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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한장의 사진이 구럼비 폭파를 막을 수 있을까?

by 썬도그 201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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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케냐, 삼척 솔섬

마이클 케냐,  삼척 솔섬
이제는 한국 작가가 아닐까 할 정도로 '공근혜 갤러리'와 함께 한국에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는 '마이클 케냐'가 찍은 삼척 솔섬 사진입니다. 이 사진이 인터넷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생활사진가들이 삼척 솔섬을 찍기 위해 몰려 갑니다.

 

마이클 케냐, 삼척 솔섬


인터넷에서 이미지 검색을 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솔섬 사진이 가득가득합니다. 
한때 이 삼척 솔섬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LNG 기지 건설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원성을 자아냈죠.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해체하고 그곳에 LNG기지를 세워서는 안 된다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소문은 소문인지  LNG기지 건설을 하는 쪽에서는 전혀 그런일은 없고 기지 건설 계획에 솔섬은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해명을 합니다.


마이클 케냐, 삼척 솔섬

 
동피랑 마을 잘 아시죠? 전국 벽화마을의 원조격입니다. 이 통영 동피랑 마을도 재개발의 위험에 빠졌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이 마을을 싹 밀고 아파트를 세우려고 했습니다. 문제는 아파트를 세우면 돈이 없는 원주민이나 세입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부동산 경기 좋을 때나 헌집 주면 새집 주고 +알파까지 주지 요즘이나 몇 년 전부터는 헌 집에 +1억 이상의 추가 분담금을 내야 새 아파트를 줍니다. 동피랑 마을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고 원주민들도 크게 반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통영시는 십수 년째 동피랑 재개발 계획을 준비했었습니다. 위기의 동피랑을 살린 것은 벽화였습니다.

지금이야 전국의 벽화마을이 있고 이제는 식상해버린 벽화마을이지지만 동피랑 마을에 벽화가 그려질 때만 해도 낭만적이었습니다. 동피랑에 공공미술이 들어왔습니다. 미술학도와 미술가들이 마을의 벽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공공미술이었죠. 

이후 DSLR붐과 여행 붐이 일어나면서 이 동피랑 마을은 통영의 자랑꺼리가 되었습니다. 저도 통영은 별로 가고 싶지 않지만 동피랑 마을은 보고 싶습니다. 동피랑 마을을 살린 것은 그림과 사진이었습니다.  만약 저 동피랑 마을이 그림만 있었다면 
유명해지지 않았을 것 입니다. 그러나 그걸 찍은 여행객들의 사진이 블로그에 계속 올라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았고 이제는 주민들이 그만 왔으면 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통용 시는 재개발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런 아름다운 마을을 철거해야겠냐며 비판 여론이 거셌기 때문입니다. 
통영의 시민단체의 목소리라면 어떻게든 밀어붙였겠죠. 하지만 동피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한 목소리를 내니 통영시도 손을 듭니다.  유명 예술인들의 동피랑 입주도 한몫했습니다. 

토건족들은 잠시 재개발 계획을 세우지 않겠지만 저 동피랑 마을의 인기가 사라지면 언젠가 저 마을을 포클레인으로 부숴버릴 것입니다. 10평도 안 되는 집을 가진 집주인들은 그거 팔아서 재개발 지역에 올라설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벽화가 부적이 되어 토건의 손길을 막아내고 있네요

언제까지나 벽화가 바래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고백하자면 어제 구럼비 발파라는 인기검색어를 보고서 뱀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강정마을은 워낙 많이 거론돼서 알지만 구럼비는 몰랐습니다. 구럼비가 제주해군기지가 세워질 곳이고 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구럼비라는 아름다운 경관을 파괴해야 한다는 것이더군요

Matthew Hoey의 강정마을
Matthew Hoey의 강정마을

 

이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3회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수상을 떠나서 이 사진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저 원경에 왕관 같은 섬이 하나 있고 그 앞에 마치 노천탕 같은 곳에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니 이곳은 선녀탕이라고 하는데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사라진다고 하디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까요?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해가 가고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이해가 갑니다. 상충될 수 밖에 없는 주장입니다. 보통 이런 주장들은 중재자가 나와서 서로 한발씩 양보하면 일이 잘 해결되고 세상사가 다 이렇게 서로 양보하면서 일이 해결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국은 논쟁은 안하고 맨날 언쟁만 합니다. 지겨운 말싸움. 특히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승적으로 큰 양보를 해주면 좋으련만 항상 보면 경찰력을 앞세워 밀어 부칩니다. 뭐 때쟁이라고 비난하지만 솔직히 한국정부가 어떤 협상의 노력이라도 제대로 했나요?

2월말에 있던 어린이집 대란도 보세요. 어린이집들이 단체행동 하기전에 정부는 손 놓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운영하는 분들의 고충 들을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MBC파업 보세요. 방통위 위원장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방송사 내부의 일이라고 일축 하잖아요. 이게 한국입니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강정마을 반대시위 솔직히 크게 이슈화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보색채의 시민단체나 네티즌들은 매일 강정마을 소식을 블로그로 트위터로 알리고 있지만 대중까지 전파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본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구럼비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7일 발파 한다고 하는데 부디 막아내시길 바라고 이 사진을 본 많은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계속 예의 주시 하겠습니다

사진의 힘을 믿어 보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해안을 지켜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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