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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추억이 방울 방울 헤이리의 못난이 유원지

by 썬도그 201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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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는 서울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2호선 합정역에서 나와 건너편 거대한 자이 건물이 보이는 출구로 나와서 기다리면 20분에 한대씩 오는 2200번을 타면 파주 출판단지를 거쳐서 1시간이 안되서 도착 할 수 있습니다. 

헤이리를 매년 가지만  갈수록 헤이리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이번에 갔을때의 느낌은 녹슨 유원지 풍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멋진 건물들이 많아서 좋았는데 이제는 녹이 슬고 관광객들도 많지 않아서 인지 몇몇 가게는 평일에는 영업도 안하고 장사도 안합니다. 

경기침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3년전 처음 갔을 때의 그 싱싱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있네요.
뭐 계속 공터에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고 공실율도 줄어들고 있고 최근에 '시크릿 가든'의 촬영지이기도 해서 인기는 여전히 많지만  예전의 그 싱그러운 느낌은 많이 퇴색되었네요.

아무래도 자생하지 못하고 외부인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야 생존이 가능한 외부의존도가 높아서이지 않을 까 합니다.


못난이 유원지에 갔다 왔습니다.
못난이 유원지는 최근에 생긴 곳인데 추억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그 곳을 소개합니다

예전과 다르게 헤이리가 좀 변했는데  티켓창구가 있어서 헤이리에 있는 별별 박물관들을 20% 싼 가격에 들어갈 수 있는 통합 티켓을 판매하더군요. 

여러가지 티켓을 파니 골라서 끊으시면 됩니다. 
서울대공원에 있는 코끼리 열차 같은 것이 있네요.  


울트라맨과 포니2,  트램등이 있는 곳에서 발길이 멈췄습니다. 


못난이 유치원?? 처음에는 어떤 곳인지 몰랐습니다. 무료개방이라는 말에 내려가 봤습니다


한 80평 되는 공간에 추억의 물건들을 전시하고 체험 할 수 있는 곳이네요.



뽑기를 체험 할 수 있네요.  물론 돈을 내야 합니다.  


너무 반가운 물건이네요.  예전에 동아리에서 이 인화기 비슷한 것으로 인화했었어요
사용하면서  2차대전때 쓰던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조악했는데  밑에 후배들이 십시일반해서 새로운 인화기로
교체해 주더군요.  지금이야 이런 인화기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긴 하지만 여전히 흑백 사진을 찍고 인화기로 인화하는 대학 사진동아리도 많습니다.  점점 디지털로 바뀌고 있긴 하네요.


중고카메라들이 많네요. 


대전 이발소도 있고요.  이런 추억 박물관은  요즘 트랜드인가 봅니다. 아무래도 부모님들 주머니를 열게 할려면 70,80년대의 추억의 물건들이 이목을 쉽게 끌긴 하죠.  꼭 아이들 손 잡고 엄마, 아빠 어렸을때는 이런거 가지고 놀았어~~ 하면서 말해주곤 하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별 관심을 가지지 못합니다.

생각해보면 저 어렸을때 삼촌이 우리 어렸을 때 이런것 가지고 놀았다고 말하면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꼬졌다.. 생각만 들었고요. 전 나쁜 어린이였나 봐요

옛날 추억의 공간을 잘 꾸며 놓았는데  추억의 음식을 먹어 볼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싸지는 않지만 비싸지도 않아요
여기 까지는 무료입니다. 하지만 안에 있는 '옛날물건 박물관'은 1천원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인사동 '토토의 오래된 물건'에도 옛날 물건이 참 많죠
그런게 거기서 보지 못한 물건이 절 반기네요. 바로 나무로 만든 총입니다.

지금이야 장난감 총 쉽게 살 수 있지만 80년대는 어디 그랬나요? 공사장에서 남는 혹은 밤에 몰래 목재 훔쳐다가 깍아서 니스 칠해서  장난감 나무총 만들었죠.  제 친구는 나무 칼도 면도칼 하나로 깍더군요.  그 시절은 자급자족 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들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장난감을 안사주었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부모님 세대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못해서  내 자식놈도 안가지고 놀 수 있겠지 하나 봅니다.

그렇다고 용돈을 넉넉히 주는 것도 아니고요. 

어찌보면  동네가 가난해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동네 자체가 가난한 집안들이 많아서  서로 장난감 같은 것 안가지고 노는 협약이 있었는지 장난감을 많이 가지고 놀지 못했어요. 

하지만 좀 잘 사는  집 아이들은  매달 장난감을 공급받는지 자급자족하는 아이들과 달리 애너멀 칠이 황홀한 플라스틱 미니카와 로봇을 들고 다녔습니다.  이런 자동차들은 전 만져보지도 못했어요. 


이런 녹이 잘 스는 철제 장난감을 만지고 놀았는데  이 철로된 장난감이 더 싼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가지고 놀면 칠이 벗겨지고 속에 있는 철이 녹슬어서 손에 다 묻곤 했죠





이 못난이 유원지라는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80년대 이발소 그림처럼 집집마다 못난이 인형을 둔 묘한 풍습이 있었는데
그 추억의 아이콘으로 선정한게 아닐까 하네요.  우리 집에도 못난이 3형제 인형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긴 풍경이죠. 아이들 장난감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스플레이용으로도 딱 좋아 보이지 않는데 왜들 못난이 인형을 그렇게 샀을까요. 이런건 아닐까요? 못난이 인형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웃을일 많지 않았던 시절에 (뭐 지금도 그렇지만)  인형만 보고도 웃을 수 있는 모습. 그런 이유로 많이들 가지고 계셨던건 아닐까요

추억의 타자기네요.  여동생이 여상을 갔는데 이 물건을 가지고 와서 하루종일 눌러본적이 있습니다. 꼭꼭 눌려줘야 하는 아픔이 있죠.  그 소리가 참 듣기 좋았습니다.  지금이야 타자치는게 자랑꺼리도 대단한 스킬도 아니죠





국민학교 앞에서 팔던 아니 보던  뷰마스터네요. 쌍안경처럼 보면 그 안에 그림과 사진이 있었죠.  
볼꺼리도 많지 않던 시절 이 미국산 뷰마스터로 돈 많이들 벌었습니다. 


맨 밑에 물총이 눈에 들어 옵니다.  플라스틱 권총형 물총을 들고 다닐 때 전 저거 사서 쐈는데 저게 좋은 점은 싸고 많은 양의 물을 한꺼번에 쏠 수 있지만  오래 사용하지 못해서 물을 공급하러 수돗가로 가야 했습니다. 
저거 말고  고무줄에 볼펜뚜껑 끼워서 물총을 만들기도 했는데 물을 담는 용량하며 양이며 아주 최고였죠

그 고무줄 물총이 뜨면 올킬 시킬수 있었습니다. 탄띠처럼 몸에 걸수도 있었죠

제가 군시절에 무선통신병이었는데  훈련소에서 이 모르스 부호 쳤었습니다.
2차대전이 지난지가 언제인데 이런 것 쓰냐고 하지만 통신시설이 다 파괴되면  모르스 통신기가 아주 유용하죠

짧은건 돈 긴것은 쯔.. 돈쯔 돈쯔쯔 돈.. 자대가니까 텔렉스로 전문 송신하더군요. 그래서 배우다 말았습니다.
군대가서 배워온건  타자밖에 없습니다. 0타로 들어가서 350타로 나왔네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던 잡지들이네요.


예전 연하장과 카드들입니다.  

피아노도 많이 없어서 종이 피아노 건반위에 놓고 피아노를 연습했던 생각도 나네요. 


어~~ 저 교과서는 언제쩍 걸까요?  제가 국민학생시절의 책도 보이는 것 같고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교과서 질도 갱지수준이어서 쉽게 찢어지곤 했는데 동생들 부터 슬기로운생활, 바른생활인지로 바뀌면서 종이 질이 확 좋아졌습니다. 

아이들 얼굴을 보니 다 일본 아동모델이네요.  기억속의 교과서는 없습니다. 



이퀄라이저가 훈장인야 밖에 노출시켜서 음을 조절하면서 듣던 예전 모습. 이퀄라이즈가 그닥 많이 쓰지도 않지만 가끔씩 만지면서  놀던 기억도 나네요.  

추억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들 입니다.  


이 사진들은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들입니다. 유명한 사진들이 많네요.  특히 저 풀빵 아주머니 사진은 머리속 기억창고에 있는 사진입니다. 









추억박물관이긴 하지만  이렇게  전세계 라면 봉지들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추억의 물건이나 이런 물건들은 어디서 그렇게들 구하시나요? 혹시 중국에서 공장에서 만들어 오는 것은 아니곘죠. 이사갈때 누가 버리는 것을 폐품 수집하는 분들이 모아서 이것만 전문적으로 구매하는 분들에게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한쪽에는 작은 극장이 있습니다. 추억의 영상과 대한뉴스가 쉴새없이 흘러 나옵니다

사람이 많으면 추억의 만화영화를 직접 틀어주나 봅니다. 저 가방안에 예전 만화영화들이 많네요


추억의 책가방들.  악동들이 가방들을 잘 열고 도망쳤죠. 전 항상 당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장난 별로 좋아 하지 않았어요.  벨 누르고 도망쳐 본 적은 몇번 있네요


지금은 사라졌지만 회수권들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회수권 구입할 수 있는 쿠폰 같은것을 한달에 한번 나눠줬는데요. 
그게 전 회수권인줄 알고 잠시 좋아했었어요.  어떤 녀석은 저 회수권을 수업시간 내내 빨간색 파란색 볼펜으로 그리더군요.  
그 정성은 지금생각해도 대단했습니다.




헤이리에 간다면 한번 들려보세요. 헤이리에는 이 곳 말고 20세기 소년소녀관인가 하는 곳도 있고  50~80년대 까지를 재현한 박물관도 있습니다.  추억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 참 많은데요. 이것도 쏠림현상같아서 좀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하지만 조금씩 테마가 달라서 같이 보더라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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