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길상사는 그 앞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없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너무 불편한게 길상사입니다. 성북구의 부촌이라서 그런지 마을버스 노선이 전혀 없습니다. 같은 부촌인 평창동은 그래도 한대 정도는 지나다니던데 모두 운전기사 딸린 자가용 타고 다니나 봅니다. 그냥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성인 남자 걸음으로약 30분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 길상사입니다.
길상사는 기생이었던 김영한이 요정 대원각을 법정스님에게 봉헌하면서 사찰이 됩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이 그녀를 움직였습니다. 시인 백석과의 러브스토리가 유명한 김영한은 이 사찰을 시주하고 길상화라는 법명을 받게 됩니다.
길상사는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많은 사찰을 간 것은 아니지만 작은 오솔길 같은 곳도 있고 구름다리도 있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길상사는 크지 않습니다. 크지 않기에 정감이 가는 사찰입니다
한달 전에 왔던 길상사, 이 곳을 다시 찾은 이유는 연등때문입니다.
여느 사찰이나 부처님 오신날을 전후로 연등을 달지만 길상사 연등은 참 아름답습니다.
제가 사진을 잘 찍는게 아니라서 제가 직접 본 느낌보다는 덜한데요. 이 연등바다를 인터넷에서 보고 한달음에 달려 왔습니다. 이런 연등바다를 연출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나무들이 솓아 나온게 마치 주산지 같아 보입니다.
사찰 경내를 이리저리 돌아 다녔습니다. 연등이 켜질려면 시간이 좀 남아서 천천히 담아봤습니다. 참고로 연등은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만 킵니다. 스님들도 참선하고 개인 생활을 하기에 외부인들이 너무 오래까지 있으면 안되기에 긴 시간동안 키지는 않더구요. 한 동자승 인형이 돈다발을 받고 있네요. 누군가가 100원 500원을 올려 놓았고 다른 사람들이 계속 올린듯 합니다.
이렇게 곳곳에 평상과 나무의자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친구분들과 담소를 나누기 딱좋죠
철쭉과 연등과 나무의자가 묘하게 어울립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죠
연등이 바람에 날립니다. 수 많은 소원과 바람들이 바람에 날리우네요.
한 꼬마숙녀가 제가 사진찍기를 기다립니다. 후다닥 찍고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물 마시고 싶었나 보네요
오후 6시 스님이 타종을 합니다. 타종소리가 모든 경내에 울려퍼지고 작은 잡담들이 일제히 멈춥니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온 외국인 가족, 10대 남자 여자아이는 10대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으로 아빠를 못마땅하게 쳐다 봅니다. 아버지는 그런 표정에 연연하지 않고 카메라로 연등을 담습니다. 저 아이들 저녁에 연등이 켜지자 누구보다 좋아하더군요.
연등이 켜진 모습은 잠시후에 담겠습니다. 이 사진들 보다 10배는 더 예쁜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