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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돈 중독에 걸린 세상을 조롱하는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by 썬도그 201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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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20대 초반에 월스트리트에 취직을 합니다. 이 신참내기 월가 청년은 욕망이 가득한 월가 풍경을 넋을 놓고 봅니다. 얼떨떨한 가운데 선임 마크(매튜 매커너히 분)과 함께 점심 시간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합니다. 그런데 장소는 근사한데 마크의 행동은 근사하지 않습니다.  마크는 자신의 선경험을 신참 조단에게 알려줍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술을 마시고 술을 넘어서 코카인까지 합니다. 
이 모습을 조단은 거리를 두려고 하면서도 묘하게 그 모습을 흥미롭게 봅니다. 마크는 조단에게 이런 말을 해줍니다. 


증권 브로커가 성공하려면 고객과 수익을 나누는 것이 아닌 돈을 현금화 시키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충고합니다. 그 이유는 8달러의 돈을 투자해서 주식이 올라 14달러에서 현금화 하면 수수료만 받고 끝이지만 그 오른 주식을 다른 주식에 투자하게 설득하면 증권 브로커는 계속 수수료를 받는다며 고객이 주식을 현금화 시키지 않고 계속 투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영화의 첫 부분은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3시간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을 이 첫 시퀀스가 미리보기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잠시 주식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주식 관련 책도 많이 읽어보고 여러가지 경제서적을 읽어 봤는데 다른 곳은 몰라도 주식 시장은 거대한 겜블장입니다. 돈 놓고 돈 먹는 곳이더군요.

그 회사의 미래의 가치에 투자요? 그건 돈 많은 사람들이나 그렇게 투자하고 일부가 그렇지 주식 매매창을 컴퓨터에 띄어놓고 하루 종일 들여다보는 사람 중에는 그 회사에 미래가치 안중에도 없습니다. 단기 호재에 들어갔다가 이익 조금 챙기고 튀는 겜블장입니다. 결국 그렇게 돈을 쫒다가 대부분이 주식 시장에서 망합니다. 그러나 절대 안 망하는 곳이 있는데 그게 바로 중개 수수료를 받아 먹는 증권 중개인(증권 브로커)입니다. 고객이 돈을 벌든 잃던 증권 브로커는 거래가 생길 때마다 수수료를 챙깁니다. 그래서 카지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돈을 잃지만 카지노 운영자나 운영장은 망하지 않습니다. 

주식 시장이 바로 카지노이고 둘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이 겜블장 같은 증권가에서 신참내기 조단이 마크가 되어가는 과정을 넘어서 브레이크가 파열된 욕망의 추악함을 블랙 코메디로 담은 영화입니다


합법적인 사기술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는 조단 벨포트

조단 벨포트는 월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증권 브로커(증권 중개인) 자격증을 따고 본격적으로 돈을 벌 준비를 하는데 안타깝게도 80년 중반의 대규모 주가폭락인 블랙 먼데이에 회사가 망하면서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됩니다. 그러다 신문 구석 광고에서 증권 브로커를 구한다는 말에 새로운 회사에 취직을 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컴퓨터로 증권 거래를 하지 않고 예전 방식인 수기로 주식을 거래합니다. 주식도 나스닥이나 다우존스도 아닌 상장되지 않은 중소기업에서도 소규모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페니 주식을 거래하는 곳입니다. 일명 장외시장입니다. 

위험성이 무척 높은 페니 주식은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데 그 이유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망설이던 조단은 페니 주식의 수수료에 놀라워 합니다. 나스닥이나 다우존스의 거래 수수료는 1% 내외인데 반해 페니 주식은 무려 수익의 50%를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1천 달러의 주식 차익으로 수익을 내면 그중 500달러를 증권 브로커가 가져갑니다. 이 말에 조단은 그 자리에서 투자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차고지에서 2명이서 직접 만들고 있는 검증 받지도 않은 제품을 마치 최첨단 기술을 가진 제품인 양 설명한 후 설명을 합니다.  길고 닦은 투자자 구워 삶기 기술을 보여준 것이죠.


조단은 이 페니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면서 사람들을 하나 둘 씩 모으기 시작 합니다. 직접 자신이 주식 중개소를 차리고 페니 주식을 직접 거래하기 시작 합니다. 그렇게 같은 아파트에 사는 대니와 


고향 친구들을 끌어 모읍니다. 고향 친구들이요? 고등학교도 안 나온 친구도 있고 이쪽에 전혀 문외한인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조단은 이런 친구들을 멋진 주식 브로커로 만듭니다. 주식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어도 투자자를 구워 삶는 사기에 가까운 말빨만 있으면 되니까요. 조단은 자신의 사기술에 가까운 언변을 친구들 앞에서 보여줍니다. 



이후 조단의 사업은 더 커지기 시작 합니다. 아내가 묻습니다. 왜! 가난한 사람에게만 투자를 받어?  왜 부자들에게 제안하지 않지? 왜냐고?  조단은 말합니다. 그들은 페니주식 같은 곳에 투자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어!

이후 조단은 '스크랜튼 오크몬트'라는 회사를 세우고 가난한 투자자들이 아닌 상위 1%인 부자들을 꼬시기 시작 합니다.
꼬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MS사나 코카콜라 같은 블루칩을 소개해서 신뢰도를 구축한 뒤 페니주식을 끼워 파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정크 수준의 주식을 상위 1% 부자들에게 팔아서 큰 수익을 내기 시작 합니다. 이때부터 광란의 파티가 시작 됩니다.


돈, 섹스, 마약이라는 광란의 중독을 담은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스크랜튼 오크몬트'는 거대한 성공에 광란의 파티를 시작 합니다. 파티가 계속 되고 사내에서 섹스를 금지 시킬 정도로 사람들은 점점 미쳐갑니다. 이 모습이 마치 광기어린 난잡함으로 보여지면서도 관조적으로 보면 하나의 코메디입니다. 

영화는 이런 집단 광기를 코믹스럽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 자체가 다큐가 아닌 코메디입니다. 시종일관 실웃음이 나오게 하는 이유도 이런 난잡함과 추악함을 어둡거나 건조하게 그린 것이 아닌 유머러스하게 그립니다. 보통, 이런 소돔과 고모라 같은 장면이나 행동에는 도덕적인 교훈을 주는 장면을 배치해서 관객들의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 광란의 파티는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계속 보여줍니다. 

 

영화는 노출씬이 무척 많으며 마약하는 장면이 엄청나게 나옵니다.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마약 하는 장면을 가장 많이 보여준 영화가 아닐까 할 정도로 마약의 구체적인 사용법과 남용 등을 아주 많이 보여줍니다. 또한, 노출 장면도 엄청나게 많은데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때문에 꽃미남 출신의 디카프리오가 호색한으로 그려지는 모습에 실망하거나 당혹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디카프리오는 연기에 집중을 하는 모습이라서 전 큰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 탐복을 했습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3가지 중독을 보여줍니다. 섹스, 마약 그리고 돈, 이 3개의 중독 중에 가장 심한 중독이자 보편적인 중독은 바로 돈 중독입니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섹스 중독이나 마약 중독을 손가락질 하고 돈을 휴지처럼 써 대는 조단에게 손가락질 하지만 자신들이 돈 중독에 걸린 것은 잘 모릅니다. 이 영화는 3개의 중독 중에  돈 중독에 걸린 우리들의 모습을 조단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영화 '돈의 맛'은 돈에 중독된 사람들을 건조하게 담았다면 이 영화는 아주 유머러스하고 자극적으로 담았습니다. 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노장 감독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유려한 촬영 테크닉과 노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이 돈 중독에 걸린 조단의 삶을 코믹스럽게 보여줍니다.


마약 중독에 걸린 대니와 조단이 수화기 쟁탈전은 이 영화에서 가장 웃긴 장면인데요. 보통의 영화라면 마약 중독에 걸려서 다크 서클을 한 얼굴에 손을 덜덜 떠는 모습으로 그리겠지만 이 영화는 그 중독 후유증을 담기 보다는 병림픽을 하는 두 마약 중독자의 아기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심하게 조롱을 합니다. 이 영화 스타일이 이렇습니다. 어떤 중독을 비판하는데 그 후유증을 담기 보다는 그 중독에 걸린 모습의 몰상식함을 담아서 비웃게 만드는 것이죠. 




그러나 세상엔 돈 중독에 걸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재미는 있었지만 불편하고 지루한면도 있었습니다.
3시간의 러닝타임도 러닝타임이지만 시종일관 돈 , 섹스, 마약라는 한 몸처럼 움직이는 중독 증상을 1시간 30분 이상 지켜 보고 있노라니 피곤합니다. 저렇게 살아도 되나? 저렇게 살았던 사람이 있나? 월가가 더러운 곳인줄 알았지만 저 정도일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제동을 거는 사람이 없으니 지루하기만 합니다.

분명 그런 행동이 좋게 보일리 없습니다.  사회 통념상 허용되어서는 안되는 모습이기에 누군가가 제동을 걸어주고 이게 상식이 아니다라고 말 해주는 인물이 등장해야 하는데 이런 인물이 영화 상영 2시간 넘어서 살짝 나옵니다. 그 사람이 바로 FBI요원입니다. 조단은 이 FBI 요원을 넌지시 구워 삶으려고 제안을 합니다만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 돈 보다는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죠. 
조단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FBI 요원을 돈을 뿌리면서 조롱을 하지만 이 FBI요원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비록 전철을 타고 출 퇴근을 하는 FBI요원이지만 조단 같은 불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에 조단은 분노를 합니다. 


네! 조단이 버는 돈 대부분은 불법입니다. 해서는 안 되는 주식 공모모의나 차명 주식으로 돈을 불리웠던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이 불법으로 돈을 벌어서 피눈물을 흘리는 피해자들의 눈물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담을 수가 없죠. 피해자가 한 두명도 아니고 구체적으로 누가 얼마나 당했는지를 모르니까요. 

작전 세력에 의해서 별 볼 일 없는 주식이 확 오르자 덩달아서 주식을 샀다가 고점에서 작전 세력이 다 팔고 빠지면서 급 하강 하는 주식을 붙잡고 있다가 팔지도 못하고 있다가 정크 수준으로 떨어져서 피눈물을 흘리는 주식하는 분들이 어디 한둘입니까. 이 분들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습니다. 작전 세력이 경찰에 걸리지 않으면 작전 세력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내가 돈 중독에 걸려서 이런 묻지마! 투자를 했다고 자책하죠.


돈 중독에 걸린 세상을 조롱하고 상징하는 조단 벨포트

조단 벨포트는 돈 중독에 걸린 세상의 아이콘입니다. 
이 월가의 신성인 조단 벨포트를 포브스지가 인터뷰를 하고 벨포트를 월가의 늑대라고 비하하는 신문 기사를 쓰자 벨포트는 불 같이 화를 냈지만 그 기사를 읽은 사람들이 취직 시켜달라고 몰려오고 오히려 조단의 인기는 더 올라갑니다. 

또한, 조단이 전과가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돈 버는 노하우를 전하는 세미나는 매진 사례입니다. 
조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안의 속물 근성 때문입니다. 전과 18범이라도 부동산 값 올려주겠다, 아파트 값 올려주겠다. 뉴타운 지어서 동네 집값 올려주겠다. 잘 먹고 잘 살게 해주겠다는 소리에 지지하는 그 속물 근성이 조단을 만든 것입니다. 

조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 많은 먹고사니즘이 유일한 철학이 된 우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돈만 벌게 해준다면 부정한 일을 하지는 않더라도 전과가 있는 사람도 따르고 지지하는 우리들의 모습. 이런 모습을 영화는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전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딱 한 사람이 떠오르네요. 

한국의 조단 벨포트
누굴까요? 힌트는 전직 대통령입니다

뛰어난 연출력과 디카프리오의 다양한 연기와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강렬한 인상을 하는 연기를 많이 보여주던 디카프리오의 니글니글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연기는 진짜 잘하는 배우예요. 여기에 '해리와 셀리가 만났을 때'의 '롭 라이너' 감독과 아이언맨 감독인 '존 파브로', 아티스트의 '장 뒤자르댕', '매튜 맥커너히'등 뛰어난 배우와 감독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중간에 좀 지루하긴 했지만 자극적인 영상과 병림픽을 보는 재미가 많아서 꽤 좋게 봤습니다. 

돈 중독에 걸린 세상을 제대로 비판하고 숨기지 않고 다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돈 중독이라는 욕망을 게워내서 직접 목도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적극 추천하긴 힘들지만 돈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주식 하는 분들이 꼭 봤으면 하네요.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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