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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미얀마 난민수용소 누포캠프를 담은 '철조망에 걸린 희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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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난민수용소 누포캠프를 담은 '철조망에 걸린 희망'

썬도그 2011. 11. 28. 14:56
철조망에 걸린, 희망철조망에 걸린, 희망 - 6점
임연태 지음, 이승현 사진/클리어마인드
http://photohistory.tistory.com2011-11-28T04:37:530.3610


2007년 9월 한장의 사진이 절 아프게 했습니다. 일본의 비디오저널리스트인 '나가이 켄지'씨가 1미터 앞에서 미얀마 군인의 총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은 뉴스화면과 사진으로 전세계에 전파가 되었고 미얀마 군부정권에 대한 국제여론은 싸늘해졌습니다.

2008년 풀리쳐상을 받았던 이 사진속에는 쓰러진 켄지씨도 있지만 총을든 군인들에게 쫒기는 시민들과 승려들도 보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2007년 미얀마 시위를 잊었을것입니다. 저 또한 잊었으니까요. 제 기억으로는 당시 미얀마 군부정권은 기름값을 올렸고 이에 화가난 승려와 시민들은 양곤시에서 수일째 가두시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승려분들이 했죠.

그런데 이 개망나니 같은 미얀마 군부정권은 종교인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몽둥이로 팼고 그 모습에 흥분한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겉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혁명을 샤프란혁명이라고 하죠.  뉴스를 보니 2011년 올해 군부정권이 물러가고 민주정권이 들어섰다고 하는데요.  2010년 11월 수십년만에 선거가 이루어졌고 군부정권이 물러가고 민간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이번달 말인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미 국무장관인 클린턴 장관이 미얀마에 방문한다고 합니다.
2007년만 해도 전두환 박정희 같은 정권의 핍박속에 있던 나라가 이제는 완벽하지 않지만 숨통을 좀 트일 수 있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철조망에 걸린, 희망은 샤프란 혁명때 군사정부의 탄압을 피해온 승려들과 미얀마 국민들이 국경을 넘어 태국 국경지대에 만들어진 누포 캠프의 실상을 담은 책입니다.

책 제목에서도 나오듯 국내 최초, 미얀마 난민수용소를 담은 책이기도 하고요.
샤프란 혁명으로 인해 여기저기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그런 살풍경을 피해서 넘어온 미얀마 난민들이 무려 2만여명이 넘습니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에 사는 사람이 약 300만명 그중 2만명이 2km라는 좁은 공간인 누포캠프에서 살고 있습니다.

물론 태국정부는 자기 먹고 살기도 바쁜데 이런 난민을 수용할 수 없었죠. 태국정부는 다시 돌려 보낼려고 했는데 국제사회와 국제구호단체들의 설득으로  캠프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캠프라는 것도 그냥 땅만 빌려준것이지 거기에 전기나 상하수도 시설을 만들어주는 것은 없습니다.

이 책은 현대불교 논설위원인 임연태가 글을 쓰고 시인이자 사진가인 이승현이 사진으로 그 누포캠프를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이 책은 제목 '철조망에 걸린, 희망'에서 알수 있듯이  난민들을 무척 감상적으로 담은 책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 시선 즉 난민을 측은하게 보고 불쌍하게 보는 일방적인 시선으로 책을 처음 넘길 때는  좀 힘이 들었습니다. 이런 감성적인 시선은 단발적인 도움만 유발 할 뿐입니다.  이런 이유로 연예인들이 동남아시아의 가난한 동네에 가서 때구정물 흐르는 아이 한명씩 안고 측은한듯 그윽한 눈빛을 보내면서  수백만원짜리 카메라로 인증샷 찍는 듯한 시선을 무척 싫어합니다.

물론 그런 사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동참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린다면 과정의 비판이 아플지는 몰라도 결과론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기에 연예인들의 자기 이미지 관리라는 비판이 있을지라도  난민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하지만 원론적으로는 그런 일시적인 도움이 아닌 구조적인 개선, 가난을 개선하는 것이 좀 더 장기적이고 원천적인 가난 퇴치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구호단체에서는 저와 같은 따끔한 비판이 있을지라도 그런 시선, 측은지심이 하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그 말에 저도 공감합니다.

이 책 '철조망에 걸린 희망'도 같은 맥락으로 좀 비판적 시각으로 출발 했습니다. 책 대부분이 누포캠프 난민들의 누추한 실상을 여과없이 담고 있고 저자가 초반에 그들의 가난을 통해서 자신이 부자임을 돌아보면서 상대적 행복을 느낀다는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처음에는 잘 읽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중반에 들어서면 저자의 시선도 측은지심만이 아닌 평온속에서 동등한 입장. 내려다 보는게 아닌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시선으로 변하게 되고  저 또한  비슷한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여긴 누포캠프잖아! 누포캠프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미얀마 난민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걸? 그걸 알리는게 주목적인데 너무 까칠하게 보는건 아닌가?" 라는 자문에 마음이 수그러들었습니다.

 
누포캠프의 삶은 상상이상의 누추하고 불편하고 더럽고 추한 곳입니다. 상하수도 시설이 없으니 전염병의 위험도 있죠. 
하지만 이런 곳에서도 아이들이 웃고 뛰고 축구를 하면서 미래를 생각합니다.

도저히 현실적으로는 고등학교 진학도 힘들어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런 암울한 미래의 그림자를 모른채 뛰어 놀고 있습니다. 암울하다는 것은 현재시점이지  많은 구호단체와  선교단체의 도움과  미얀마 정국이 안정화 되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난민이 아닌 국민이 된다면 그들에게 있어 희망은  현재의 몰핀이 아닌 실현 가능한 희망이 될것 입니다.

두 저자는 2km 남짓의 누포 캠프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면서 그들의 실상을 조심스럽게 담습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통역을 대동해서 그들의 삶의 깊숙히 들어가서 그들이 느끼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진중한 토의가 많았으면 하지만  조금은 소심하게 먼 발치에서 카메라로 담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네요

책 중간중간 눈이 맑은 아이들의 사진이 많은데 그 사진들을 보면 눈시울이 적셔지곤 합니다.
맑은 눈 처럼 맑은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는 어린이들인데  무슨 세상에 큰 죄를 졌다고  무능한 어른들 때문에 그 고생을 하는지를요.  

 
이 책은 후반에는 훌륭하신 스님들의 선행들을 담고 있습니다. 
미얀마가 불교국가라서 그런지 한국의 스님들과 불교신자들이 화수분 처럼 지원을 해주는데요. 저 아이 한명의 1달 생활비(먹고 자고 공부하는 모든 비용)이 1만원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겨우겨우 국제구호단체와 NGO 그리고 한국의 선교단체들의 지원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하루 두끼를 먹고 있습니다. 한창 자랄 나이의 아이들이 하루 두끼 그것도 맛 보다는 살기 위해 먹는 구호식량으로 연명하는 그들의 삶은 이 책은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 누포 캠프의 발생과정과 그 이유 그리고 이들의 일상과 희망이라는 미래를 촘촘하게 담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이 나온 후 미얀마의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민간정부가 들어 섰다는게 그 어떤 대규모 원조 소식보다 듣기 좋네요. 물론 당장은 그들의 삶이 변하지는 않고 난민캠프에 있는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 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원조등 서방의 원조가 많아지고 그에 못지 않게 미얀마에 영향을 주고 싶은 중국과 원조 레이싱을 한다면 빠르게 좋아 질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제 희망사항이지만요


 
이 책은 누포 캠프 근처의 태국 메솟에 사는 미얀마 출신의 소녀들도 만나는데 참 귀엽고 예쁘게 생긴 여고생들입니다.
이 여고생들이 한국문화에 푹 빠져서 한국 가요와 드라마를 즐겨 부른다고 하는데  우리가 50,60년대 미국 원조를 받으면서 미국을 좋아했던 모습과도 비슷해 보이면서 다릅니다. 

 책 마지막에는 스님들이 네팔 카투만두에서 한국어 어학당을 만들었다는 훈훈한 소식을 담고 있습니다.
몇달전 어머니가 EBS의 세계의 아이들을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서더군요. 고등학생인 네팔 소년이 40kg이나 되는 무거운 짐을 매일 이고 다니는데 그 무게간 너무 무거워서 매일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그것도 맨발인 그 소년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 소년의 직업은 포터, 히말라야 등산객들의 짐을 보온성도 없는 옷을 입고 매일 이고 나릅니다. 한국의 스님들은 한국어 어학당을 만들어서  포터일을 하지 말고 간단한 한국어라도 어학당에서 배워서 한국관광객 가이드나 아니면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로 근무할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빵과 고기를 주는 원조가 아닌 고기를 낚는 낚시대를 선물해주는 모습 같아서 너무 흐뭇했습니다.

아쉬움도 많은 책이고 까칠한 시선으로 책을 읽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언론에서도 관심 없는 미얀마 누포캠프를 세상에 알리는 유일한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철조망에 걸린 희망이 이제는 철조망이 제거된 희망이 되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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