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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엔더스 게임, 스토리는 흥미롭지만 액션은 실망스러운 영화

by 썬도그 201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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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 게임이라는 책은 국내에서 출간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반지의 제왕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시리즈물이라고 합니다. 엔더스 게임은 1986년 SF 소설상인 휴고상과 네블리 상을 받았던 작품으로 작품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출간 즉시 미국에서는 100만 부 이상 팔렸고 20여개 언어로 번역 소개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소개가 되지 않았네요. 최근에 소개가 되었긴 했지만 그렇게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엔더스 게임은 한국에서도 90년대와 2천년대에도 출간을 했었다고 하네요. 댓글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책 검색을 해봐도 안 나오기에 출간 안 한 줄 알았습니다. 이점 수정합니다. 

이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엔더스 게임이 영화로 연말 한국 극장가를 찾아옵니다. 지난 주에 시사회로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먼저 좀 봤습니다. 


엔더라는 소년의 성장기 같았던 '엔더스 게임'

소설은 6살에서 12살까지 성장하는 어린 아이에서 소년 엔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그 소설의 모든 것을 담기 보다는 일부를 담은 듯 합니다. 엔더스 게임의 세계관은 저그 같은 외계 종족인 '포믹'의 1차 공격으로 지구인 수천만 명이 사망을 했지만 한 영웅의 활약으로 인해 겨우겨우 포믹의 1차 공격을 막아냅니다. 이 외계인의 침공 후 지구인들은 체계적으로 전투 기술과 기술력을 발전 시켜서 이 외계인의 2차 공격 이전에 그 세력을 발본색원시키려고 합니다

이 발본색원을 하기 위해서 지구인들은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전투병으로 키웁니다. 아무나 전투세력이 될 수는 없고 엘리트에서도 엘리트만 이 전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의 세계관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스타쉽 트루퍼스와 엔더스 게임은 군대라는 시스템을 주요 세계관으로 형성하고 있습니다. 두 영화 모두 저그 같이 생긴 외계 종족과 결전을 벌이는 모습이고 두 종족의 생존을 위한 거대한 우주 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엔더스 게임은 좀 더 나이가 어린 소년, 소녀들이 주인공이고 스타쉽 트루퍼스는 성인이라는 점과 함께 스타쉽 트루퍼서는 제국주의와 전체주의라는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에 대한 좋은 점과 문제점을 다룬다면 엔더스 게임은 소년 소녀의 내적인 갈등을 주요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SF 액션 영화로 접근하면 실망할 엔더스 게임

엔더스 게임은 SF 액션 영화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미흡합니다. 왜냐하면, 액션 장면이 많지 않고 액션 장면도 전투기를 몰거나 거대한 함선을 직접 몰고 외계인과 각개전투를 하는 액션이 아닌 시뮬레이션과 같이 다른 곳에서 거대한 전투함을 지휘하는 모습으로 마치 게임과 흡사한 액션이 가득합니다. 실제로 액션 장면도 스타워즈 같은 짜릿한 우주선 끼리의 꼬리물기는 전혀 없습니다. 게임으로 치자면 액션 게임보다는 시뮬레이션 게임과 비슷합니다.  쉽게 말하면 '스타 크래프트'를 보는 듯 합니다. 따라서 액션 자체는 큰 재미가 없습니다. 


다만, 무중력 공간에서 상대 팀과 공간 침투 전투 장면은 아주 짜릿 합니다. 리더인 엔더의 지시에 따라서 소년, 소녀들은 힘을 합쳐서 이 연습 전투에서 뛰어난 전술로 격파해 나갑니다. 이 장면 말고는 후반 큰 액션이 있긴 하지만 반응성은 약합니다. 실제로 관객들은 황당해 하기도 했는데요. 분명, 기존의 SF 우주 액션물과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당혹스러울 정도로 새로운 모습인데요. 액션 자체만 보면 이 영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만약, 화려한 대규모 배틀쉽끼리의 전투를 예상 했다면 기대를 접는 것이 좋습니다.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는 엔더

엔더는 어린 천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미래에는 아이를 둘 까지만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엔더는 3째 막내로 태어납니다. 형과 누나가 있는데 둘 다 우주선을 타지는 못합니다. 형은 너무나 폭력적이고 누나는 너무 마음이 여려서 우주 전투에 적합하지 못하고 사관학교에서 퇴출 당합니다. 

영화 '엔더스 게임'은 SF액션이 아닌 SF 소재의 드라마, 정확하게는 성장 드라마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린 엔더가 뛰어난 지략과 전술과 리더쉽으로 한 단계 한 단계 계급이 올라가면서 동시에 내적 갈등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엔더의 내적 갈등은 흔한 소년 소녀들의 갈등인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갈등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남자는 사나이 답게 커야 한다면서 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리라고 말합니다, 또 한 편에서는 친구가 때렸다고 똑 같이 때리기 보다는 다른 뺨을 내미는 것은 아니더라도 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하죠. 한 어머니가 친구들이 자신의 아들을 자꾸 괴롭히자 그 폭력을 가한 아이들을 모두 불러서는 아들과 함께 집에서 밥을 먹였다고 하죠. 그리고 부탁을 합니다. 우리 아들과 함께 사이좋게 지내달라고 진심 어린 표정으로 부탁을 하자. 아이들은 폭력의 관계를 끊고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상대가 한 대 쳤다고 똑같이 한 대 때리면 결국은 둘 다 파멸하는 모습을 우리의 인류 역사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수 많은 전쟁은 바로 상대가 한 대 치고 내가 응대하다가 확전이 되기도 합니다. 엔더라는 주인공은 이런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갖춘 양가적인 주인공입니다. 형의 폭력적인 모습과 누나의 포용력을 모두 갖춘 심성을 가진 어린 소년인데요. 이 사이에서 큰 갈등을 합니다.

이런 남성성과 여성성은 집안에서의 형과 누나로 발현되고 우주에서는 훈련 총 책임자 그라프 대령(해리슨 포드 분)과 심리 분석가 앤더슨 소령(비올라 데이비스 분)으로 환원됩니다. 그라프 대령은 엔더가 천재적인 리더쉽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 속에 여린 모습에 전전 긍긍합니다. 그런 여린 마음을 가지고는 '포믹'을 물리칠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심리 분석가인 앤더슨 소령은 엔더를 전쟁 병기로 키우면 엔더가 상처를 크게 입는다면서 반대를 하죠. 


 엔더의 적은 포믹이라기 보다는 이런 내적 갈등입니다. 아니 흔한 소년 소녀들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자 흔한 고민입니다. 이를 좀 더 극대화 시키고 촘촘하게 그리고 있는데요. 이런 성장 심리 묘사 때문에 이 소설이 큰 인기를 끈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이 스토리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았고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너 적? 나 엔더야~~ 그리고 뚜벅 뚜벅 걸어가서 X나게 패는 영화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영화는 쾌락감과 청량감을 주긴 하지만 그 전쟁이 주는 상처는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 그냥 게임과 같다고 할까요? 그러나 엔더스 게임은 이런 액션의 청량감은 거의 없지만 내적 갈등이 가득 담긴 스토리가 주는 재미가 좋네요. 아이러니 하게도 영화 자체는 게임 같아 보이지만 영화가 담고 있는 스토리는 인간미가 가득한 드라마입니다. 다른 SF영화와 반대적인 모습입니다. 


미국에서는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평도 그런대로 좋습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원작을 읽었기에 관람한 것도 있어서 후한 평을 한 것도 있고 미국 정서에 부합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대중적 인기가 미국만은 못합니다. 영화화로만 이 세계관을 다 이해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영화 자체로만 보면 흥미로운 스토리이긴 하지만 액션 부분이 많이 실망스러워서 후한 평을 받기는 힘들 것입니다.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엔더의 그 갈등이 내 사춘기 시절의 그 갈등과 링크가 되니 몰입하면서 봤습니다. 우리 안의 내제 된 매와 비둘기의 양가적인 모습이 잘 담겨 있는 훌륭한 드라마라고 생각 되어 집니다. 그러나 보편성으로 보자면 이 영화는 추천하기가 좀 힘드네요. SF 대작 영화가 가져야 할 액션의 파괴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드라마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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