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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문화정보

왜 서울에는 이장님 마이크 방송이 없을까?

by 썬도그 201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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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입니다!  라고 시작되는 이장님 방송,  마을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서 마을의 경조사나 혹은 누군가에게 먼 곳에서 전화가 오면 방송을 해서 전화를 받게 했던 혹은 농사일이 힘들때 신청곡을 틀어주던 공공스피커 '이장님 방송'

얼마전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경기도 지역에서 달력배달을 하다가 주소를 찾지 못해서  마을회관에 들려서 이장님 방송에 구원요청을 합니다. 이렇게 시골에 가면 이장님 방송이라는 공공스피커 방송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서울은 그런 공공스피커가 없을까요?

 
지금 아트선재센터에서는  2012년 1월 15일까지  도시를 주제로 다룬  City within the City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눈길을 끈것은  레바논에서 온 두 아티스트인 나일라 의 
'서울 공공확성기'였습니다.


 이 작품은 실내와 실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실내에는 빔프로젝트와 헤드폰으로 대부도의 공공확성기 즉 이장님 방송을 통해서 3일동안 대부도 사람들이 대부도가 어떻게 발전 했으면 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도의 교통문제를 거론하는 주민도 있고 명동처럼 네온싸인이 많았으면 한다는 여고생의 목소리도 들리고요
개발을 많이 했으면 한다는 주민등 대부분의 주민이 개발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개발을 반대하고 지금 이대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분도 계시는데 개발을 하더라도 바다 만큼은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더군요

제가 외지인이라서 뭐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대부도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지 거길 개발하고 바다를 막고 방조제를 만들고 하면 지금의 시화호 혹은 새만금이 됩니다. 뉴스를 보니 새만금 개발 후에 새우 수확량이 급감했다고 하죠

송도보세요. 거기 거대한 빌딩들 세워지면서 그 앞의 갯벌을 막고 있는데 갯벌이 호구인지 개발하기 쉽다고 그냥 바다 매꿔서 땅을 늘려가네요.  뭐 주민들 입장에서는 개발이 되면 지금 보다 더 편한 삶 혹은 돈이 굴러 들어오는 삶을 예상하고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여러 개발사례를 보면 결국 돈 버는 것은 외부 자본가들이지 주민들은 갑이라는 자본가의 고용인이 되어 을로써 사는 모습이 예상되어 집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는 모두 희망에 가득 찼습니다.  대부도.. 90년대 초, 사진동아리 활동 때문에 숙제하듯 혼자 카메라 들고 찾아갔던 섬, 그 섬에서 많은 염전들을 카메라에 담았던 옛 생각이 납니다. 대부도에 들어갔다가 막차라는 말에 황당했던 그래서 어떻게 다시 수원으로 나가나 걱정을 하다가 히치하이킹을 해서 봉고차를 얻어타고 나왔던 옛 생각이 나네요

그때 저를 태워준 동아리 친구들이라던 30대의 아줌마 아저씨들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한번도 찾아가보질 못했네요.  내년에는 꼭 찾아가 보겠습니다. 
 
90년대 대부도는 한적한 어촌이었는데 요즘은 교통도 발달하고 서울에서 가까워서 유흥가들이 많아 졌다고 하네요. 
뭐 요즘 지방을 가면 온통 서울이나 대도시 손님에 대한 해바라기 상점, 상가, 음식점, 팬션등 도시인들이 찾지 않으면 스스로 자생하지 못하는 생태계로 변했더라고요.  예전엔 스스로 살아가는 마을들이 이제는 외지인들이 오지 않으면 스스로 독립할 수 없는 모습,  이것도 또 하나의 양극화 일까요?



대부도 마을 주민들의 희망과 바람을 듣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에는 CD플레이어와 헤드폰이 있는데  서울 공공확성기라는 작은 팜플렛도 있습니다.
귀에 헤드폰을 껴 봤습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서 깜짝 놀랐다가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안정을 찾았습니다.

왜 서울에는 공공확성기가 없을까요? 라는 질문에 많은 시민들이 대답을 했고 그 대답을 채집해 놓은 소리들이 들렸습니다. 
어떤 분은 아파트 단지안에서 경비원분들이 하는 방송으로 대체되어서 없어진것 아닐까요? 라는 말을 했고 어떤 분은 소음 때문에  사라진것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서울에 시골과 같이 공공확성기가 있었다면  민원이 들어오고 쌍욕이 오고갔을 것 입니다.
도시는 소음유발 매게체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조용한 집이 살기 좋은 조건에 들기도 하죠. 얼마나 소음에 민감한지 윗층에서 뛰는 소리에도 민감해 합니다. 이렇게 쓰면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분들이 쌍욕의 댓글을 달것 같아서 여기서 줄입니다. 

아무튼 도시는 소음 생산자들이 넘쳐나고 이런 소음에 노이로제에 걸린 도시인들은 자신이 듣기 싫은 소음에 강하게 반응을 합니다. 예전에는 아침마다 두부장수가 와서 두부 판다는 종소리가 정겨웠는데 지금 그랬다가는 주먹이 날아갈 수 있죠

이렇게 도시인들은 내가 원하지 않는 소리에 강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고 실제로 소음에 대한 민원이 많습니다.
이런 도시의 습성에서 공공확성기를 틀면 바로 욕과 민원이 날아갑니다.


하지만 공공확성기가 멸종 한 것은 아닙니다. 15일마다 하는 민방위 훈련을 할 때 보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를 확성기에서 나오는 싸이렌 소리가 서울 전역을 휩싸죠. 그때마다 전 그 소리가 나는 스피커들은 어디에 있는걸까 두리번 거리곤 합니다.

이렇게 국가 위급시에는 공공확성기가 봉인을 뚫고 방송을 합니다.
그러나 공공확성기에서 나올 만한 내용은 전쟁과 같은 대재앙 때에만 나오지 평상시에는 활용되지 않죠.  좀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렇다면 과연 확성기에 나올만한 내용이 전쟁 밖에 없나?  하는 물음을 해보면  전쟁과 지진등 대재앙이 아니고서는 좀 처럼 서울에서 공공확성기를 틀일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이유 중 하나는 공공확성기의 대채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체재란 바로 TV입니다. 집집마다 TV가 있고 DMB로 이동하면서  휴대폰으로 볼 수 있기에  확성기가 거의 필요없어졌습니다.  또한 세상은 점점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들어야 하는 버스안에서 버스기사님이 일방적으로 틀어 놓은 트로트 노래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내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시대, 내가 세상에 맞추는 독재의 시대에서 서비스업자들이 고객에제 맞추는 맞춤시대로 넘어가고 있죠.  생각해보니 이 공공확성기가 꼭 민방위 훈련때만 사용되어지던것은 아니였네요

80년대 까지만 해도 매일 저녁 5시나 6시가 되면 국기강하식이 있었고 그때 저 멀리 공공확성기에서 
'나는 자랑스런' 으로 시작되는 멘트가 나오면 주문에 걸린듯 가던 길을 멈추고 그 국기강하식이 끝나는 약 2,3분간 얼음 처럼 서 있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지도 않는 풍경이었지만 독재자의 발상에서는 그런 것이 애국이고 반공이고  국가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어린 내가 마치 안하면 나쁜 어린이가 되는 마냥 철석같이 믿었고  그 마법의 시간에 움직이는 어른들을 손가락질 했던 생각이 나네요

누구 하나 그런거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는 어른도 없었던 세상,
지금 생각하면 코메디 같은 세상이었지만  그 시절을 그리워 하는 어른들이 참 많다는 불편한 진실이 떠오릅니다. 



 아트선재센터 1층에 가니  서울과의 대화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답을 해봤습니다.

 1. 도시 행정부는 공동의 자신인 공공건물을 마음대로 처리할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인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죠. 이 구조에 대한 지적하는 시민도 없고요. 솔직히 그 동대문 운동장 허물고 거기에 디자인 뭐시기 하는거 세우는거 오세훈 전 시장이 시민들에게 한번이라도 물어봤나요? 자기 맘대로 한거죠.  토건주의자들은 남의 말 안듣기로 유명하잖아요.   서울시청만도 그래요. 서울시청 자체가 하나의 근대문화 유산인데 피사드만 남기도 다 허물어 버리잖아요.  그런 앞모양인 피사드만 남기는게 무슨 보존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무튼 겉모습에만 열정적인 사람들, 피부에 1억을 바르는 사람들이 서울시장을 맡는 것은 앞으로 없었으면 하네요



2. 문화 유적은 파괴의 대상인가? 보존의 대상인가?


100명이명 100명 모두 보존해야 한다고 할 것 입니다. 단 그 100명중에 내 앞마당에서 문화유적이 나온 사람이 있다면 파괴한다고 하겠죠.  우리는 문화유산은 보존해야 한다고 배워쏙 그렇게 말할 것 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인종차별 처럼 앞에서는 보존해야죠 하지만 자신의 이익과 결부되면 반대로 파괴해야 한다고 할걸요

문화유적 보존할게 솔직히 서울에 뭐가 있나요? 이미 늦었어요. 독재 개발시대에 다 파괴했고 평탄화 작업 한 후에 빌딩 올려서 끝났습니다. 이제와서 무슨 보존을 합니까?  그나마 고궁들이 옛 모습을 지켜주는데 종묘 앞에 거대한 빌딩 올라가게 허락한 서울시가 무슨 문화유산 보존을 말할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종로 곳곳에는 건물들의 비석이 있습니다.  XX터가 있던 곳,  XXX의 집이 있던곳등 조선시대의 유명 건물들이 있던 곳을 표시한 건물들의 비석들이 있습니다. 그 비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3. 노점상의 권리는 보장 받아야 하는 것인가?


이건 참 애매하죠. 노점상들이 욕 먹는 이유는 불법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기에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가게들은 세금 꼬박꼬박 내는데 노점상들은 세금을 내지 않고 이런 이유로 욕을 먹습니다.  그렇다고 노점상을 무조건 단속이라는 철퇴를 내리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일산의 거리처럼 노점상을 하나의 먹거리 문화로 인정하고 자리를 마련해주고 전기를 공급하고 정당하게 세금을 받으면 됩니다. 지금 노점상들이 깡패들 같은 놈들에게 자릿세 뜯기는 그 돈을 세금으로 돌리면 되고 대신에 경찰들이 조폭들로 부터 보호해주면 되죠.  단 아무곳이나 노점이 들어서게 하지 말고  주변 상인들과 겹치지 않는 제품이나 음식들로 배치하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요?  떡볶이 집 앞에 떡볶이 노점 하면 안되겠죠

노점상의 권리는 책임을 지는 행동을 할때만 권리를 인정 받을 수 있을 것 입니다.


4. 신자유주의 조건 안에서 스타 건축가의 의미는 무엇인가?
 


동대문 야구장과 축구장을 허문 자리에 3758억원이 들어가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금 한창 공사중인데요. 한번 지나가 봤는데 그닥 끌리는 매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완공되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과연그 곳에 그런 허울만 멀쩡한 쭉정이 같은 것을 세워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차라리 야구장과 축구장 자리에 야구박물관이나 축구 박물관을 세워서 야구광, 축구광에 대한 문화적 충족을 시켜주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물론 서울시가 주변 패션타운들의 구심점이 되는 것을 만든다고 하는 취지는 알겠지만 솔직히 동대문 패션타운이 무슨 패션의 메카도 아니고 용산 용팔이처럼 바가지 상술이 판치는 곳이라고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때리고 있는데요. 패션타운의 이미지 이전에 바가지 상술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만만한 사람 오면 특히 중고생들에게 바가지 씌워서 파는 모습 부터 제도적으로 고쳐야죠

 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건축물입니다.  한국의 건축 시공수준은 세계적이지만 고부가가치인 설계수준은 많이 딸리는 건지 왜 저런 건물 디자인을 외국인에게 맡기는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외국의 유명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우와~~ 하고 우러러 볼거라고 생각했나요?  물론 디자인에 대한 왈가왈부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 건물과의 조화를 보면 그닥 공감을 가지는 않네요. 물론 자하드가 주변 건물을 다 보고 디자인 한것 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별로입니다. 또한 이 과정 모두가 서울시민의 의견수렴은 전혀 없었다는게 더 큰 문제이지요


이런 유명 건축가에 대한 맹신은 부산 영화의 전당 건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건물도 해외 유명 건축가가 설계 했는데 비가 오면 일부러 중간에 비가 떨어지게 배수처리를 따로 하지 않은 지붕이라고 합니다. 그걸 일부러 하지 않아서 야외에서 영화를 보는 그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고 설게자가 말했는데  부산시에서는 갑자기 비가 새는 지붕에 화들짝 놀랐다고 하죠

아니 건축가의 설계 의도도 모르면서 준공허가를 해주는 이 꼰대스러움, 참 가관입니다.

5번 문항은 제가 건축가가 아니라서 어떻게 답할 수가 없네요

도시문제에 대한 재미있는 풍경과 질문과 사색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포스트 말고 다음 포스트에도 이 전시회  City within the City 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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