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나오는 아주 한국적인 한국스타일 이미지들

오,오,오오빤 강남스타일..

요즘 입에 쫙쫙 붙는 노래입니다. 인간 싸이는 싫지만 이 노래는 참 듣기 좋네요. 양아치스러운 싸이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다시 발굴해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는 가사는 강남스타일이 가득 나오지만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강남스타일이 아닌 다분히 한국적인 이미지들이 가득합니다. 싼티나는 싸구려 이미지 그러나 너무나 사랑스럽고 대중적인 한국 스타일이 눈에 보이네요

먼저 노인분들이 장기를 두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은 키치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장기 두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고 어깨너머로 장기 기술들을 배워서 친구들과 장기를 둘 때 써먹곤 했었습니다. 지금이야 이런 풍경도 노인정이라는 실내로 들어간 풍경이라서 예전보다 흔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봐도 젊은 사람들이 장기를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워낙 게임산업과 스마트폰이 젊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어서요.

그리고 이 장면이 가장 한국적인 한국스타일로 나옵니다. 바로 관광버스입니다. 저는 관광버스를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지만 그 차 안을 구경한 적은 있습니다. 앰프에 미러볼에 현란한 조명까지 디스코텍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관광버스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자 이미지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나오는 춤도 관광버스 춤의 변형 같을 정도로 아주 단순하더군요

한국의 관광버스 이미지는 한국인들의 삶과 무척 닮았습니다. 한국사람들은 너무 바쁘죠. 하루를 48시간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야근도 밥 먹듯 하고 야근을 많이 하다보니 젊은 사람들은 주말에 평일에 쌓인 스트레스를 빠른 시간안에 다 풀어야 하기에 맥주에 소주를 말아드시는 게 한국 사람이고 중년이상 노인분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을 관광하면서 풀지 못한 스트레스를 관광버스 안에서 춤과 노래로 풉니다.

이렇게 우리는 짜투리 시간마져도 놀이에 활용할 정도로 정말 시간 알뜰살뜰하게 사용합니다.
그래서 영화 '마더'에서 라스트 씬으로 관광버스 안에서 춤을 추는 어머니의 모습이 비추었나요? 아직도 전 그 마지막 씬이 잊혀지지 않네요. 너무나 한국적인 이미지인 관광버스 속 그 풍경이요. 다만 그런 행동은 불법이자 아주 위험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목숨까지 내놓으면서 노는데 한국인들은 울분이 참 많나 봅니다.

위 사진은 구성수 사진작가의 마술적 리얼리티 씨리즈 중 하나인 '관광버스'라는 사진입니다.
저 촌스런 패턴 보세요. 절제 없는 패턴의 반복과 비비드한 강렬한 색체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마냥 균일한 패턴.. 캬.. 아주 한국적인 이미지입니다. 지금 이 사진은 유럽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는데 유럽인들에게 한국의 이런 대중적인 이미지가 큰 호기심을 자극하겠는데요.

구성수 작가의 마술적 리얼리티 씨리즈는 우리 주변에 있는 키치적인 이미지들을 잘 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있어야 할 자유의 여신상은 전국의 예식장 옥상에서 횃불을 들고 서 있으며 크리스마트 트리는 거의 다가 비슷비슷합니다. 화려한 이미지를 만들고 싶으나 돈이 없어서 대량 복제해서 붙이는 빤작이 같다고 할까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는 이런 한국의 천박하고 통속적인 키치적인 이미지가 많습니다.

아주머니들이라면 누구나 쓰고 다니는 듯한 큰 창이 달린 모자를 쓰고 얼굴이 타지 않게 하는 모습이나

강변에서 에어로빅을 하는 모습들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뭐 위의 이미지는 에어로빅은 아니고 요가 같기는 한데요. 요즘 한강변을 지나가다 보면 밤마다 아주머니들이 많이 모여서 에어로빅 댄스를 합니다. 전 그 모습을 참 재미있게 봤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들 끼리 정확한 시간에 모여서 에어로빅을 하는 모습이 마치 플래쉬 몹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