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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화두를 전지는 영화 공각기동대 : 이노센스

by 썬도그 2010.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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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장소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극장 아니면 집 혹은 PMP같은 휴대폰이 대부분이죠.
그러나 전 오늘 좀 이상한 곳(?)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근처 구민회관이냐구요?   비슷하지만 아닙니다. 관공서 같은 곳이라서 비슷하지만 하는 일이 크게 달라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을 갔습니다. 한중일 팝아트 작가들의 전시회인  Made in Poplend
를 보는데  안내방송이 나오더군요. 한중일 애니매이션 상영을 한다는 말에 귀에 꽂고 있던  음성안내도구를 빼서 반납하고 부리나케 지하 대강당으로 향했습니다.   관객은 10여명 남짓.   저는 한중일이라고 해서 한중일 단편 애니메이션 상영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한중일이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  이노센스를 상영하더군요 ㅠ.ㅠ   안내 좀 제대로 하지 한중일 어쩌고 해서 한중일의 대표적인 애니를 소개하는줄 알았는데 한중일은 개뿔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 이노센스를 하네요.  거기에 제가 본 영화입니다. 돌아 설까 망설였지만 지하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탄력으로 극장으로 미끌어져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대강당은  연극과 오페라 무대에나 어울리는 모습이었고 영화관의 모습은 아니였습니다.  조막만한 화면, 필름도 아닌 빔프로젝트로 쏴주는 모습에  그냥 일어나서 나갈까 망설였습니다.그렇게 갈등의 시간을 5분간 보내니 영상이 나오더군요

공각기동대 : 이노센트가 상영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란 소리에 한달음에 달려온 사람은 저 뿐이 아니였습니다.
제 옆 자리에 앉은 7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도 있었습니다.  속으로 걱정을 좀 했죠. 이 공각기동대 : 이노센트는
어린이 영화가 절대로 아닙니다. 청소년 10대 영화도 아닙니다. 20대 그것도 진중한 이야기 , 인간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늑수구리한 사람이 봐야 올곧이 이해할 심오한 애니메이션이죠.

속으로 걱정을 하고 있는데  결국은 한 5분 보더니  나가더군요. 현명한 판단입니다. 잔인한 장면도 좀 있고 아이들이 보고 이해할 영화는 아니지요. 화려한 액션이 있는것도 아니구요.   전 이런 영화를 보러 아이들이 입장하는것을  말리지 않는 직원인지 알바생인지 모를 입구지키미들이 좀 무책임해 보이더군요.  이 공각기동대 : 이노센트는 12세 관람가 입니다. 그럼 7살짜리 꼬마가 들어가면 제지 해야죠.
그걸 입장시키나요?  국립현대미술관의 행정처리가 참 맘에 안듭니다.

관공서의 행정이란게 뭐 다 그렇죠
각설하고 이 영화에 대한 영화평을 써 보겠습니다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는  세상에 나온 후 일본의 대표문화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 한중일 팝아트전에서 도슨트가 일본의 팝아트를 한마디로 오타쿠 문화라고 정의 하던데요. 그렇게 보면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도   한 분야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다룬 오타쿠 영화입니다.  그 분야란 바로 인간의 정체성입니다.

공각기동대 1편에서는 인간과 사이보그가 공존하는 세상, 인간이 신체를 기계로 대체하고 인간의 정체성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사고력과 기억을  전뇌라는 하드드라이브와 CPU가 있는 전자두뇌에 이식되는 세상을 자연스럽게 그립니다.

저는 이런 내용을 다룬 공각기동대에 광분하면서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썰~~을 풀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이 공각기동대를 보고 광분 했던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정체성을 통찰력있게 다루웠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란 수백만 테라바이트의 기억과 고기덩이리의 조합이 아닐까요? 신체는 기계로 대체될 수 있고  기억은 하드에 저장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과 추억이 엉켜서 하지도 않았던 일을 했다고 믿는 기억에 노이즈가 끼게 되죠. 

이 공각기동대가 더 놀라운것은 바로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이루어진다는 것 입니다.
심지어 인간과 인간의 뇌가 네트워크되고  해킹이 되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조정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관에서  공각기동대의 히로인인  소령 쿠사나기는  95년작 공각기동대에서  자신의 기억과 정체성을 인공위성에 숨기면서 
사라져 버립니다. 아바타 같은 물체화된 분신도 없이  디지털 세상의 0과 1의 세계에 스며든 쿠사나기, 이런 모습에 경악을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또한 그런 모습에 내 기억을 보따리 싸서  네트워크 세상에서 물리적 위치를 뛰어넘어 살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공각기동대 2편격인 이노센스는 95년에 나온 1편에 이어서 10년만에 나온 애니메이션입니다. 그 중간에  TV씨리즈가 나오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TV씨리즈가 더 재미있다고 느끼지만 2편의 진중함을 TV씨리즈는 담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노센스는 아쉽게도 쿠사나기 소령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좀 졸립기도 하죠 2004년에 나온 이노센트의 두 주인공은 
전뇌화 하지 않은 토쿠사와 쿠사나기의 분신같은 든든한 백업맨 바트가 주인공 입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인형이라고 불리는 가이드 로봇이 폭주를 해서 주인을 죽이고 자살을 하는 사건이 계속 나옵니다.
이 사건을 바트와 토쿠사가 맡게 됩니다. 공안9과는 테러리스트와의 연관을 거론하면서 이 사건에 끼어 들게 되는데 캐면 캘수록 이상한 사건이 펼쳐집니다.

먼저 이 로봇이 가이드로봇 즉 가정부나 인간을 단순하게 돕는 로봇이 아닌 성적 욕망을 채워주는 섹스돌 같은 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로봇을 만든 업체는 신생기업인데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서 인기가 참 많았습니다,  이 사건의 뒤를 캐는 토쿠사와 바트.
그 둘은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이 영화 이노센스에서는 두번의 해킹이 나옵니다. 그 강인하고 거대한 덩치를 가진 바트가 해킹을 당해서 권총을 꺼내서 자신의 몸에 총을 쏘기도 하고  토구사는 유사체험미로에 빠져 두뇌가 해킹되기도 하죠.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수호천사가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데이터의 세상으로 사라진 쿠사나기 소령입니다.

사건은 쿠사나기 소령의 도움으로  악덕 로봇 제조업체의 공장이 있는 공해상에 떠 있는 배에 침입해서 모든 시스템을 해킹함으로써 끝이 납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오죠.  이 섹스 돌 같은 섹스용으로 만들어진 로봇은  실제 소녀들이 고스트 카피(뇌 전체를 복제된)
되어  인형같은 로봇에 심어졌고 그런 이유로 다른 로봇과 다르게 영혼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즉 사람과 비슷한 생각하고 혼을 가진 모습 때문에  사람들이 이  신생기업의 가이드 로봇을 많이 샀던 것이구요
이노센스에서는 인간에 대한 인식론을 끊임없이 읇어 됩니다.

토쿠사의 집에 있는 아내와 딸이 실제 있는 사실일까? 아니면 이식된 기억일까? 내가 진짜 인간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심어준 혹은 프로그래밍 된 기억을 진짜로 믿고 사는 것일까?  이 모습은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관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관은  감독이 밝혔듯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을 오마쥬 했죠.

공각기동대가 위대한것은 미래에 닥쳐 올지 모를 인간의 정체성 혼란에 대해서 진중하게  묻고 있는 통찰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이보그 로봇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시기가 오면 생명과 불멸, 인간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 심해지겠죠

영화속에서는  전뇌화되어 사이보그인  바트와 아직 전뇌화를 하지 않은 순수성을 지키고 있는 토쿠사의 대화가 선문답처럼 계속 이어집니다.  삶과 죽을에 대해서 초연한 전뇌화된 사이보그 바트, 딸과 아내가 있는 전뇌화 하지 않은 토구사.  그리고  육신이라는 껍대기를 벗어 버리고 인공위성의 데이터속을 유영하면서 네트워크 세상을 자양분 삼아 사는 물체화에서 벗어난  쿠사나기 소령의 모습이 나옵니다.

제가 영화를 볼려다가 나가지 않은 이유는 처음 봤을때  이해가 안갔던 부분이 오늘은 다 이해가 가고 해석이 되더군요
정말 미술작품이나 음악이나 영화나 경험이 쌓여야 그 작품을 올곧이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우린 자신이 이해못하는 영화는 무조건  어렵게 만들었다고 욕하기 바쁘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의 짧음은 돌아보지 못합니다.




영화 공각기동대 ; 이노센트는 그래픽면에서도 크게 진일보 했습니다. 다만 영화와 크게 상관없이 우리는 이 정도 까지의 애니메이션 기술력이 있다는  객기어린 영상들이 있었는데요. 그 장면이 왜 필요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동양의 가두행렬을 묘사한 장면은 아릅다고 멋지구리 했지만 저런 장면이 꼭 필요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새의 날개 같은  이동비행선도  효율성이란 안경을 끼고 보면 겉멋 든 모습이구요



바트와  인형(로봇)을 해킹해서 데이터를 이식시킨 쿠사나기소령의 분신이 만나는 장면은 가장 공각기동대 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쿠사나기 소령이 나오지 않아서 지루할 수 있었지만  그 이야기의 진중함으로 인해   위 장면이 이노센트의 전체를 대변하는 모습입니다

네트워크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거대한 화두를 담은 영화 공각기동대 : 이노센트
안보신 분들에게 권하는 영화입니다. 다만 이런 쪽 좀 철학적이고 SF 드라마 영화 안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말류하고 싶네요
더구나 아이들하고 함께 볼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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