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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세상이 한번 뒤집혀야 깨끗해지지. 박노해시인의 꼬막

by 썬도그 2010.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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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튠즈에 요즘  팟캐스트 좋은것들이 참 많이 올라오네요
어제 발견한  '라디오 북클럽 김지은입니다'를 알게 되었습니다. 1주일에 한번씩 업데이트가 되는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실제 그림을 그리기도 한  MBC아나운서 김지은이 진행하는 이 팟캐스트에서 소개한 시 하나가 절 움직이게 하네요


꼬막  --- 박노해

벌교 중학교 동창생 광석이가
꼬막 한 말을 부쳐 왔다

꼬막을 삶는 일은 엄숙한 일
이 섬세한 남도의 살림 성사는
타지 처자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모처럼 팔을 걷고 옛 기억을 살리며
싸목싸목 참꼬막을 삶는다

둥근 상에 수북이 삶은 꼬막을 두고
어여 모여 꼬막을 까먹는다


이 또롱또롱하고 짭조름하고 졸깃거리는 맛
나가 한겨울에 이걸 못 묵으면 몸살헌다

친구야 고맙다
나는 겨울이면 니가 젤 좋아부러
감사전화를 했더니
찬바람 부는 갯벌 바닷가에서
광석이 목소리가 긴 뻘 그림자다

우리 벌교 꼬막도 예전 같지 않다야
수확량이 솔찬히 줄어부렀어야
아니 아니 갯벌이 오염돼서만이 아니고
긍께 그 머시냐 태풍때문이 아니것냐
요 몇 년 동안 우리 여자만에 말이시

태풍이 안 오셨다는 거 아니여

큰 태풍이 읍써서 바다와 갯벌이
한번 시원히 뒤집히지 않응께 말이여
꼬막들이 영 시원찮다야

근데 자네 좀 어쩌께 지냉가
자네가 감옥에 안 가고 몸 성한께 좋긴 하네만
이 놈의 시대가 말이여, 너무 오래 태풍이 읍써어
정권이 왔다니 갔다니 깔짝대는 거 말고 말여
썩은 것을 한번 깨끗이 갈아엎는 태풍이 읍써어

어이 친구, 자네 죽었능가 살았능가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전 이 시인지 전화통화 내용인지 모를 시를 들으면서 큰 상념에 젖었습니다.
꼬막때문이 아닌 꼬막 생산량이 줄었다면서 그 이유를 태풍때문이라는 친구의 말에 큰 상념에 젖었죠

세상은 섞었다고 합니다. 청와대가 폭력배들이 하는 대포폰을 쓰면서 범죄 은폐를 했습니다.
검사는 대포폰에 새총쏘듯 변죽만 울리고  전격적인 수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반대로  국회의원 사무실은 전격압수수색을 했구요
형평성이 이렇게 없어도  되는건가요?

검사들 스스로도 창피해 하고 있을것 같기는 한데 이 검사라는 집단이 워낙 그들만의 정의사회 구현만 힘을 쓰는 집단이라서
자체정화를 기대하기는 흠들듯 합니다.  청와대도 참 큰 문제입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연관이 되고 그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면서 까지 하드디스크를 지워버린 이 행동.    이런 정도의 사건이면  엄청난 사건입고 80년대 였다면 대학생들 시위하고  직장인들까지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워낙 맥아리가 없으니   엄청난  사건이 터져도 그런가 보다 하고 있네요

이렇게 세상은 썩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전직 구청장과 시장들이 비리의혹을 받고 있다고 하죠
정말 개차반들이 참 많습니다.  이 꼬막이라는 시에서 제가 상념에 젖은것은 이 부분입니다
태풍이 안 오셨다는 거 아니여

큰 태풍이 읍써서 바다와 갯벌이
한번 시원히 뒤집히지 않응께 말이여
꼬막들이 영 시원찮다야

근데 자네 좀 어쩌께 지냉가
자네가 감옥에 안 가고 몸 성한께 좋긴 하네만
이 놈의 시대가 말이여, 너무 오래 태풍이 읍써어
정권이 왔다니 갔다니 깔짝대는 거 말고 말여
썩은 것을 한번 깨끗이 갈아엎는 태풍이 읍써어


그냥 확 뒤집어 엎어버려야  또 맑아지나 봅니다. 생각해보면 세상을 몇번 뒤집어 엎을 기회가 있었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확 뒤집은적이 없었습니다.  


어이 친구, 자네 죽었능가 살았능가

이 말이 왜 이리 가슴아픈지 모르겠습니다.  뒤집어 엎을 기회가 4년에 5년에 한번씩 있으니 그 시간도 너무길고 뒤집을려는 사람도 별로 없고  부정부패는 사라지지않고 부정한 짓을 해도  떳떳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세상.  우리 모두 뻘밭에서 허우적 거리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 그렇다고 제가 혁명을 꿈꾸는 혁명가는 아닙니다. 다만 부정부패, 정의사회만 구현되면 뒤집지 않아도 되죠
그러나 지금 권력자들이 너무 썩어 있어요.  

수년전에 한미 FTA찬성한  사람이 야당 지도자가 되서 반대하는 모습도 가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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