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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미술작품

예술가들이 작업을 포기하고 싶을때 1위는 경제적 어려움

by 썬도그 2011.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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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가겸 독립영화 감독이었던 '고 최고은'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많은 예술가들과 영화관계자들이 화를 내고 있습니다. 21세기에 굶어 죽을 수가 있냐며 자극적인 언어들이 유통되자
스승이었다던 '소설가 김영하'는 자신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폐쇄한다면서  기사내용과 다르게 굶어 죽은게 아닌 병으로 죽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인은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분명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한것은 사실입니다.
김치와 밥을 좀 달라는 메모는 사람들을 마음아프게 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 시립미술관'의 이미지의 틈 전시회를 보고 왔습니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서울예술재단에서 후원하는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난지 미술창작 스튜디오'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의 틈은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교묘한 눈속임의 미술작품들을 많이 전시하고 있습니다.  시각정보가 무조건 옳고 진리라고 생각하는  대중을 계몽하는 듯한 전시회입니다.

전시회 이야기는 따로 전하도록 하죠
전시회 출구를 10미터 앞둔 곳에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예술가들의 창작고통을  설치미술로 표현했습니다. 

한쪽 벽에는 예술가들의 넋두리가 적혀 있었습니다.

'작업만 하고 싶다', 존재감이 없어질까 두렵다, 언제 완성할 수 있을까,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전 이 넋두리중 존재감이 없어질까 두려워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예술은  대중 없이도 스스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예술은 왜 어려운가요?
전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습니다.

많은 예술작품들을 탐닉하고 추종하고  공부하고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모든 예술작품이 인기있는 것은 아닙니다.
썰렁한 갤러리에서  큐레이터가 꾸벅꾸벅 조는 갤러리도 있고  아무도 없는 갤러리도 있었습니다. 한쪽 구석에서 책을 읽던 작가인듯한 분이 문틈으로 사람을 확인하고 자신의 소일꺼리를 하는  그런 작은 갤러리도 많이 봤죠

전 그런 갤러리를 들릴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작가분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까?"  " 이 작품을 누가 사가나?"  아니면 투잡을뛰나?
관훈갤러리에서 한 여성사진작가가 인터뷰를 하는 것을 귀동냥 했습니다

사진만 찍어서 밥벌이 되냐는 말에  그 작가분은  직장은 따로 있고 휴가때 사진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예술은 세상을 비판하는 시선이 많이 답깁니다. 특히 물질문명을 많이 비판하죠.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예술가들의 가장 큰 고충은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이 작품은  예술가들에게 설문을 해서 그 내용을 도식화 했습니다.

작업을 포기하고 싶을때라고 물으니 앞도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답한 예술가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많은 예비 예술가나 예술가들이 변변치 못한곳에 작업을 합니다. 그나마 서울시가 난지 창작 미술스튜디오나,
금천 예술공장등 레지던시형 거주 및 아틀리에를 지원해주기에 작품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작품이 팔리지 않고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자신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서  후원해주는 스폰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예술가는 세상과 만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잊혀지거나 사리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대중취향적인 미술과 음악과 영화만이 존재의미가 있고  지속가능성을 보여줄까요?  물론 대중취향적인 대중예술도  존재가치가 있지만  그 보다는 좀 더 예술 본연의 존재론적인 고민을 하는 순수미술도  있어야 합니다.

순수예술이 발전해야 대중예술도 발전하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예술은 발전하게 되는데 문제는 대중예술은 그나마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지 않지만 순수예술은 스폰서가 없으면  그 불꽃이 금방 사그라듭니다

고흐가 좋은 스폰서 한명만이라도 만났다면 그의 열정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었을 것니다. 그나마 동생이 스폰서 역활을 해서 하루에 한작품 이상씩 미친듯이 그릴 수 있었죠

예술과 돈, 돈과 예술 이 둘은 서로 상극같으면서 외면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같기도 합니다. 



예술가로서 가장 행복한 때는? 이라는 질문에 창작과정의 즐거움을 1위로 꼽았네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작품이 이해되어질 때도 높은 순위에 올랐네요.  예술가들은 작품을 보여주고 전시하는 그 과정에서의 즐거움보다는  창작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군요.

문제는 그 즐김이 지속될려면 타인이 그 예술가의 작품을 즐길 수 있어야 겠죠.  그런게 공감이 아닐까요?
예술가는  고통을 형상화 해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관객은  웃기다라는 반응을 한다면 그 작품은  하나의 감정을 유발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소통은 되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외에도 재미있던 질문들이 많은데요. 예술가들 , 여기서는 미술가들이겠죠.
미술가들이 가장 영감을 받는 것은 책이 가장 많았습니다. 책의 활자에서 영감을 얻어 시각화 하는 미술가들
반대로 소설가들은 미술에서 영감을 얻고 책을 쓰기도 하죠.  

위에서 말한 소설가 김영하의 초기작품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미술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미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죠



내일도 작업할 수 있을까? 내 작품을 세상이 알아줄까?  누가 내 작품을 사줄까?  예술가들은 이런 고민을 창작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항상 해야 합니다. 



전시회장 출구 앞에는 작가들이 관객에게 묻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작가가 되면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가?
왜 현대미술은 어렵다고 생각되는가?
시나 클래식 음악과 달리 미술엔 왜 설명을 원하는가?

많은 질문들이 있었고 저도 한 꼭지에 답을 했습니다
현대미술이 어려워진 까닭은 사진 때문이다.

피카소와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이 나온 이유는 사진때문이죠. 그 이전의 미술은 사물을 똑같이 그리거나 좀 더 아름답게 묘사했으나  사진이 나오면서  그런 정밀묘사화가 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림이 사진보다 더 똑같으니까요
이후 그림은 사람의 마음속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게 추상화가 됩니다. 사진은 추상사진이 없잖아요




여기 다른 답변도 있습니다.
작가를 모르니까 미술이 어렵지,  내가 미술하면 다른사람도 내뜻을 모를껄 아마~~~~

정곡을 찌르는 말 같기도 하지만  작가를 안다고 해도 미술이 어려운 사람은 계속 어려울 것입니다. 분명 미술도 고차원적인 소비를 요구하기에 공부를 해야 합니다. 미술에 대한 소양이 높을 수록 같은 작품을 보고 느끼고 감동하는 크기는 다르겠죠

하지만 좋은 작품은  그런 미술에 대한 소양이나 미술에 대한 공부없이도 바로 공감하는 작품들이 인기가 많습니다.
고흐나 크림트의 그림들이 왜 인기가 많을까요?  그림에 대한 설명 없이도  바로 우리에게 어떤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른사람이 내 뜻을 몰라주는 예술, 그런 예술작품은 어떻게 보면 예술가의 자기만족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 혼자만 볼려고 만드는 작품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고 그걸 사주길 바라는 예술가라면  대중과 혹은  콜렉터들이나 스폰서들의 눈에 들수 있는  고차원적인 정수, 혹은 대중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마력을 를 예술 작품에 담아내야 할 것입니다.

델 피에르는 사진작가가 아니지만 사진작가들이 헌정할 정도로 사진작가들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는 사진만 찍이 않을 뿐 사진의 모든 것을 하죠.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이 미국에서 외면 받았을 때, 델 피에르는 그의 작품을 모아서 사진집을 만들고 전시회도 기획해 주었습니다.  대중이 외면하고 평단이 외면했어도  델 피에르 같은 사람이 현대사진의 대부인 로버트 프랭크의 가치를 알아주었기에 그의 사진은 세상에 빛을 받았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뛰고 있습니다. 대중이 외면하고  평단에서 외면해도 누군가가 그 가치를 발견하고 후원해 준다면  미래의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 있겠죠. 그런면에서 한국은  델 피에르 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예술가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은 필연적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괴로우면 술을 마십니다.  예술은 술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의 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그런 가치를 잘 모릅니다. 술값의 10분의 1만 예술작품 관람에 투자한다면 휘발성이 강하고 뒤끝 있는 술보다 더  속 깊은 상처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술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많이 질수록 예술가들의 여건은 좀 더 좋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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