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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유행어 썰렁하다가 가져온 우리의 직설화법 문화

by 썬도그 2007.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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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하다라는 말 자주 쓰시죠.   그거 언제 부터 유행했는지 기억하시나요?
이제 15년전 얘기지만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썰렁하다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네이버지식인

오재미씨가 했다고 하네요. 기억은 잘 안납니다. 그 시절 TV를 잘 안봐서 그런가요.
전 93년도로 기억됩니다.  대학 2학년떄라  TV볼 시간은 없었죠. 하루하루가 놀고 공부하기 바쁜시절
이었습니다. 사진동아리의 총무라 매일 술자리로 신입생들을 대하던 하루하루였는데
말주변이 없는 동기나 제가 우스개 소리를 하면  93학번 신입생들은 썰렁하다~~~ 라는 단어로 말하더군요.
아..썰렁하다.  참 그만큼 직설적으로 그 분위기를 대변하는 말도 없더군요.
누군가 썰렁하다외치면   그 테이블의 사람들은 소주를 완샷하며 그 분위기를 뜨겁게 다시
달구었죠.    방송에서 처음으로 썰렁하다고 했던것이 기억나는게  이홍렬씨가 스키타는 모습을
하고  릴리함메르(94년 동계올림픽)를 외치는 모습... 저기 펭귄지나간다라는 멘트는 생각이 나네요

그전엔 그런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썰렁한 멘트를 해도  그냥 씁슬한 표정만 짓고 다른
애기로 분위기를 이끌곤했는데  썰렁하다 ... 말은 참 오묘하더군요.
썰렁하다는 말은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같은 단어가 있을정도입니다

しょぼい(쇼보이) 이게 일본어로 썰렁하다라고 하네요.

썰렁하다는   어찌보면 이제 일상어가 되었지만 93년도 그떄는  직설화법이었습니다.
지금이야 그저 그렇지만 첨듣는 사람에겐 약간 거북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선배의
썰렁 맨트에  썰렁하다고 과감하게 말하는 후배 ^^   한편으로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얘들 참
과감하구나.. 그런게 신세대인가?   그런생각도 하던게 생각나네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나요.  온통 은유법 투성이인  대중가요 가사에 어느날부터 직설화법의
가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대중가요 가사들이 은유법이 많았던것은 암울한 시절
대중가요 앨범뒤에   나라에서 강제로 지정해서 건전가요 하나씩 넣던 시절의 분위기..    이문세 4집 앨범
맨뒤에 나오는 어허야 둥기둥기 ... 이정석  앨범뒤에나 유재하 앨범 맨뒤에   미뉴엣같은게 들어있던
시절이 아니었던것이죠.

 바야흐로  얼어붙었던  가요계 및 문화계 전반에  해동기가 되면서  직설적인 가사들이 나오더군요.
그런 분위기를 타서  오히려 얼어붙은 사회적분위기의 해동의 기미를   일반 사람들은 썰렁하다로 대변했죠.
너를 사랑해~~~ 라는 말대신  너를 소유하겠어 너를 갖겠어 너를 뺕겠어.  라는 식으로 변했죠.

사람이란게 개그맨도 아니고 코메디언도 아닌데 항상 웃길순 없잖아요.  그런데 그런 썰렁하다라는
말은 들으면 참 위축되더군요. 지금이야. 면역이 되었지만..

그 이후로  세상은 직설화법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70,80년대 아니 그 이전의 은유의 세상에서
직설의 시대로 넘어간것이죠.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도 유행했구 우리가 알면서도 쉬쉬했던
사회적 분위기를 직설이라는  미명아래  직설적인 소설과 시,  그리고 많은 직설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거짓말에서 주연을 한 여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너무 과감한 노출을 지적하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거기에 뭐가 있는지 다 알면서 뭘 감추고 그래요~~ 라는 당돌한 맨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직설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솔직함=직설화법  이런 논리로 스타간 된 스타들도 많습니다.
박진영씨도  섹스는 게임이다라는 말도 했구요
뭐 그말할때  사창가 여자들은 프로게이머냐는 비아냥도 듣기 했지만요.


그런데 이런 분위기의 병폐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들에게 볼수 있었습니다.
이지메 이거 일본에서 수입된 문화라고 하지만  사실은
우리안의 직설화법이 보편화되면서 생긴것은 아닐까요
  왕따~~~~

삼촌가 이런말을 한 기억이 나네요. 우리때는 왕따같은거 없었는데 요즘 왜 그러는지라고..

지금 기준으로 하면 예전엔 왕따될만한 학생들 많았습니다.  학급에서 말수적고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이요 쑥맥도 있구 조용한 성격의 학생들은 많았습니다. 저 또한 그런부류라고 볼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전 친구들이 잘 챙겨주었습니다. 저 또한 그런 왕따스타일
학생들과 잘 어울렸고 오히려 그들을 찾아서 말걸고 친구삼고 잘 놀았습니다.  혹 그얘가 썰렁한 얘기를해도
썰렁하다 얘..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냥 다 들어주고 그랬거든요. 거부하거나 배척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썰렁하다란  말에는   언어적인 폭력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일반화되고 썰렁하다에 상처받지 않지만  그 초창기에는 그 직설화법으로 상처 많이 받았을
학생도 많았습니다.  썰렁하다라는 말 보다는 그 언어적 직설화법의 대표적인 단어로 썰렁하다로 말한것
입니다. 지금 초,중,고 아니 나이든 성인들 보십시요.  직설화법이 더 많습니다.

재수없어란 말을 대놓고 하구요.  왜 저런데~~   이젠 앞에 대놓고 하는 분위기가 예전보단 많아졌습니다.
예전에 꾹참고 뒤에서 했을 얘기도 앞에서 대 놓고 하는 시대가 된것이죠.


쇼프로그램을 보십시요.   특히 무릅팍도사의 인기이유중에 하나가 직설화법 아닌가요?
스타의 어두운 과거를 콕콕 찍어서  건드리면 스타는 방어를 하던지 변명을 하던지 하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린 낄낄거리며 웃고 그러지요.  몇몇 스타들은 위험수위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당황하는 모습도 보았구요.
우리야 그 스타가 그런 고백을 하고 당황한 다음의 모습을 알려고 하지않습니다. 단지  직설적으로 물어서
대답하는 과정을 즐기는것이죠.   당황하거나 난처해하고  한숨쉬고..


뭐 깊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고 그냥  썰렁하다란 말로 별 생각을 다하네 라고 하실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썰렁하다로 대표되는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가  왕따를 생산하고  몸을 숭배하고  물질을 숭배하는
시대가 되어가는건 아닐까 모르겠네요.

예전엔 뚱뚱한 사람에게  살좀빼라라고 말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뚱띵이라고  말할수 있는 분위기죠.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정말 절망스럽습니다. 남을 생각하지 않고  남의 상처를 생각않고 단지  웃기기 위해서
라면 남의 단점정도야  개그의 소재로 되는 시대


이게 건강한 사회일까요?    한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적어도 제가 학창시절이던 80년대는 이러지 않았는데 말이죠.   남들과 조금만 다르면 직설적으로 놀리고
왕따시키는 사회.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직설화법에는 배려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을 배려해서 돌려서 말하는 모습 답답하더라도
그게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은유로 서로의 배려하는 모습을 담으면서  서로 공감하고 인정하는
모습들요.  하지만 지금은 그게 많이 사라진것 같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인것 같습니다.  네 오바해서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는 할 지언정
전혀 없가고는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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