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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해결하지 못한 울분의 한국현대사를 고발한 영화 26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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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지 못한 울분의 한국현대사를 고발한 영화 26년

썬도그 2012.12.06 22:47



한국이라는 나라는 많은 굴곡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6.25전쟁, 4.19, 5.16쿠테타 그리고 5.18 광주 민주화 항쟁, 12,12 쿠테타등 한국은 많은 강제적인 무력과 그에 대한 항쟁으로 점철되었습니다. 

많은 부끄러운 역사를 간진한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이 부끄러운 역사는 여전히 부끄러운 채 그냥 아물어가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부끄러운 역사는 어느새 경제발전이라는 이름 아래에 다 미화되고 포장되고 있습니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기 보단 배부른 돼지가 되게 해달려며 이번 대선도 도덕성이야 내 알 바 아니고 배때기가 불려달라고 하는 국민들이 대다수입니다.  경제만 살려준다면 부도덕함은 쉽게 눈감아 줄 수 있다는 생각들. 이런 생각이 점점 짙어지네요. 


영화 26년이 세상에 빛을 보기에 넘어야 했던 수 많은 바리케이트들 

영화 외적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 영화가 26년이고 26년의 흥행성공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영화 26년은 다른 영화와 달리 영화 자체만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가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 평론가들은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만 합니다. 그게 바로 영화 평론가들의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기계적으로 영화만을 보고 평가해야 하는 그들의 업보에 크게 질타는 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쉬움은 남네요

아시겠지만 영화 26년은 2006년 만화가 강풀이 다음 웹툰에 연재했던 것이 원작입니다.
이 웹툰은 2008년 영화화 하기로 결정하지만 외압에 의해 투자자들이 투자를 철수하게 되고 3번의 감독 교체와 투자금이 모잘라서 국민에게 투자를 호소하는 '소셜펀딩' 형식으로 모자르는 제작비 7억원과 가수 이승환과 김제동등의 연예인들이 투자를 해서 겨우겨우 완성되어진 영화입니다

무려 3명의 감독이 바뀌고 개봉한 26년은 미술감독이 감독이름에 올리는 기행에 가까운 형태로 영화는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대선 전에 개봉할려고 무리수를 두웠다는 영화 평론가의 말까지 들리고 본 사람들도 영화적 완성도는 기대하지 말라는 말까지 합니다. 이런 말들을 들으니 저 조차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적 완성도로 보는 것이 아닌 울분으로 보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말이죠


뭐야! 영화 그런대로 잘 만들었구만 뭐가 문제라는 거지?

영화를 보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뭐가 급하게 만들었다는 건가? 뭐가 완성도가 떨어지나? 뭐가 끊기는 듯한 느낌이라는 거지? 물론 몇몇 캐릭터는 좀 이해가 안가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대로 잘 만든 영화고 오히려 웹툰의 투박한 이야기와 시각적으로 초라한 모습을 넘어 영화는 스케일도 더 좋고 상상력도 더 좋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대형 크레인을 올려서 저격을 하는 모습은 웹툰 보다 좋았습니다. 또한 웹툰에서 느낄 수 없는 웃음도 있었고 긴장감도 더 컸습니다. 다만 캐릭터간의 세세한 묘사 특히 전두환의 경호원에 대한 설명이 좀 부족했던 것은 아쉽기는 했지만 그런 부분적인 꺼끌거림은 이야기의 힘과 진구라는 뛰어난 연기력을 보인 배우와 진짜 전두환이 연기를 해도 저 정도는 못할 것이라는 느끼마져 드는 장광의 목소리톤이며 연기는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최고의 영화라고 하긴 힘듭니다. 그냥 전체적으로 평이한 영화였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요즘 쓰레기 같은 한국영화가 난무하는 영화만 보다가 이런 영화를 보니 꽤 괜찮던데요. 잘 만든 TV드라마 같은 영화가 관객 1천만을 넘기는 괴이한 모습 속에서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과감한 소재와 상상력은 이 26년의 최근의 관객동원 숫자가 높은 영화와는 비견할 수 없는 진취성도 보입니다. 


울분의 현대사에 대갈일성한 영화 26년

한국이라는 나라는 참 웃깁니다. 나쁜 놈에게 나쁜 놈이라고 하지 못하고 살아 있는 사람이니까 예의를 갖추고 말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예의를 갖춰서 나쁜 놈에게 나쁜 놈이라고 말도 못하고 어버버거립니까?

얼마전 있었던 대선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쓴소리 연타를 날리자 사람들은 싸가지 없다고 손가락질 합니다. 표현이 과격한 것은 있긴 해도 이정희 후보가 한 말이 거짓을 기반으로 한 토악질이었습니까? 사실이 아닌 것이 있습니까?
저는 오히려 격식차리고 양복 입으면서 고상한 척 거짓말 하는 사기꾼 같은 인간들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기꾼은 양복을 입고 다닙니다. 격식 차리고 사기치면 괜찮고 노가다 복장하고 바른소리 하면 싸가지 없습니까?
본질을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말의 본질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말과 무관한 그 사람의 입고 있는 옷, 말투등 곁가지를 두고 나무라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한국은 비효율의 나라라고 느껴집니다. 격식과 형식을 중요시하는 유교국가 한국. 

이 영화는 그런 바른소리를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26년의 가장 큰 매력은 그런 바른소리를 따박따박 전두환에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재미와 매력입니다.  그 어떤 언론이 그 어떤 방송국이 그 어떤 사람이 살아있는 권력자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습니까?
영화 26년은 거침이 없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려주는 통쾌함이 있습니다.

감히 누구도 박정희의 일제시대 일본 이름인 다까키 마사오라고 하지 않았지만 이정희 후보는 했고 26년은 살인마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 속의 울분을 통쾌하게 터트려주는 영화가 영화 26년입니다. 따라서 전두환을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좌절감을 맞보고 지켜본 사람들은 이 영화에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전두환이 누군지도 모르고 5.18이 뭔지도 모르고 오히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이 폭도 아니 빨갱이들이 일으킨 것이라고 아는 사람도 꽤 많은데 이런 분들에게는 이 영화는 하나의 공격대상일 뿐입니다. 

4천명이 넘는 사람이 80년 5월 광주에서 죽었지만 여전히 군인들에게 발포 명령을 내린 사람은 찾지 못했고 그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전두환은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고 여전히 폭도들이 일으켰다고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일청산도 제대로 못해 현대사의 정리도 제대로 못하는 한국, 권력자가 만든 역사로 점철된 지난 역사를 우리는 옹이처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상식은 파괴되었고 그 상식 파괴를 그냥 역사에 맡기자면서 덮자고만 합니다. 

이런 울분을 터트려주는 영화가 26년입니다. 


영화 내용은 잘 아시겠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26년은 광주 민주화 항쟁때의 아버지 혹은 어머니 혹은 계엄군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사는 피해자들이 뭉칩니다. 그들의 목표는  5.18의 원흉이자 아방궁 같은 성에 사는 연희동의 전두환입니다. 

경찰관, 국가대표 사격선수, 깡패, 보안업체 회장과 아들로 구성된 이들은 오로지 전두환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기 위해 뭉칩니다. 이들은 치밀한 작전을 짜지만 한 번에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영화 줄거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어떻게 보면 스릴러 형식으로 담기는 했습니다만 워낙 직구 같은 영화라서 큰 트릭 같은 것은 없습니다.

총알이 직선으로 날아가듯 영화는 직선으로 시종일관 달리고 바리케이트에 막히면 재발사를 하면서 조금씩 전진합니다. 
그리고 직선같은 말들을 쏟아냅니다.


배우 진구를 알게 한 영화 26년

영화 26년은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진구, 이 배우 한번 일을 낼줄 알았는데 예상대로 이 영화에서 발군의 활약을 합니다. 찰진 전라도 사투리에 연기의 강약도 있고 야수와 같은 포효도 있습니다. 광주 조폭으로 나오는 진구는 이 영화에서 혼자 웃기고 울리고 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과 연기를 보여줍니다. 

웹툰에서는 웃음기가 없었지만 영화에서는 진구의 찰진 전라도 사투리에 관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아마 진구는 이 영화가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네요. 26년에서 포텐이 터졌는데 이 에너지를 다음 영화에서도 이어갔으면 합니다. 


배우 슬옹도 괜찮게 연기를 했지만 이 캐릭터는 이 영화에서 오점이라고 할 정도로 설득력이 많이 없습니다. 누나가 광주에서 군인이 쏜 총탄에 맞고 쓰러졌는데도 누나와의 약속만 지키겠다는 말만 하죠. 좀 답답한 캐릭터으로 비추어지지만 마지막에 뭔가 변화를 하긴 합니다만 그것 마져도 잘 담고 있지는 못합니다. 


진구와 장광 다음에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수빈, 배수빈이 아니였다면 이 영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바람 빠진 풍선 처럼 이리저리 진자 운동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느정도 냉정한 모습과 정갈한 언어로 영화의 차분함을 유지해주죠.

장광의 전두환 연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전두환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식해 놓아서 보는 내내 뒤통수를 한 대 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가장 아쉬원던 캐릭터는 이 한혜진이 연기한 심미진입니다. 그 아쉬웠던 점은 아이러니 하게도 한혜진이라는 배우가 너무 예쁘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너무 곱게 자란, 그늘이 전혀 없는 얼굴이다보니 몰입도가 좀 떨어집니다. 연기도 뭐 딱히 좋다고 할 수도 없고요. 또한 캐릭터 자체도 너무 단독플레이를 해서 일을 망치기도 합니다.


애니로 담을 수 밖에 없는 5.18 광주 민주화 항쟁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5.18 민주화 항쟁이 광주가 아닌 대구나 부산이나 마산 같은 경상도에서 일어났다면 지금 처럼 동서러 골라서 이념 대립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요. 분명 광주와 부산 마산은 박정희 정권의 폭정에 함께 시위를 했습니다. 광주 민주화 항쟁 이전에 부마 항쟁이라고 해서 부산 마산에서 극렬하게 반정부 시위를 했고 이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에게 보고합니다. 하지만 경호실장 차지철은 여차하면 부산 마산을 탱크로 밀어 버릴 생각을 했고 이에 박정희는 그 생각을 따를려고 합니다. 

이에 김재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하죠. 
이후 전두환이 12,12로 정권을 잡은 후에 광주를 탱크로 밀어버립니다. 이후 한국의 역사는 동쪽은 보수, 서쪽은 진보라는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광주 민주화항쟁은 광주사태로 불리워지며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가 88년 5공 청문회 등을 하면서 세상에 알려집니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먹고 사는 것 보다 정의가 중요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먹고사니즘이 가장 큰 가치가 되었네요. 뭐 5공 ,6공 당시는 먹고 사는게 해결되었던 고도성장기라서 그런건가요?  그렇다고 다시한번 전국민이 잘 산다고 느낄때 다시 도덕성도 돌아올까요?

김대중 정부때 광주사태는 광주민주화 항쟁으로 제대로 평가됩니다. 
영화계도 이런 광주의 슬픔을 담았었죠. 1996년 꽃잎이 광주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담았고, 2007년 화려한 휴가가 광주를 직접적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2012년 26년이 전두환 저격이라는 송곳같은 소재로 마무리를 지을려고 합니다. 

영화 꽃잎에서는 애니메이션이 나옵니다. 그리고 26년에도 영화 시작하자 마자 애니메이션이 나옵니다. 보통 애니를 사용할 때는 실사로 담기 힘든 잔혹한 장면을 다룰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혹자는 제작비가 없어서 그랬다고 하는데 그 장면들을 실사로 담았다면 구역질 나서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수년 전에 광주 민주화 항쟁 때 죽은 사람들의 사체를 봤는데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잔혹하다고 타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게 현실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영화 26년은 영화적 완성도는 아주 좋다고 할 수 없긴 하지만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평균이상의 완성도입니다. 또한 영화 자체의 재미로만 봐도 볼만 합니다. 긴박감도 있고요. 다만 이 영화를 영화 자체로 보기 보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보면 더 괞찮게 보일 것입니다. 

원작자 강풀은 웹툰에서 이 26년을 통해서 다시한번 잊혀져가는 역사를 돌이켜 보게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면에서 영화 26년은 개봉한 그 자체가 영화의 목적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목적이 나비처럼 세상을 훨훨 날았으면 하네요

한국 현대사의 답답함과 함께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26년입니다. 



26년 (2012)

8
감독
조근현
출연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정보
드라마 | 한국 | 135 분 | 2012-11-29
글쓴이 평점  


영화 엔딩 크레딧이 다 오르고 소셜펀딩을 한 소액기부한 분들의 이름이 꽃잎처럼 흘러내렸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한참을 멍했습니다. 부끄러운 한국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아야 하는데 어느새 저도 기성세대가 되어서 이 더러운 세상을 자라라는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이렇게 그렇고 그런 세상, 정의 보다는 돈과 권력에 기생하는 우리들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5공화국 국가기조가 '정의사회 구현'이었습니다. 그 정의사회는 언제 구현이 될까요?
거짓이 진실로 위장한 채 웃고 있는 세상에 대한 울분에 한숨만 나옵니다. 

5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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