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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보도사진작가의 치열한 삶과 우정을 그린 뱅뱅클럽

by 썬도그 2012.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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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카터는 이 사진으로 94년 풀리쳐상을 받았습니다. 수단에서 난민캠프로 가는 한 소녀가 잠시 허기에 지쳐 엎드려 있자 죽기를 기다리고 있는 독수리가 그 소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뉴욕타임즈 1면에 실리면서 그해 풀리쳐상을 받고 케빈 카터는 단숨에 세계적인 보도사진작가가 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렇게 묻기 시작 합니다.

"사진을 찍은 후 소녀는 어떻게 되었나요?"
카터는 매번 다른 답변을 하면서  보도사진작가의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영화 뱅뱅클럽은 이 케빈 카터가 소속되어 있던  보도사진작가 집단인 뱅뱅클럽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뱅뱅클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타신문'소속 4명의 보도사진기자입니다. 이 4명중에 2명이 풀리쳐상을 받았으니 매그넘 못지 않은 사진클럽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렉 마리노비치, 케빈 카터, 주앙 실바, 켄 오스터브룩이라는 2명은 정규직 기자이고 2명은 임시직 기자로 이루어진 이 사진집단은 90년대 초 아파르트헤이트가 극렬했던 남아공을 배경으로 큰 활동을 합니다. 영화는 이 사진집단 소속 4명의 보도사진기자들의 활약상과 그들의 삶을 근접촬영합니다.


4명의 사진기자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4명 모두 주인공은 아니고 영화속 실제 주인공은 그렉입니다.
그렉은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90년대 초 남아공의 폭력사태를 취재합니다.

당시 남아공은 낼슨 만델라를 지지하는 흑인세력인 ANC와 정부군의 지원을 받는 줄루족인 잉카다가 매일 같이 무력 충돌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ANC 주민들이 붉은띠를 머리에 두른 잉카타의 주민 한명을 죽입니다.  
그렉은 ANC 꼬마아이에게 묻습니다. 왜 죽였니?  그냥요..

죽음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모든 언론이 ANC쪽의 시선을 담았지만 그렉은 왜 이런 폭력이 일어나는지 궁금했고 위험스럽게도 홀홀단신으로 잉카타 쪽으로 카메라를 메고 들거 갑니다.  역시나 잉카다 사람들은 백인인 그렉을 쫒기 시작했고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ANC쪽 이야기는 언론에 많이 오르내렸지만 잉카타 쪽의 이야기는 없었는데 그 잉카타 쪽의 사진을 담은 그렉은 스타신문사에 자신의 사진을 팝니다.

이렇게 4명의 스타신문의 사진기자 4명은 뭉치게 됩니다. 분쟁이 일어나는 곳이라면 누구보다 빨리 달려가서  총알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굴하지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이 영화는 보도사진기자들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총알이 난무하는 곳에서 두려움과 맛서면서 사진을 잡는 보도사진작가의 위험스러운 그러나 세상을 기록하는 소명의식으로 뱅뱅클럽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다 그렉이 한껀 터트립니다.  ANC계 흑인이 줄루족이라고 의심되는 사람을 불태워서 죽이고 머리를 흉기로 내리칩니다. 이 사진은 그렉이 아주 근거리에서 찍게 되는데 이 사진으로 인해 그렉은 퓰리쳐상을 받게 됩니다

운이 좋았다는 비아냥도 들리고 흑인의 피를 팔아서 돈을 번다는 다른 흑인 사진기자의 욕설도 듣습니다.
그렉은 혼란스럽습니다. 갑자기 인기를 얻은 것도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사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흑인으로 부터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죠.

여기서 영화는 사진기자의 의무의자 딜레마를 담습니다.
사진이 누구 편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반대쪽의 분노를 일으켜서 결국은 한쪽 이야기만 담는 균형을 잃은 보도사진이 나오는 것을 지적합니다. 

요즘 MBC가 파업중입니다. MBC 사진기자나 기자들이 시위현장에 가면 시위대들이 MBC기자 꺼지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중립성을 잃은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죠.  조중동은 말할 것도 없죠.  한 보수언론 사진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기자는 양쪽을 모두 다 찍는 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진기자들이 다 그렇게 이쪽 저쪽 다 카메라에 담는다고 하죠
문제는 편집부라는 데스크에서 한쪽시선만 담은 사진을 신문에 싣고 그 신문을 보고 시민들이 분노하게 됩니다
그러니 조중동 기자가 카메라 들이밀면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각오로 찍지 않으면 찍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동아일보 기자가 다른 신문사 완장차고 사진 촬영하다가 걸려서 큰 봉변을 당하기도 했죠.

그렉은 결국 긴 휴가를 가게 됩니다. 다행인지 이 사진이 더 크게 유명해져서 (풀리쳐상을 받아서) 온갖 압력을 물리칠 수 있었죠.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수단에서 굶주림에 쓰러진 소녀와 독수리를 담은 케빈 카터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터가 그 사진을 찍은 후에 많은 질책 즉  사진만 찍고 있었냐? 소녀는 구했냐? 소녀는 살았냐?  소녀가 죽어가는데 당신 뭐했냐?등  많은 질타를 받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터가 독수리와 소녀를 찍고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자살했다고 알고 있는데 정확하게는 복합적인 이유로 자살하게 됩니다.  동료 켄의 죽음과 빈곤 거기에 마약과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찍는 것에 대한 회의감등 복합적인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뱅뱅클럽은 보도사진기자들의 삶을 담고 있고  그들이 격는 윤리적 딜레마를 담고 있지만 촘촘하거나 밀착취재 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는 쓰잘덱 없는 애정장면이 꽤 나오는데  왜 그런 장면을 넣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왜 사진작가들이 정력이 쎈 것을 알리고 싶었나요?  그들도 사랑을 하고 인간의 삶을 산다고 알리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정 장면이 생각보다 꽤 많이 나오고 그 장면들이 영화의 집중도를 해칠 정도로 짜증나더군요

또한 사진기자들이 겪는 딜레마 즉 독수리와 소녀에서 처럼 사진이 우선이냐 생명이 우선이냐 혹은 사진기자는 사진만 찍으면 되고 아무런 행동을 안해도 되나?  또는 '타인의 고통'을 찍어서 돈벌이를 하는 질타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심각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너무 아쉽습니다. 좀 더 치열하게 다루었으면 하는데요. 파파라치와 사진기자의 차이점에 대한 대답도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2010년 작품이지만 필름상태가 아주 좋지 않네요.  거금 9천원을 들였다면 그에 합당한 쾌적함을 제공 받아야 하는데 지직 거리는 소리에 가끔 뭘 오려낸듯한 화면은 좀 짜증이 났습니다

 
케빈 카터에게 물었습니다.   좋은 사진은 어떤 사진인가요?
한참 머뭇거리던 케빈 카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질문을 하게 만드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뱅뱅클럽 소속 4명의 사진기자중 한명은 총에 맞아 죽고 한명은 자살했으며 이 영화의 주인공인 그렉은 카메라를 놓았습니다.  폭탄이 터지면 모두 밖으로 도망가지만 폭탄 쪽으로 달려가는 보도사진기자들. 그들의 치열한 삶과 성공과 고뇌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케빈 카터역을 맡은  '테일러 키취'가 너무 멋져서 연신 감탄을 했습니다.

처음 보는 배우인데 외모가 너무 눈에 쏙 들어오네요.  이 배우 올해 기대작인 '배틀쉽'에도 나온다는데 눈 여겨봐야 할 배우네요.  대한극장에서 봤는데  매표소에서 보니 무료로 영화 포스터를 나눠주네요. 2층에 가서 달라고 하면 그냥 주던데요. 지금 제 방문에 붙여져 있습ㄴ다.  

뱅뱅클럽, 뱅뱅 총소리가 들리면 카메라를 들고 총소리가 난 쪽으로 뛰는 사진기자들의 삶을 담은 영화입니다.
독수리와 소녀라는 사진이  수단 기아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을 이끌었고  기아에 허덕이는 많은 난민을 구호하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사진속 소녀의 행방과 도와냐 돕지 않았냐를 집요하게 물어봤습니다. 물론 그 소녀의 행방도 중요하고  사진을 찍은 후 돕는게 사진기자로써가 아닌 한 인간으로써의 행동이죠.  
이런 세상사람들의 평균적인 시선과 사진기자의 직업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심도 있게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보도사진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있다는게 저에게는 큰 행운입니다.

보도사진기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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