 다 폭발하는 느낌입니다. 정말 복수는 언제나 상쾌하고 통쾌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를 통한 대리만족이지 현실에서는 복수를 법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허용 했다가는 여기저기서 살인 사건이 일어날 것입니다. 


선한 사람은 피부색으로 판단할 수 없다

슐츠 박사는 선한 백인입니다. 캔디 농장주는 악한 백인입니다.  같은 피부색을 했어도 누군가는 선하고 누군가는 악합니다. 선과 악은 항상 상대적이니까요. 이런 모습은 흑인에서서도 나옵니다. 착한 흑인이라고도 나쁜 흑인이라고도 할 수 없는 장고지만  악한 흑인이 나옵니다. 샤무엘 L 잭슨이 연기한 스티븐은 흑인이면서 백인의 하수인 역할을 제대로 합니다. 

같은 흑인의 부정한 행동이나 의심쩍은 행동을 백인 농장주에게 철저하게 보고하는 검은 백인으로 나옵니다.
마치 일제시대에 일본군에 기생하고 살던 친일파 같은 놈이죠. 감독은 이 스티븐을 통해서 선과 악은 피부색이 아닌 사람 개개인의 인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노예 12년과 여러모로 비슷한 주제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한 백인이 나오는 것도 백인이 만든 세상에 순응하고 적극 돕는 흑인들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노예 12년은 현실을 그대로 담았고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거대한 복수로 그 흑인 노예 시절에 대한 강력한 한방을 날립니다. 



3시간에 가까운 긴 러닝타임을 다 보고 알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과도한 폭력 미학도 여전하고 유쾌한 장면과 이야기와 액션과 복수가 잘 담겨 있습니다. 깨알 재미로는 1966년작 장고의 주인공인 프랑코 네로가 잠시 까메오로 나오는 장면도 흥미롭습니다.

오바마 영화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노예 12년으로 흑인의 잔혹사를 보고 버틀러로 흑인에 대한 역사 배우고 장고 분노의 추적자로 그 암울한 역사를 날려 버릴 수 있습니다. 타란티노 영화는 언제나 실망 시키지 않습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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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25 1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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