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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나이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

by 썬도그 201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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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저에게 술을 사면서 고민 상담을 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하는데 형의 조언을 듣고 싶다고요.

다들 쓴소리 보다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는데 그런 말들은 너무 추상적이라서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요. 쓴소리 잘하고 돌직구를 잘 던지는 저에게 술을 사면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조언을 구하더군요

돌직구를 계속 던져 주었습니다. 묵묵히 견디더군요. 쓴소리도 라고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모습 혹은 내가 모르는 부분은 챙겨야할 체크 리스트를 말해 주었습니다. 항상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하고 대처하긴 힘들지만 안전망 정도는 치라는 말까지 했죠. 그렇게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화제를 돌렸습니다.

이번엔 my ture으로 제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나이 드니까 겁도 많아지고 세상도 두려워지고 무엇보다 눈물이 많아진다"
"형! 나도 그러는데. 이상하게 나도 나이드니까 예전엔 그냥 지나치는 일도 눈물이 나더라?"

출처 http://xaxor.com/photography/28239-heartbreaking-sad-eyes-a-tears-photography.html

나이가 들면 왜 눈물이 많아질까요?
평소엔 그냥 넘어가거나 혹은 하품을 하면서 뭐 이런 지루한 장면이 있나? 신파 영화 짜증나 했던 장면이 나이를 먹을수록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게 됩니다.

식구들은 나이먹고 주책 떤다고 핀잔을 주지만 저는 그 말을 무시해 버립니다. 나이 들어서 주책이 아닌 제 솔직한 감정이니까요. 왜 저는 눈물이 많아졌을까요? 저만 그런가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나는 계절성 정서 장애인가요? 

오늘 평소에 즐겨듣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습니다. 철수형님은 제가 궁금한 이야기를 정확하게 집어주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한 마디로 경험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번도 이성과 헤어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이별 장면을 올곧이 느낄 수 없습니다. 뭐 책이나 주변 친구들의 헤어진 후 괴로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는 있습니다. 그 간접 경험도 무시 못하는 경험이지만 직접적인 경험에 비하면 그 감정의 농도는 무르죠.

저 또한 그랬습니다.
이성과의 헤어짐 특히 첫사랑과의 애틋한 이별을 경험하기 전에 영화나 드라마나 다른 사람의 이별을 들을 때 큰 느낌이 없었죠. 하지만 내가 직접 첫사랑과의 이별을 느껴보고 애 끊는 고통과 억장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이별을 좀 더 쉽고 빠르게 공감합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가 조언을 참 많이 해주죠. 납득이가 경험이 없으면 그런 구체적인 연얘조언을 해줄 수 있었을까요?  

납득이는 주인공이 첫사랑이 깨질 때도 말 없이 보듬어 주었습니다. 그게 바로 경험자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죠. 
사랑을 해보고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별의 고통을 쉽게 공감합니다.

나이든 사람들을 천시하는 풍토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보다 피부가 탱글탱글하지 못하고 팔자주름이 있을지 몰라도 젊은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풍부한 경험으로 인해 타인의 고통을 쉽게 이해합니다. 물론 나이 먹고도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무뢰배들도 참 세상에 많긴 합니다. 실제로 매너없는 중년들이 참 많죠. 저도 중년이지만 그런 중년 보고 있노라면 싸대기를 날려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중년들은 젊은 사람들 보다 경험이 많기 떄문에 타인의 고통을 쉽게 이해하고 이해는 공감으로 발전합니다. 공감은 타인의 고통을 내것으로 느끼게 되고 그 느낌으로 인해 눈물을 흐르게 하죠.

이상하게 요즘 영화 볼 때 마다 주인공이 고통을 느끼는 장면 특히 육체적 고통이 아닌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절망을 느낄 때 쉽게 공감을 하고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힙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수록 우리가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나이의 숫자 만큼 경험의 게이지가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죠. 이 말을 살짝 다른 비유로 바꿔보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고 느끼는 만큼 공감하고 공감한 만큼 같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힘든 20대들이 참 많습니다. 가만히 보면 힘든 20대들은 그 고통을 경험도 많지 않는 친구에게만 말합니다. 친구가 편하긴 하죠. 하지만 그 고통을 경험 많은 삼촌이나 엄마나 아빠에게 해보세요. 실질적인 해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공감을 쉽게 해줄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지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것도 감성적으로 변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내가 공감하지 못했던 장면들이 경험이라는 촉매로 인해 공감을 하고 공감이 눈물을 흘리는 것 뿐이죠. 눈물은 촌스러운 것이 아닌 내가 너를 이해한다라는 포근함입니다. 다만 술먹고 흘리는 눈물에는 속지 마세요. 그건 공감의 눈물이 아닌 과잉된 감정의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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