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대한 단소리

신림동 신사시장, 신원시장에서 전통시장 생존법을 발견하다

by 썬도그 2011. 10. 26.
반응형
지난달에 간단한 수술을 하기 위해 집근처 대학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당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제거 수술은 쉽게 끝났는데 담낭에 용종이 있어서 담낭(쓸개)제거 수술과 함께 당뇨병도 관리해야 합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이 났고 아버지 당뇨병은 관리를 요하는 병이고 신경을 많이 쓰는 병이라서 온 식구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당뇨병은 불치병은 아니지만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병이고 식이요법이 아주 중요한 병입니다. 탄수화물을 바로 당으로 만들어지기에 당뇨에는 아주 않좋죠. 따라서 밥을 줄이고 야채와 같은 당이 거의 없는 야채, 채소들이 좋습니다

온누리 상품권이 몇장 있어서 주머니에 넣고 자전거를 몰고 관악구에 있는 신사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도림천 자전거도로를 타면서 자전거 라이딩겸 시장도 들릴겸  근처 전통시장이 아닌 좀 먼거리에 있는 신사시장으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신대방역 근처에 있는 신사시장에 가다



신대방역은 제 20대에 살던 곳입니다. 항상 신대방역에서 전철을 타고 등하교를 하고 출퇴근을 했습니다. 신림동 친구들과 신대방 친구들의  만남의 장소였죠.  그 신대방역에서 걸어서 10분을 가면 나오는 골목속에 있는 시장이 '신사시장'입니다.

신사시장이 신사들이 있어서 신사시장은 아닙니다. 신사동에 있다고 해서 신사시장입니다.
신사동은 서울에 무려 3곳이나 있습니다. 강남에 하나 은평구에 하나 그리고  관악구에 하나가 있습니다. 원래 관악구는 신림 11동까지 있는 구입니다.  그런데 2년전인가  구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동네 이름을 다 바꿨습니다

신림4동은 신사동으로 바꾸었는데 신림4동의 약자를 따왔네요.  그런 이유로 신사동이 되었고  신사동에 있어서 신사시장이 되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작은 놀이기구가 있네요. 칭얼거리는 아이를 위한 놀이기구인데 공짜는 아니고 동전을 넣어야 움직입니다


 
역시 신사시장도 캐노피로 비와 눈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요즘 전통시장은 예전 재래시장과 아주 다른 이미지죠. 물론 아직도 예전 이미지 그대로인 전통시장도 여전히 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의 의지와 협동심만 있다면 이렇게 현대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mbc방송에 나왔다는 형용사가 있는 시장피자가게입니다. 불고기바이트볼 피자 대(大)이 18,000원, 중(中)이 15,000원입니다.
치즈크러스트 피자가  대(大)가 14,000원 중(中)이 11,000원으로 무척 싸네요.  크기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아주 저렴한듯 하네요. 집에서 가까운 시장이면 들고 갔을텐데 자전거를 타고 와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중간에는 차량통행금지 푯말이 있네요. 이 전통시장은 오토바이가 가끔 지나가는데 그 오토바이 대부분이 배달오토바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오토바이를 시장 주차장에 주차시켜놓고 다니는게 어떨까 합니다. 평일에는 오토바이가 지나다녀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주말에 북적거릴때는 오토바이 소리까지 나고 빵빵거리면 쇼핑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신사시장은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점포가 98%입니다. 거의 다 통용된다고 볼 수 있죠. 
현수막에 전통시장상품권이라고 되어 있는데 온누리상품권으로 통일했으면 합니다.  차차 조율이 되겠죠



 100-1=0 ?? 뭔가 했습니다. 
100점포중 1점포의 불친절과 무질서가 우리시장을 0으로 만들수 있다고 하네요
맞아요. 몇달 전에 지인이 저에게 전통시장에 갔다가 한 아줌마라 싸웠는데  씩씩거리면서 저에게 말하더군요.  그 점포 아줌마는 당신에게 물건 안판다고 문전박대를 했는데  지인이 큰 잘못도 안했는데  물건 만져본다고 버럭 화를 냈다고 하네요. 지인이 아무리 자기 입자에서만 말했다고 해도  그건 너무 불친절한 모습이고 그런 이미지 하나로 그 시장 전체가 매도당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한두분이 한게 아닐것 입니다.  용산도 그렇죠. 용산전자시장도 몇몇 용팔이라는 불친절한 종업원들 때문에 전자시장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고 지금은 거의 망해가고 있습니다.  시장상인분들도 이 점을 간과하면 안됩니다. 한분의 불친절이 시장전체를 도매급으로 매도당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두 친절하면  친절이 입소문을 타고 마트 사용자들을 끌어 들일 것 입니다.



 
 당뇨에는 당근이 좋습니다. 사진 아래에 있는 3개씩 들어 있는 당근이 국산당근으로 3개에 2천원이고 위 색깔이 더 밝고 더 당근같은게 중국산으로 2개에 1천원 합니다.   '온누리 상품권' 1만원짜리가 있어서 1만원어치를 샀습니다. 



 


사면서 채소가게 아주머니가 놀랍니다.  

"뭐에 쓰시게요? 주스 만들어서 드시게요"
"네 아버지가 당뇨라서 당근이 좋다고 해서 사는거예요"

아주머니가 놀란 이유는 양 때문입니다. 1만원어치를 받아들면서 그 무게와 부피에 놀랬습니다. 아~~~ 자전거 타고 왔는데 어쩐다 ㅠ.ㅠ  당근을 들고 나오다가 다시 돌아와서 아주머니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1시간 후에 다시 올테니까 잠시 맡기면 안될까요?"
"네 그러세요"

청국장을 사러 가야 하는데 그 무거운것을 들고 다니기 힘들었습니다. 청국장도 당뇨에 좋은 음식입니다


 
청국장을 살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왠 줄이 있습니다. 근처에서 어슬렁 거려보니  돼지고기 1근을 1천원에 판다고 하네요
한정수량만 깜짝 세일로 판다고 하는데 어르신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전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전통시장에도 마트처럼 깜짝 세일이 있습니다

지난달에 어머니가 전통시장에 갔다가 아침에 선착순으로 배추를 원가보다 싸게 300포기를 선착순으로 한 사람당 3개씩 판다고 해서 토요일 아침 일찍 시장에 가시더군요. 시장에 가면 이런 풍경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군침만 다셨네요. 청국장은 근처에 있는  신사시장보다 더 규모가 큰  신림사거리 부근 도림천에 있는 '신원시장'에 가서 사기로 했습니다. 





도림천 옆에 있는 신원시장,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하다


신원시장은 신림사거리 근처에 있는 전통시장입니다. 신림사거리는 젊은이들이 참 많은 거리고 순대곱창이 유명한 곳이죠. 그 바로 옆에 있는 규모가 상당한 시장입니다.  


최근에 잘 정비된 도림천이 바로 옆에 있어서 시장가기전에 잠시 쉬었다가 갈 수 있습니다. 자전거도로도 있어서 서울대 앞 미림여고까지 갈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이곳에 물이 자박자박 흐르고 시민들이 더위를 녹이기도 하는데 신원시장에서 군것질꺼리 사서 여기서 친구나 가족과 먹으면 아주 좋습니다.  캔맥주도 한잔하고요


 

 신원시장도 캐노피가 있고 간판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신원시장은 '온누리상품권'을 100% 활용할 수 있기에 아무 가게나 가서 쓱 내밀면 됩니다.


 


연근도 당뇨에 좋습니다.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너무 많이 사면 자전거로 집까지 가기 힘들어서요. 
그냥 청국장만 사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볼만한 볼거리는 이 해산물들이죠. 특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저는 생선은 싫어하고 조개류는 껌뻑 죽는데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 했네요.  특히 굴을 무척좋아하는데  자전거 때문에 이것도 포기했습니다

 
신원시장은  이전에 갔던 신사시장보다 어두워쓴데 가만히 보니 캐노피 위에 검은 천이 덮혀 있네요. 무슨 이유로 검은천을 덮었을까요?


 


신원시장은 꽤 규모가 컸는데  이런 옷가게들이 있는 점포도 보입니다.


 


대형마트에는 없는 호박죽, 팥죽,칼국수, 2천원짜리 신원시장 명물 탕수육등 다양한 군것질꺼리 먹거리가 있습니다.
이런게 바로 전통시장의 장점이자 대형마트와의 차별성입니다. 



프렌차이즈에서 파는 빵들도 가득하네요. 물론 프렌차이즈 빵집보다 더 가격이 싸고 큽니다. 

 

 
머리에 써도 될만한 왕만두가 있는데 호빵이 아닐까 할 정도로 큽니다. 


 

 
청국장을 샀습니다. 한 뭉텅이에 2천원하는데 생각보다 무척 싸네요. 청국장 냄새가 나서 집에서 먹기 좀 꺼려하는데 아버지 당뇨때문에 냄새가 나도 먹어야겠습니다. 어제  TV를 보니 골프선수 최경주도 좋아하는것 같던데요



미니벨로 핸들 양쪽에 바리바리 싸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저기에 든것이 모두 2만원 어치입니다.  무척 양이 많네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를 이길수 있는 최종병기는 스토리텔링


꼬꼬면이 빅히트 한것은 맛때문이도 있지만 이경규와 남자의 자격이라는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꼬꼬면이라고 단어로 내 던져졌다면  사람들이 쳐다도 안봤겠죠.  하지만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이경규가 라면배틀을 한 그 제품이라는 이 한 문장이 꼬꼬면에 열광하게 했습니다.

해가 지는 관악구 골목길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이 따라오지 못하는 강점이 뭘까 했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니  한가지가 떠오르네요. 그 강점은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트는 친절합니다. 모두에게 친절합니다. 로봇처럼 친절합니다. 정이 안갑니다. 1주일에 한두번을 가도 계산대의 계산원은 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저는 계산원을 알아보지만 계산원 아주머니들은 저를 모르죠.  그럴 수 밖에요.  수천, 수만명의 고객이 오는데 일일이 다 알 수 없죠.  또한 대형마트가 자기 소유도 아니고 정직원이 아닌 분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애정이 크게 있지 않다보니  단골이라는 개념을  계산원 분들에게 바라기 힘듭니다.   정이나 끈끈함 보다는 오로지 돈으로 고객와 기업이 만날 뿐입니다. 이런 모습은 편의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시장은 다릅니다.  두번 이상 찾아가면 대부분의 가게는 저를 알아봅니다. 제가 먼저 인사하기전에 상인 특유의 눈썰미로 또 오셨냐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발단을 지나 전개에 들어서면 단골이 되고 그런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단골이면 덤도 더 많이 줍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돈으로 만나는 관계가 아닌 스토리가 생기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사는 이야기도 곁가지로 하는 친구가 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가게 주인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트나 편의점은 수시로 직원들이 바꾸기 때문에 정을 붙일 일이 없습니다.  그냥 마일리지만 쌓여갈 뿐이죠. 하지만 전통시장은  첫장을 넘기면 같이 공동의 이야기를 적어내려갑니다.

이런 시장의 매력을 시장 스스로 발견했으면 합니다.  위해서 말했듯 100-1=0가 될수 있습니다.  친절이 습관화 된 시장상인이 많은 시장이 건강하고 밝고 매출증대가 되는 시장이 될것입니다.

두 시장을 갔다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