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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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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보/사진전시회

돌잔치 대신 엄마가 마련한 사진전에 감동 받다

썬도그 2011. 9. 22. 16:30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만레이, 으젠느 앗제, 풀리쳐상 사진전등 유명한 사진전이 국내에서도 많이 열리고 있고 너무 많이 열려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사진전용 전시관이 된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진전이 많이 열리는 이유는 사진에 대한 인프라가 풍부해졌고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왜 그리 많이 하고 좋아할까요?  그 이유는 사진이라는 것에 대한 진입장벽이 무척 낮기 때문입니다.

미술이나 음악을 할려면 악기나 캔버스 물감등 들어가는 돈이 참 많습니다. 사진도 들어가는 돈이 참 많았죠.
필름이라는 소모성 제품과 인화지라는 거대한 지출이 기다리고 있어서 사진도 고급취미였습니다.  하지만 디카가 나온 이후 필름과 인화에 들어가는 돈이 사라진 후 사진은 대중 깊숙히 파고 들었고  80년대 음악감상과 독서라는 국민 취미자리가 사진에게 자리를 내준 이유도 사진의 간편성과 대중성과 접근 용이성 때문이죠

하지만 유명 사진갤러리나 전시장은 여전히 사진작가분들의 전유물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하는 사진동아리의 전시회가 가끔 있지요.  



인사동 '갤러리 나우'는 제 참새방앗간입니다.  그냥 지나갈일이 있으면 잠시 들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조금은 낯선 전시회가 있네요.  '한살 재하의 엄마표 사진 전시회'


호기심으 들어가 봤습니다



입구에 있는 대자보를 천천히 읽어 봤습니다. 


돌잔치를 대신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다는 문구에 눈이 멈췄습니다.
응?  그럼 이 사진전 엄마가 돌잔치 대신에 한것인가?  마침 재하의 어머니가 옆에 오시더군요. 여러가지를 물어 봤습니다.


돌잔치 대신 하는 건가요? 라는 물음에  약간은 상기된 얼굴로 맞다고 하십니다.
순간 머리속에 번개가 쳤습니다.  아니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하시다니.   그렇게 한참을 수다를 떨었습니다.

애정남은 아니지만 수 많은 돌잔치 정말 짜증나죠. 안가기도 그렇고 가자니 큰 의미도 없고 돈만 내고 밥만 먹고 오는 돌잔치, 사실 환갑이 고령화 시대에 퇴색이 되듯 돌잔치도 예전의 그 의미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예전에야 유아 사망율이 높아서 1살 넘기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서 돌잔치 의미가 거의 없죠. 그래서 안하는 부부도 있지만 그래도 1년이라는 기념을 안하기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유의미하고 기억에 남는 돌잔치로 남기기는 힘이 듭니다. 내색은 안하지만 방문하는 사람들은 크게 내켜하지 않고요. 
그런데 그런 돌잔치를 대신해서 아들을 위한 사진잔치를 마련했네요.  

재하의 어머니가 직접 1년동안 재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그 정성 대단합니다.
혹시 요즘 크게 인기 있는 전몽각 작가의 '윤미네 집'이라는 사진집에 영향을 받았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고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이라고 하시네요.  

빨간색이 인상깊은 윤미네집은 사진집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하는 편견을 날려버린 베스트셀러입니다. 
윤미네집의 사진들은 예술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사진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어떤 사진집도 흉내낼 수 없는 아버지의 따스한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전몽각 작가의 딸인 윤미가 나고 자라고 결혼하는 과정을 한올한올 정성을 들여서 담아 냈습니다. 

한 사람을 카메라로 계속 담는 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힘들때 카메라를 피하고 밀쳐도 무던하게 담아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죠.  그 아버지의 따스한 부성애가 사진집 가득 담겨 있고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재하 어머니도 재하의 1년동안의 여정을 카메라로 꼼꼼하게 담았습니다.  카메라가 찍기는 쉬워도 들기는 힘들다고 하잖아요. 바로 옆에 카메라가 있어도 그걸 의식하지 않으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힘듭니다.  때로는 귀찮아서 찍어서 뭐하나 하는 자신감 부족등으로 인해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들과 딸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인 아들을 찍는게 여간 정성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사진전을 보면서 윤미네집을 보던 그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저 한살박이 재하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어머니의 사랑을 인식하는 나이가 다가오겠죠.  

가끔은 어머니가 날 정말 사랑하나?  하는 생각이 재하에게 들때  이 사진전시회 팜플렛이나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시 사진전을 보여준다면  어머니의 정성때문에 나쁜 유혹에 빠지지 않고  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방향으로 전진 할 것 같네요


친구나 지인들은 토요일에 모여서 다과를 하면서 사진전을 한다고 하는데요. 
돌잔치 대신에 사진전 참 기발한 생각입니다.  갤러리 나우 관장님도  재하 어머니의 사진전 설명을 듣고 갤러리를 흥쾌히 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 어떤 전시회보다 감동 깊었던 전시회였습니다.



전시장 대여료가 만만치 않았을텐데 남편분의 동의가  큰 용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무미건조한 돌잔치 대신에 사진전 기획해 보는것은 어떠세요. 특히 아빠들 거대한 대포 같은 DSLR가지고  아이들 사진 많이 찍으시는데 그 사진 좁디 좁은 모니터로만 보지 마시고 전시장에서 한번 전시회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면 이런 돌잔치 선물로 자신이 찍은 멋진 사진을 인화해서 액자에 담아서  선물하는 것은 또 어떨까요?  
재하를 향한 엄마표 사랑이 가득 담긴  오랜만에 보는 감동적인 사진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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