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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만드는 차원 마술사 '조르쥬 루쓰'의 공간 픽션 사진 본문

사진정보/사진전시회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만드는 차원 마술사 '조르쥬 루쓰'의 공간 픽션 사진

썬도그 2013. 4. 28. 19:54

어렸을 때 본 '믿거나 말거나'라는 미국 유명 프로그램에서 본 영상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영상은 가까이 가면 그냥 아무 의미없는 철조각들입니다. 사회자는 그 아무런 의미 없는 철 조각들을 보여주면서 뭐라고 떠듭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아무런 의미없는 철 조각들이 생명을 얻는 영상을 보여줍니다.  철 조각들이 놓여진 바로 옆에는 철도가 있는데 그 철도를 따라서 열차를 차고 가면서 창밖에 있는 그 의미없는 철조각들이 점점 어떤 의미를 찾아가더니 한 순간 속이 빈 마름모 꼴 형태로 보여지는 것 입니다. 

그 모습에 깜짝 놀랐고 그 이미지는 아직도 제 머리 속에 있습니다. 
제가 본 것은 하나의 착시 현상인데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착시 현상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착시를 이용한 사진도 아주 재미있는 착시이죠. 위 사진들은 사진으 맹점을 이용한 착시 사진입니다. 실제로 저 여자분이 저렇게 작지 않고 남자 분 한참 뒤에서 서 있지만 사진은 그 거리감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사진은 2차원 이기 때문이죠. 렌티큘러를 이용한 3D 사진이라면 이런 착시가 허용되지 않지만 딱 한 방향에서는 3D(3차원)라고 해도 착시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3차원에서는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이게 대번에 착시인 줄 알기에 착시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사진은 2차원입니다. 그러나 그 사진이 담은 세상은 3차원입니다. 3차원을 2차원으로 담아도 우리는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위 사진 처럼 사진의 맹점을 이용해서 착시 놀이도 하는데요. 그런데 3차원의 세상을 2차원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조르쥬 루쓰'입니다.


현재 예술의 전당에서는 개관 25주년 기념으로 프랑스 사진작가인 '조르쥬 루쓰'의 공간 픽션 사진전이 
4월 15일 부터 5월 25일까지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 사진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13 서울사진영상기자재전 때 였습니다. 서울포토페어 전시회에서 조르쥬 루쓰 홍보관이 있더라고요. 거기서 소개 받아서 알게 된 사진전입니다. 

조르쥬 루쓰는 저도 잘 모르는 사진작가입니다. 홍보관에 적혀 있는 글귀를 읽어 봤습니다


사진 속 기하학적 도형과 활자는 유일한 시점에서만 정체를 드러냅니다.
관객이 정확한 도형이나 문자의 모습을 찾으려고 눈의 위치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은 마치 정확한 소리를 들으려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것과도 같습니다. 
정확한 소리가 들리는 지점, 그곳이 바로 작가가 의도한 정확한 도형과 문자가 보이는 지점으로 작가의 눈을 대신하는 카메라 렌즈가 위치하는 지점입니다. 
조르쥬 루쓰의 사진은 사실만을 기록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가장 비현실적이며 환상적인 장면을 포착해 보여줍니다. 또한 조형작품 설치현장에서는 관객 스스로가 그 환상의 지점을 찾아 다니며 시각적 마술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글귀를 읽어보니 대충 감이 옵니다. 정확한 지점. 즉 정확한 각도 또는 위치에서만 특정한 텍스트나 문양이나 도형이 보이나 봅니다. 

홍보관에 있는 작은 모형을 이리저리 보면서 정확한 위치를 만날 수 있었고 특정한 각도에서는 둥근 원이 보였습니다. 이 모형은 전시기간 내내 예술의 전당 음악 분수대 앞에 전시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실물을 오늘 보고 왔습니다. 
여기서 보면 원이 보이지 않죠. 그래서 움직여 봤습니다



원더!!!
마치 카메라의 초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선명해지는 그 찰나 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재미를 주네요. 이 비밀을 모르는 사람은 이게 뭐다냐~~~ 하고 지나가겠죠.  제가 이리저리 움직이자 몇분이 호기심으로 따라 보다가 그냥 지나가시던데요. 모르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원이죠. 



이렇게 다른 방향에서 보면 그냥 철로 된 조형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 작품의 이름은 피라미드 입니다. 


한가람 미술관 3층으로 올라 갔습니다. 


여기에도 조르쥬 루쓰의 작품이 있습니다.  바닥에 붉은 시트지가 발라져 있네요. 여기서는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특정한 각도와 위치에 다다르면 꿈이 보입니다.
꿈은 움직여야 이루어집니다.  조르쥬 루쓰는 1947년 프랑스 파리 출생으로 의과대학을 졸업 후에 건축 사진가로 활동합니다. 
건축 사진가 답게 그의 사진속 배경은 건축 공간입니다. 특히 어름한 공간 또는 재개발이 예정된 공간들이 많죠.

조르쥬 루쓰는 3차원 공간을 2차원으로 만드는 착시를 이용한 작품을 만드는 작가입니다.  이는 사진의 본질과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조르쥬 루쓰는 사진이 아닌 인간의 눈으로 사진을 느끼게 합니다.  3차원 공간을 2차원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죠. 마치 사진 위에 누군가가 포토샵을 이용해서 글씨를 써 놓은 것 같은 것이죠. 





위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듯 3차원인 공간을 2차원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 작품들이 '조르쥬 루쓰'의 정체성입니다. 

나는 어떤 공간도 소유하지 않으며, 그 어떤 공간도 영원하지 않다. 
나의 작업실은 세계 어디든 빈 공간이 있는 곳을 따라 이동한다
나의 관심사는 공간의 변형에서 발생하는 시(時)적인 순ㄱ나을 나누고, 나라, 지역, 도시에
따라 다른 잠재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진이 현실로 만드는 새로운 꿈을 품기 위하여 장소는 낡은 껍질을 벗는다

-조르쥬 루쓰-

조르쥬 루쓰는 공간, 픽션, 사진을 통해서 찰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특정한 각도와 위치에서만 보이는 텍스트나 도형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드네요.  세상은 다각도로 봐야 그 진실을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다각도로 보는 훈련이 많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업이나 권력자가 씹어서 뱉은 세상을 언론이라는 판단자가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식자의 소양의식과 양심에 따라서 이것 보다 이게 더 낫다고 말해야 하는데 요즘은 판단은 내기 힘드니까 독자 니들이 알아서 판단하라면서 논란 꺼리가 아님에도 무조건 논란이라고 던져 버립니다. 아니면 권력자나 기업의 입장만 담은 이야기만 독자에게 들려줍니다. 

그럼 우리 같은 독자나 시민이나 평범한 사람들은 일방적인 시선이나 혹은 판단 보류 된 사건 사고나 사안들을 보면서 다각도로 살펴야 하는데 다양한 이야기가 담기지 않으니(대부분 힘 있는 권력자나 자본의 이야기만 가득하죠) 자본과 권력의 시선이 마치 자기 시선인 양 착각하고 삽니다. 그래서 대체휴일제를 하면 경제적 손해가 수십조라는 경영자집단의 이야기를 마치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자신도 노동자면서 경영자 편을 듭니다. 

이렇게 다각도의 시선을 갖지 못하면 그 차원이 2차원인지 3차원인지도 구분하지 못합니다.
조르쥬 루쓰의 저 꿈이라는 글씨가 특정한 위치에서 찍은 사진만 세상에 보여준다면 누가 포토샵으로 꿈이라는 글을 새겨넣었구나 생각하겠죠.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누군가가 또 보여주면 그때 알겠죠. 아!!! 이게 착시였구나 하고요

조르쥬 루쓰는 이런 착시 작품을 전시하고 그 공간과 함께 작품을 파괴합니다. 주로 철거 예정 지역이나 빈 터 같은 곳이라서 작품을 전시한 후 그 작품을 파괴하는데 그 전에 사진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남깁니다. 

아쉽게도 사진전 작품은 촬영이 불가 했습니다. 대신 한 작품은 허용 했는데 그 작품은 바로 3개의 형태라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보면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특정한 각도에서 보면 세모, 동그라미,네모를 볼 수 있스빈다. 아주 정확한 형태를 담지는 못했지만 혹시 가시면 아주 정확한 형태를 발견하신다면 꼭 카메라로 담아보세요.  저는 원의 형태가 정확해서 삼각과 사각이 정확하지 않음을 인지하지 못했네요. 좀 더 오른쪽에서 찍었어야 하는데 오른쪽에는 또 벽이 있더라고요. 안에 실내화를 신고 들어갈 수 있으니  실내화를 신고 이리저리 움직이다보면 번쩍하는 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르쥬 루쓰는 조형사진작가라는 독특한 명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형물을 사진으로 담는 작가인데 사진의 2차원의 의미를 잘 아는 분이고 그런 2차원의 맹점인 착시를 잘 이용하는 분이죠. 


사진의 착시는 원근감의 부재로 부터 옵니다. 눈 하나만 뜨면 양 검지 손가락을 서로 부딪히게 할 수 없잖아요. 원금감을 모르기 때문이죠. 사진은 원근감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즐겨 쓰는 아웃포커스라는 대기원근법을 이용해서 원근을 흉내 낼 뿐이죠.  일안 렌즈의 한계이자 사진의 한계입니다. 이런 한계를 '조르쥬 루쓰'는 역으로 이용합니다. 

조르쥬 루쓰가 지향하는 바는 제가 느끼는 바와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전 이 전시회를 보면서 한 각도에서 보는 세상은 착시 그 자체구나 하는 느낌을 얻고 나왔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보고 검증하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데 너무 한 각도에서 보니 그게 착시인지 진짜인지도 구분 못하는 제 모습 혹은 우리들의 모습을 느꼈습니다. 

사진은 뛰어난 묘사력이 있지만 분명 조작이나 착시에 약한 맹점도 있습니다. 사진은 한 각도만 보여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 오히려 증거성은 동영상을 10배는 더 쳐줍니다. 다만 동영상은 너무 무겁고 범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죠.  

한 각도로 찍은 사진도 문제지만 한 각도로만 본 시선에서 나온 말들도 문제가 많습니다. 다양한 시선을 담지 못하고 오로지 내가 본 것만을 진실이라고 말하는 세상. 그 세상에 대한 은유을 가득 느끼고 왔습니다.



전시명 : 조르쥬 루쓰의 공간, 픽션, 사진
전시기간 : 2013년 4월 15일(월)~5월 25일(토)
             4월 29일 휴관
전시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음악분수광장
입장료 : 성인 5천원  중,고,대학생 3처원, 유치원 2천원
문의 : 02-580-1300
홈페이지 : www.s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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