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비리공화국 한국의 나쁜놈들을 고발한 '범죄와의 전쟁'

by 썬도그 2012. 2. 3.
반응형

뉴스를 보고 있으면 세상에 참 나쁜놈을 많아 보입니다. 보이는게 아니라 실제로 한국에는 정말 나쁜 놈들 참 많습니다. 
어느 사회나 나쁜 놈들은 있지만 한국 같이 양복입고 뱃지 달고  권력을 가진 놈들이 나쁜 짓을 마치 착한 척하면서 하니 속이 부글부글 끊습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이런 나쁜놈들을 그대로 담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부제가 '나쁜놈들 전성시대'라고 한 이유는 이 영화는 정말 온통 나쁜놈들만 가득 나옵니다. 착한놈이 전혀 안나오죠. 요즘 부러진 화살, 도가니등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영화가 많이 나오는데  이 영화도 그런 축의 사회고발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다 언론이 제대로 역활을 못하니 이런 영화에서 대리만족을 하는 시대가 되었네요. 표현의 자유가 가장 자유로운 곳이 영화계 같네요. 반면 언론들은 스스로 권력자들의 개가 되어 오늘도 그들의 구두를 핥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80년대와 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노태우 정권때 90년에 느닷없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전국의 조폭 소탕령이 내려졌죠. 당시 강도가 어마어마 했습니다.  그 범죄와의 전쟁을 전면적으로 다룬 영화라고 하긴 힘듭니다. 그 보다는 80,90년대 부산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조폭들의 세계를 다큐멘터리 같이 올곧게 담았습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조폭영화 예를 들어  영웅본색이나 친구와 같은  의리로 포장한 조폭영화와는 전혀 다른 영화입니다.
우리는 조폭영화를 보면서 조폭들이 무식해서 웃고 그들의 뜨거운 의리에 진한 감동을 느끼곤 하죠. 하지만 그건 다 영화가 만들어낸 허구입니다.  실제 조폭 아니 깡패들은 어떨까요?

실제 깡패들은 자기들 이익이 흐르는 곳으로 흘러갈 뿐이지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습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주된 내용은 여기에 있습니다.  비리 세관원 출신의 최익현은 특유의 인맥관리와 엮기의 대가 답게 부산 조폭인 최형배와 엮이게 됩니다. 

영화 초반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최익현(최민식 분)이 최형배(하정우 분)에게 마약을 팔기 위해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서로 족보를 따지니 최익현이 큰 형님뻘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말을 놓고 조폭 최형배를 하대합니다. 그러다 형배 쫄따구에게 구타를 당합니다.  맞을 짓을 했죠

며칠 후에 최형배는 자신의 집에 갔더니 자신의 아버지 옆에 최익현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랍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형배에게 큰절을 들이라면서  잘 아는 형님이라고 소개합니다.  이렇게 최익현은 깡패같이 싸움은 잘 하지 못하지만 뛰어난 인맥관리와 머리회전으로 조폭의 세계를 해처나갑니다.  


모사꾼 최익현은 최형배라는 주먹의 의기투합하면서 조직을 키웁니다. 부산의 나이트클럽이나 빠징코등을 먹죠. 그의 뛰어난 인맥관리는 몇차례 구치소에 들어가도 바로바로 풀려 나올 정도로  아주 튼실한 인맥을 구축 해주었습니다. 말이 인맥구축이지 수시로 경찰과 검찰에 뇌물을 제공하는 나쁜놈이죠


영화는 최익현과 최형배 조직과 경쟁세력인 김판호라는 조폭의 알력다툼을 초반에 다루고 있지만 영화 후반부에는 아군도 적군도 없는 차가운 피가 흐르는 조직폭력배 세계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뇌물이면 뭐든 다 통하는 80,90년대의 대한민국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죠. 그러다 별종이 하나 튀어 나옵니다. 뇌물이 통하지 않는 신참 검사, 이 별종 검사로 인해 조직이 와해될 위기에 처하죠


이 '범죄와의 전쟁'은 비리공화국인 한국, 한국이 왜 부패지수가 높은 나라인지를 여실히 들어내고 있습니다. 
학연지연과 돈이면 안될게 없는 세상, 비리공무원, 비리검사, 비리경찰등이 어떻게 세상을 탁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자마자 경찰들이 경찰서 공중전화에서 자신이 비호해주는 악의 무리들에게 전화해서 단속 정보를 알려주는 모습등 곳곳에서 눈쌀이 찌푸려지는 그러나 다분히 일상적인 경찰의 비리, 그런 비리를 이용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모사꾼 최익현의 모습을 잘 담고 있습니다

열혈 신참검사의 모습이 잠시 나오지만  영화는 그래도 희망이 있다라는 식의 서푼짜리 오페라 보다는 대한민국 현실을 그대로 담은 영화 '부당거래'와 같은 시선으로 마무리 합니다.  


 영화 재미있습니다. 아주 신나고 펄쩍 뛸 정도는 아니지만 볼만은 합니다. 80.90년대의 조폭들의 현실을 담고 있고  강한놈이 오래 남는게 아닌 오래 남는 놈이 강하다는 인생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최민식의 연기와 하정우의 연기는 아주 뛰어나네요. 역시 연기파 배우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네요.
특히 최민식의 능글맞은 연기 오랜만에 봐서 참 기분이 좋더군요.

이 영화 감독이 79년생이던데 어떻게 그 80,90년대 초 풍경을 그리 잘 잡아냈는지 감탄스럽네요.  기존의 조폭영화는 잊고 여기 날것 그대로의 조폭영화가 있으니 조폭에 대한 환상 가지고 있는 분들은 보셨으면 하네요


세상 나쁜놈들이 어떻게 세상을 해쳐먹고 있는지 목격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나쁜놈들이 박멸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아 졌다는게 참으로 씁쓸하게 합니다.  PD수첩에서 비리검찰을 고발해도  니들이 떠들어봐야 우리가 무시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무소불위의 검찰,  이런 나쁜놈들이 더 많이 늘어난 2012년 한국입니다. 


그런데 나쁜놈을 나쁜놈이 배신하면 착한놈이 되는건가요? 아님 더 나쁜놈이 되는 걸까요?  영화를 보신다면 한번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