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가 재미 없으면 중간에 나은 것이 나을까? 꾹 참고 보는 게 나을까?

by 썬도그 2013. 12. 23.
반응형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뭘 볼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죠. 이 선택은 최소 1만원 이상의 비용을 들기 때문에 잘못된 영화 선택은 수만 원을 날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선택에 대한 고민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 마다 영화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취향의 사람이라면 영화 선택의 실패를 줄일 수 있고 혼자 본다면 영화 선택의 실패를 해도 최대 1만원 이상의 돈을 날리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영화 선택은 많은 돈을 허공에 날림을 넘어 기분 나쁨까지 동반하기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만, 요즘 같이 동네마다 생긴 대형 멀티플렉스관은 꼼꼼한 선택 보다는 동네 편의점이나 마트 가는 형태로 가볍게 생각하고 문턱이 낮아져서 우리는 영화 선택에 깊은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영화 문턱이 낮아진 한국의 풍경은 올해 영화 관객 2억 명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 관객이 영화의 본고장이자 거대한 영화 산업을 가진 미국인들 보다 더 많은 영화를 본다는 사실입니다. CGV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영화관람편수는 4.12편으로 미국의 3.88회, 호주 3.75회, 프랑스 3.44를 넘어서는 수치를 기록 했습니다. 한국 분들 영화 참 많이 봅니다. 뭐 저 같은 경우는 일년에 약 20편이 넘는 영화를 보기 때문에 이런 높은 수치가 무덤덤하게 바라보게 되지만 분명, 한국 사람들 예전에 비해 영화 참 많이 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2차 시장인 DVD 시장과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발달하지 못해서 2차 시장 붕괴가 가져온 반사이익도 분명 있고요. 

그런데 영화 관람객수 2억명 돌파, 1인당 연간 영화관람편수 4.12편이라는 수치가 그리 달갑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외형적인 관객의 숫자는 증가했지만 한국 영화의 질적인 향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뛰어나고 잘 만들어진 영화들은 꽤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 특유의 카리스마나 에너지 보다는 보편적인 재미만 추구하는 허리우드 스타일의 팝콘 영화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톡특한 소재와 주제를 가진 영화보다는 모든 사람이 무난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호불호가 갈릴지라도 충격적인 영화 보다는 그냥 무난한 가족 영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족 영화가 영화제작자나 배급사 극장에서는 돈을 많이 벌어드리기 때문에 이런 영화들은 계속 만들어질 듯 합니다. 


내가 선택한 영화가 재미 없으면 중간에 나가야 하나?

<영화 아는 여자 중에서>

영화 선택을 한 후에는 영화관에서 2시간 동안 스크린을 지켜봐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관객이 자신이 선택한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는 않습니다. 입소문이나 여러가지 평이나 혹은 그냥 볼게 없어서 혹은 다른 영화가 매진이라서 가장 빠른 상영시간의 영화를 선택 했다가 낭패감을 느끼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평은 좋은 영화인데 내 취향에 맞지 않으면 난감스럽죠. 딱 30분만 보면 압니다. 이 영화가 재미 있는지 없는 지에 대한 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럴때는 3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꾹 참고 보고 영화관 나오면서 화를 내거나, 아니면 그냥 자버립니다. 아니면 중간에 벌떡 일어나 나가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나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제가 영화 선택을 한 영화 대부분을 전 참 재미있게 봅니다. 내 취향의 영화인지를 충분히 크로스체크를 하고 선택하기에 영화 대부분을 재미있게 봅니다. 그러나 남이 준 표나 다른 사람이 선택한 영화를 같이 볼 때는 엉덩이가 들썩 거리지만 옆 사람의 성의 때문에 꾹 참습니다. 그렇다고 영화 중간에 자는 만행은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잠은 또 안 잡니다. 위 3개의 행동 중에 어떤 행동이 가장 현명할까요?


현명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좀 무리가 있고 무례할 수 있긴 하지만 경제학적으로 판단해보면 답은 나옵니다. 
그 정답은 바로 중간에 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왜냐하면 재미없는 영화를 억지로 보는 이유가 돈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돈 아까우니까 그냥 참고 보자고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그런데 그 참고 보는 시간 내내 받는 스트레스(돈 아까워서!!)는 계속 되고 그 영화 보는 시간의 '기회비용'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재미 있을 가망이 전혀 없다고 판단이 들면 벌떡 일어나서 영화관을 나가서 같이 영화를 보러 온 연인이나 식구들과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돈 아끼는 방법입니다. 그 시간에 1시간 일찍 집에 도착해서 집에서 1시간 더 자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참고 보는데 그 이유는 돈 아까움 때문입니다. 이를 경제학 용어로 설명하면 '매몰비용의 오류'입니다. 



이런 '매몰비용의 오류'는 주식하는 분들에게 흔하게 봅니다. 
주식을 잘 하는 고수들은 주식 매입 가격과 마이너스로 떨어질 때의 매도 가격을 미리 정해 놓고 철저하게 따릅니다. 그러나 하수들이 매입 가격에 사고 정해 놓고 주식이 마이너스가 되어도 미리 정해진 매도 가격에 팔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본전 생각 때문이죠. 조금 기다리면 오를 것 같다는 근거 없는 희망 때문에 매도가격에 팔지 못하고 주식은 계속 미끄러져는데도 그냥 꾹 참고 있습니다,. 결국은 정해 놓은 매도 가격 이하에서 울면서 매도를 하죠. 

이런 오류가 나오는 이유는 인간 심리 즉 '본전 생각'때문입니다. 
물론, 영화가 끝 무렵에 재미 있는 영화가 가끔 있습니다만 요즘 국내외 블럭버스터 영화들은 영화 초반에 물량 투입을 하기 때문에 중반까지 재미 없다면 영화가 끝까지 재미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영화 예고편에 나온 액션 장면이 다 나왔음에도 재미 없다면 영화 끝까지 재미 없을 확률도 높습니다. 

이 글은 경제학적인 시선에서 쓴 글이기에 이게 정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영화를 꾹 참고 보는 데는 여기에 적혀 있지 않은 이유도 많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영화가 재미 없으면 그냥 참고 보시나요? 그냥 중간에 나가시나요? 그게 궁금하네요. 대부분의 영화 관객들은 꾹 참고 보더라고요. 영화관을 그렇게 많이 갔어도 중간에 관객이 나가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