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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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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외국사진작가

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과연 고독한 사람들일까?

썬도그 2011. 4. 25. 12:03

사진작가 Samantha Tio – Table For One
 
세상에서 가장 추잡한게 남 먹는거 쳐다보는 것이라고 하죠. 사실 뭐 먹는 과정이 고상하고 깔끔스러운것은 아니죠. 특히 닭이라도 뜯고 고기라도 뜯을라고 치면 허연 이와 선홍빛 잇몸까지 들어내야 하는데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그렇게 편하게 뜯기 힘들잖아요.

그러나 이 보다 더 불편한 시선이 바로 혼자 밥먹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시선입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혼자 밥먹는 여자를 보면 저 여자는 무슨 사연이 있어서 저렇게 혼자 먹지?
대부분의 여자분들은 혼자 밥먹느니 굶는다고 하죠.  그 이유가 뭐겠어요.  날선 이목이 두렵기 때문이죠

남자들도 마찬가지예요. 혼자 먹느니 굶는 남자들 많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이목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는 듯 합니다. 남이 날 쳐다보던 말던 신경 안씁니다. 어차피 잠시 같은 공간을 공유할 뿐 나와 전혀 없는 사람들인걸요.

여자들도 아줌마가 되면 처녀때 보다는 이목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죠.

요즘 20대들 친구가 많지 않다고 하죠. 그래서 혼자 밥먹고 혼자 놀고 혼자 게임을 합니다. 이렇게 혼자 하는 일들이 많아지니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요즘은 혼자 먹는 나홀로 족을 위한 식당도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혼자 먹는 대가들이 사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영화배우 배두나가  일본영화  '린다 린다 린다' 촬영때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촬영이 끝나고 점심식사를 하는데 우리 같으면 다 모여서 같이 식사를 하잖아요. 일본은 안그렇데요. 각자 싸온 도시락을 먹는데 모여서 먹는것도 아닌 다 혼자 벤치에 앉아서 먹는데요.  이런 일본의 벤또문화는 우리를 참 당황스럽게 하죠

보통 한국사람들은 밥한번 먹자라는 말을 하듯  식사자리를  사교와 공유의 자리로 만듭니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밥을 먹으면서 사적인 이야기까지 하잖아요.  술자리도 있지만  식사자리도 남의 이야기 듣는 최적의 장소죠.

이렇게 우리는 식구라는 문화가 참 발달했어요. 전혀 모르는 남이라도 같은 밥 나눠먹으면 바로 친해지는게 한국인데요.
요즘은 이런 식사문화가 많이 사라지는듯 해요. 특히 젊은 층들은 혼자 먹는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혼자 먹을 수 밖에 없을 때도 많고요

그런 혼자 먹는것을 권장할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상하게 보지 않았으면 해요. 서양사람들과 일본사람들은 개인주의가 발달해서 남이 뭘 하든 피해만 안주면 신경을 안씁니다.


 하지만 한국은 오지랖이 참 넓은 나라입니다. 그게 참 정감있고 인정적이긴 하지만 때로는 과할때가 있는데 그 과함이 바로 혼자 식사하는 여자나 남자를 물끄러미 보는 모습입니다. 

솔직히 혼자 먹는 여자들을 보면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죠. 또한 흔한 풍경이 아니니 자꾸 흘깃흘깃 보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쳐봐요. 혼자 밥 먹는 사람도 그걸 쳐다보는 사람도 서로 황망해하죠

 
싱가폴 사진작가 Samantha TioTable For One 라는 사진씨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싱가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있게 다가가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이 작가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도시속의 고독감을 담을려고 했나 보네요.  점점 편린화되어가는 도심속 삶을 고독이라고 치장한듯 합니다. 분명 혼자 밥먹는 행위는 고독합니다.  가만히 아무와도 이야기 하지 않고 있는 그 시간도 고독하죠. 하지만 둘이 있다고 여럿이 있다고 고독하지 않는 것도 아니죠.  혼자 있어서 느끼는 고독은 그나마 자신만의 무게이기에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럿이 있는 모임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고독보다 더 감당하기 힘듭니다.  먹고 마시고 죽자고 외쳤던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나 전철안에서 느끼는 외로움. 그 처절함을 견디지 못해 고독을 택한 사람도 있습니다.

위 사진속 사람들은 친구나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먹는 것도 있지만 오히려 너무 바빠서 혼자 먹을 수도 있을테고요. 꼭 고독하다고 할수는 없겠죠.  분명 고독을 느끼는 주체는 사진작가와 우리들 같은 타자들이겠죠

가장 좋은 시선은 혼자 먹던 말던 신경을 쓰지않고  쳐다봐도 부드럽게 봐주는게 좋을 듯 합니다. 쯧쯧거리는 듯한 표정으로 보면 그것은 대단한 무례입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수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수백명의 블로그 이웃을 가지고 전화번호부에 수백명의 이름을 저장해 놓곤 있지만 고독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들은 아닙니다. 오히려 예전 사람들 보다 더 자주 고독을 느끼는 존재들입니다.

고독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길은 고독에 익숙해지는 것이죠.

어찌보면 혼자 자주 밥을 먹는 사람들은 그런 고독에 익숙해져서 일상이 되었기에 정작 그들은 고독하지 않고 삶을 관조하는 모습까지 보여집니다. 다만 고독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이 혼자 밥먹는 사람을 고독한 사람이구나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그렇다면 과연 누가 고독에 더 힘들어하고 몸서리를 칠까요?  

어차피 세상사는게 고독의 연속입니다. 다만 그걸 못견디느냐 견디느냐 차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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