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겨울왕국, 스토리의 색다름은 좋으나 전체적으로 지루한 영화

by 썬도그 2014. 1. 27.
반응형

예상치 못했던 영화가 한국에서 큰 흥행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렛잇고 렛잇고. 하루에도 수 없이 듣게 되는 이 중독성 강한 노래는 영화 '겨울왕국'을 본 관객들이 SNS와 입소문으로 널리 멀리 전달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를 요즘에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라푼젤도 메리다도 요즘에는 디즈니표 애니는 흥미가 없네요.  그렇다고 애니를 안 보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애니는 봅니다.

91년 인어공주, 92년 미녀와 야수,  93년 알라딘, 94년 라이언 킹 등 나오는 족족 보던 때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매년 여름이 기다려질 정도로 디즈니가 만든 애니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지는 애니 시대가 접어 들고 드림웍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오면서 서서히 안 보게 되네요. 저는 애니의 강점은 아니로그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에서 뚝딱뚝딱 만드는 3D 애니메이션은 모공 하나 없는 미끈함이 오히려 이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나마 토이스토리는 장난감이 주인공이기에 이해하고 봤지만 다른 3D 애니메이션은 잘 보지도 않고 재미있게 본 애니가 많지 않네요. 

그래서 안 보려고 했습니다. 윌-E나 토이스토리 같이 로봇이나 장난감이 주인공이면 그나마 나은데 인간이 주인공 그것도 디즈니표 공주 왕자가 나온다는 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렛잇고(Let it go)라는 주제가 하나 때문에 봤습니다.


디즈니표  공주 왕자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다른 '겨울왕국'

겨울왕국의 줄거리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복작함도 없습니다. 반전이 있긴 하지만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전의 공주 왕자 스토리 보다는 유니크합니다. 또한 색다릅니다. 


겨울왕국의 주인공은 엘사 안나 두 공주입니다. 언니 엘사와 동생 안나는 어려서부터 그 누구보다 친한 친구이자 형제였습니다. 언니 엘사는 아버지 유전자를 물려 받았는지 눈 마법을 할 줄 압니다. 언니가 만든 눈으로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듭니다. 그러나 이 눈 마법을 동생 안나에게 쏴서 안나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후 두 자매는 떨어져 지내게 됩니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닌 아버지와 어머니가 배를 타고 나갔다가 큰 풍랑에 배가 침몰해 돌아가시게 됩니다. 공주 자매가 남은 궁궐은 냉냉하기만 합니다. 여기에 언니 엘사는 자신의 마법을 감추기 위해서 꽁꽁 문을 걸어 닫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엘사가 방에서 나오게 되는데 그 이유는 여왕 대관식 때문입니다. 여왕이 되기 위해서 대관식을 하게 된 엘사. 두 자매는 오랜만에 서로를 마주 보게 되고 성문을 개방해서 사람들이 대관식을 지켜보게 합니다. 그러나 그 대관식에서 사고로 엘사의 눈 마법을 사용하게 되고 그 모습에 놀란 사람들은 엘사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렇게 엘사는 자신의 괴물 같은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북쪽 숲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그 북쪽 숲에 자신만의 왕국인 겨울 왕국을 만들고 혼자 평화롭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동생 안나는 이런 언니를 다시 궁으로 데려오기 위해서 이 겨울왕국을 찾아갑니다. 언니도 찾아야 하지만 언니가 만든 눈으로 인해 왕국이 큰 고초를 겪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겨울왕국은 기존의 디즈니 왕자 공주 애니와 다르게 왕자 공주의 이야기가 아닌 공주 공주의 이야기입니다. 즉 자매 공주의 우애를 담은 영화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 특히 낯 간지러운 공주 왕자의 사랑 놀음이 아닌 점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형제 간의 우애를 담은 주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악인이 없는 스토리는 밍밍하다

그러나 저작극성은 좋긴 하지만 강력한 악인이 나오지 않습니다. 악역 역할을 하는 캐릭터는 있고 언니 엘사가 그 역할을 본의 아니게 하지만 심하지 않습니다. 강력한 악인은 강력한 주인공을 만듭니다. 히어로 영화들이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고 얼마나 강력한 악인이 나오느냐 따라 감정의 스펙트럼이나 집중도는 올라갑니다.

그러나 겨울왕국은 맑고 깨끗함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이게 순수하고 밝은 느낌은 줘서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극이 없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 울라프라는 당근 코를 가진 눈사람이 유쾌함을 담당하고 있지만 웃음은 울라프가 전담하는 바람에 다른 캐릭터에서 나오는 유쾌함은 많지 않습니다. 또한, 공주가 궁에서 드레스만 입고 예쁜 짓만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자주적인 모습은 좋긴 하지만 그 역할이 큰 것도 아닙니다. 


주제가는 좋으나 아주 재미있게 보지는 못한 겨울왕국

남들이 다 재미있다는 영화를 내가 재미없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명 질타를 하고 지적을 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재미있게 보지 못함을 억지로 괜찮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주관적임을 확실히 밝히고 말하자면 영화 겨울왕국은 주제가만 기억 남고 나머지는 그냥 밍밍했습니다. 

제가 성인이고 많은 이야기를 마르고 닳도록 들어와서 그럴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이나 젊은 분들의 시선으로 보면 꽤 잘 만들어진 애니일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울라프만 나오면 심각한 장면에서도 웃음을 터트립니다. 아이들이 누구 보다 좋아했던 영화입니다. 그러나 늑수구리 아저씨가 보기에는 저자극이 졸리움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스토리의 짜임새가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복선과 은유가 좀 많이 깔렸더라면 그 은유를 음미하는 재미가 있는데 은유의 깊이가 깊지 않은 것이 아쉽네요. 분명 디즈니의 목적지인 어린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에 충실했기에 그걸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세상의 때가 많이 묻은 제가 보기에는 좀 아쉽네요. 아이들이 눈을 보면 좋아서 팔짝 팔짝 뛰지만 저는 눈이 오면 춥고 교통도 막히는 그 현실적인 짜증스러움에 눈쌀을 찌푸리는 모습과 비슷하네요.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지 실망감도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주제가나 노래들은 참 좋네요. 좀 더 재미있게 보려면 한국어 더빙이 아닌 영어 자막 버전으로 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렛잇고를 다 잊어!라고 말하는 모습은 느낌이 없네요

별점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