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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사진을 믿지 말자, 사진은 가장 진짜 같은 가짜다

by 썬도그 201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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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믿지 말자, 사진은 가장 진짜 같은 가짜다

무한도전의 '못친소'편은 무한도전의 레전설이 될 정도로 엄청난 웃음 폭탄을 선물 했습니다. 
마지막의 대박 반전까지 정말 두고 두고 봐도 재미있을 '못친소'였습니다. 전 이 못친소가 좋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무도의 미운오리인 멤버 길의 웃음을 봐서 좋았습니다. 항상 주눅들어 있어하는 모습은 좀 속상하기도 하더군요
기억나시나요? 길이 처음으로 투입되기 시작 했던 별주부전에서 길은 능글맞은 행동으로 크게 각인 되었습니다. 능글맞음. 넉살 좋음이 길의 특장점인데 어느 순간부터 주눅들어 있어 하더라고요. 하시겠지만 태생적으로 못 웃기는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뭐 능력 없는 멤버를 다구리치는 문화는 한국인의 습성이라서 그런지 시청자들은 약점 잡힌 길을 인터넷 텍스트로 집단 린치를 가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그런 악감정을 가진 한 네티즌이 올린 글입니다. 

길이 무릎에 누워서 자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 사진입니다. 얼핏 보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좀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봐야 합니다위 이미지 오른쪽 구석에 play버튼을 누르면 당시 방영장면을 볼 수 있고 길이 무릎에 누워있는 것이 아닌 자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티셔츠에 프린팅 한 옷을 입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길이고요. 

 

사진을 믿지 말자, 사진은 가장 진짜 같은 가짜다

못친소를 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밤 사이에 자고 있는 출연자들에게 강력한 조명과 카메라를 드리대고 강제로 촬영한 못난 얼굴들을 각자의 얼굴들을 자신이 입을 티셔츠에 프린팅 한 것을 알 수 있고 길이 누워있었다는 허무맹랑한 글에 속지 않을 것입니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 무한도전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사진만 놓고 성의없게 누워있는 길이라고 설명한 사진만 믿고 길에게 발길질을 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 글을 올린 사람도 퍼왔다고 밝히는 것을 보면 못친소를 보지 않고 사진(스샷)만 보고 그대로 믿어 버린 듯 합니다.한마디로 낚인거죠.

사진의 뛰현한 재현성은 때로는 남을 속이는 도구로 활용된다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뛰어난 재현성입니다. 
얼마나 뛰어난지 이제는 솜털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사진이 나오자마자 그림을 그리던 화가는 망했다! 고 했습니다. 대가들이야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부자들 거실에 걸어 놓을 가족 액자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던 화가들은 붓을 내던졌습니다.
사진의 이런 뛰어난 재현성은 화가들의 밥줄을 끊기도 했고 지금은 역사를 기록하는 기록용 도구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특히 아카이브에서 사진은 텍스트 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죠. 이런 뛰어난 재현성으로 인해 법원에서도 사진을 증거도구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신뢰도가 높은 매체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뛰어난 재현성은 때로는 독이 되고 사기도구로 쉽게 전락할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처럼 길에 대한 악의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한 부분만 담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그게 진실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위 이미지는 방송 장면의 한 부분이었기에 동영상이 존재 했고 동영상을 보면 오해임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게 방송영상 중 한 부분이 아닌 누군가가 우연히 찍은 사진이었다면 우린 쉽게 그걸 구분 할 수 있었을까요?

사진을 믿지 말자, 사진은 가장 진짜 같은 가짜다

촛불시위 때 한 장애인 여성을 여경이 머리채를 잡았다면서 소개한 사진입니다. 저도 이 사진을 보고 분노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여경이 장애인 여성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 아닌 장애인 여성이 여경의 손을 물어서 화들짝 놀라서 손을 급하게 빼는데 공교롭게도 손의 위치가 머리에 가 있어서 오해가 생긴 사진입니다

하지만 진보매체와 진보성향의 네티즌(저를 포함)해서 이 사진만 가지고 분노를 했었습니다. 관련 동영상이 나오면서 사진이 악의적으로 해석된 것이라고 밝혀 냈습니다. 이렇게 사진은 전,후 과정을 다 삭제하고 하나의 순간적인 이미지로만 보여지기 때문에 맹점이 아주 많은 매체입니다. 그러나 인기가 많은 이유는 간편하기 때문입니다. 동영상 보다 빠르게 볼 수 있고 범용성이 좋아서 모든 디지털 디바이스에서 기본 제공하는 도구입니다. 이렇게 범용성이 좋기 때문에 사진은 디지털 시대에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물론 반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악수 거절 사진을 악의적으로 찍었다는 박근혜 대선 후보의 말에 해당 사진기자는 연속 사진으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해서 박근혜 후보가 거짓말을 했다고 세상에 알렸습니다

2012/11/28 -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 한밤의 개그콘서트 같았던 박근혜 후보의 단독 토론 에 자세히 소개 했습니다.

 

 

사진은 실제와 가장 닮아서 가장 거짓말 하기 쉬운 매체다

사진작가 강홍구는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진은 현실을 재현하지만 현장감을 100% 주지 않는다. 

강홍구 사진작가는 원래 미술을 하는 분이지만 사진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집 근처의 은평 뉴타운 개발을 우연히 지켜보다 이걸 사진으로 그냥 무념무상으로 담기 시작했고 그게 어느새 10년이 되었습니다. 400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바라본 10년간의 은평 뉴타운의 과거와 현재를 사진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강홍구 작가는 400장의 사진이 10년을 다 담지 못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어떤 사실을 사진으로 전달하려면 몇번의 왜곡이 있습니다. 먼저 어떤 것을 찍고 어떤 것을 안 찍고 하는 취사선택을 통해서 사실의 일부분만 담게 됩니다. 그 후 사진을 셀렉트하는 과정과 편집 과정을 통해서 세상에 보여줍니다. 여기서 또 한번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재개발 지역의 모습을 사진작가가 아닌 재개발의 꿈을 가진 주민이나 건축시공사나 정부였다면 못생기고 불량스러운 노후 주택이 무너지는 모습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거기에 거대한 나무 같이 우뚝서서 올라가는 고층 아파트를 멋지게 담았겠죠. 반대로 저와 같은 재개발을 반대하고 우리가 개발논리에 붕괴시킨 공동체를 생각하는 사진작가라면 개발의 모습을 악마의 모습으로 그렸을 수도 있습니다이렇게 사진은 어떤 사람이 찍느냐에 따라 같은 피사체도 다른 각도로 담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진은 항상 현실을 그대로 담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진을 볼때는 그 사진을 찍은 사진기자의 성향도 알아야 하고 그걸 모르겠다면 그 사진을 싣는 매체를 보면 됩니다. 조선,동아,중앙일보에 올라오는 사진은 보수적인 시선으로 담기겠죠. 따라서 사진만 보고 그게 진짜라고 믿으면 안 됩니다. 사진 프레임 바깥 세상을 볼 줄 아는 혜안이 있어야 하거나 그런 혜안이 없다면 무조건 사진을 의심하시면 됩니다. 아니면 같은 사건사고를 담은 진보매체에 올라온 사진을 같이 보는 것이 좀 더 객관적인 사진을 보는 능력을 키우겠죠
"사진처럼 사실과 비슷하게 닮아서 가장 거짓말을 하기 쉬운 매체도 없다. 속아도 속는지도 모른다"강홍구 작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절대 공감합니다. 사실과 너무 닮아서 쉽게 우리는 그 뛰어난 재현성 때문에 사진을 맹신합니다. 하지만 맘만 먹으면 사진으로 거짓말 하기도 쉽습니다. 포토샵질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현장에서도 상반된 이미지들이 난무합니다. 진보 입맛에 맞는 사진이 있고 보수 입맛에 있는 사진도 있겠죠.누구나 쉽게 현장의 진실을 왜곡하기 쉽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사진기자 보다는 사진기자가 찍어온 사진을 선택하는 편집기자가 더 중요시 된 시대입니다. 사진기자는 진보나 보수다 무조건 다 찍습니다. 닥치는대로 찍고 데스크에 전송할 뿐이죠. 
그리고 편집기자가 자신의 입맛대로 골라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양심입니다. 동아,조선,중앙일보 소속 사진기자도 양심은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돈벌이가 되면 양심도 쉽게 저버리게 됩니다. 사진기자들이 데스크에 현장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이 사진은 왜곡된 현실을 알리는 사진이기 때문에 선택하지 말아 주십시요! 라고 데스크에게 대들 수 있을까요?

상명하복이 강한 한국에서 그럴 수는 없고 소극적으로 현장을 왜곡하는 사진을 아예 찍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죠. 

선거철입니다. 오늘도 대선 후보들이 시장골목에서 광장에서 평소에 잘 만나지도 않던 사람들을 보듬고 악수를 하고 방실방실 웃을 것입니다. 이미지 전쟁이 시작 된 것이죠. 어차피 우리는 그 유명한 권력자들을 직접 만나보기도 실제 모습을 알 수도 없습니다. 그들이 가공하고 포장한 이미지만을 볼 뿐이죠. 특히 이미지 공작술에 능수능란한 전통적으로 선거에 강한 새누리당의 이미지 공작술에 많은 우민들이 속을 것입니다.그들은 아침마다 조중동을 읽으면서 혀를 끌끌 찹니다.

하지만 사진이 당신이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이 험난한 사기의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한겨레나 경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이 보다는 한겨레나 경향보다 더 좌쪽에 있는 몇몇 극진보언론의 문제이기도 하죠. 사진을 믿지 마세요. 항상 의심하고 보세요. 프레임 밖 세상을 보는 혜안을 길러야 합니다. 한장의 사진이 모든 것을 담지 못합니다. 물론 좋은 사진은 한장의 사진에 모든 것을 담지만 그건 뛰어난 사진작가나 기자나 그렇지 한국에서는 기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진기자가 자기 목소리도 못내는 그냥 이미지 사냥꾼으로 취급되는 나라에서는 기대하면 안되겠죠. 특히 정치관련 사진은 더더욱 믿지 마십시요. 추가로 같이 읽어 볼만한 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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