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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인사동의 퓨전음식점 사과나무의 치킨달밥을 다시 먹다

by 썬도그 201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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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인사동 참 많이 다녔습니다. 뭐 지금도 많이 다니긴 하지만 그 때만큼의 감흥은 없습니다. 그때는 마치 나만 알고 있는 아지트인듯 미로같은 인사동 골목골목을 지도도 없이 잘도 찾아 다녔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사진이 있는 마당 이라는  수제비가 맛있던 집도 생각나네요

인사동 대로는 갤러리와 전통제품들을 많이 팔지만 인사동의 또 다른 묘미는 인사동 뒷골목에 숨어 있는 맛집들 입니다. 대부분 한정식집이 많죠.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그맨 전유성의 학교종이 땡땡땡'과 입구의 철길이 이색적으로 보였던  '아빠 어렸을 적에'도 있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이발소 의자가 있어서 웃음이 나오게 했던 그 90년대 후반의 인사동은 많은 테마카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어언 5년만에 찾아가 보니 '아빠 어렸을적에'는 사라지고 다른 음식점이 생겼습니다.

전 인사동의 맛집을 많이 가지 않았지만 추억의 장소가 한곳 있습니다.
그곳은 인도 향신료가 뿌려진 '치킨 달밥'을 팔던 사과나무입니다.  재미있게도 제가 다니던 대학교 앞에도 아주 조용한 카페 사과나무가
있었는데  인사동에도 있더군요.   그곳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찾아가는 방법이 좀 복잡합니다. 대로변에 있는 곳이 아닌 골목에 숨어 있습니다. 그래도 워낙 많이 알려진 곳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손바닥쳘치듯 쉽게 찾아오시더군요.   종로3가 탑골공원을 끼고 인사동 대로를 쭉 지나오시면 쌈지길이 나오죠. 그곳을 지나쳐서  안국역쪽이 보이기 전에 오른쪽에 수도약방이 보입니다. 이 골목으로 들어가세요.



멀리 오래된 천도교 건물이 보이면 제대로 찾은 것 입니다. 골목 끝까지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돌아 보시면 '사과나무'가 보입니다.


다른 일정 때문에 잠시 들려봤는데 아주머니 3분이 첨 오시는듯 말씀을 나누다가   이쁘잖아 들어가자!! 라고 하시네요.
맞아요. 사과나무 입구 참 예뻐요.



사과나무라는 푯말이 있고 입구에는 사과나무가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작은 마당이 있는데 마당 한가운데 나무가 있습니다. 저 나무에 달린것은 바로 사과입니다. 전 첨에 무슨 대추가 이렇게
큰가 했네요.



이 사과나무는 이 사과나무가 생긴 96년도에  개그맨 전유성씨가 식수로 심어준것 입니다.  어느 음식점에 이런 마당이 있고 사과나무가 있을까요?



가끔 이 사과를 따가는 몰지각한 사람이 있나 봅니다. 옆에는 따가지 말라는 문구가 사과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사과나무는 약 12년만이네요.  뭐 그동안 몇번 앞길을 지나치긴 했지만 들어가본것은 12년 만입니다.
여자 후배랑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경복궁옆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보고 제가 사과나무에서 치킨달밥을 사주었죠.  정말 오랜만이죠.
그러나 오늘은 잠시 지나가다가 들렸습니다.  들어서서 한참 서성였네요. 내 기억속의 사과나무는  다 따먹은 사과나무처럼 몇 조각의 기억만 있는데  그 기억과 조금 달라서 까우뚱 거리게 됩니다.




실내에 들어오니 또 기억이 나는듯 하고  '치킨달밥'을 시키면서 물어봤죠

여기 변하지 않앗나요?
네 내부구조가 바뀌었어요.
저 마당위치 변한것 아닌가요?
마당은 그대로 입니다.

치킨달밥은 7.500원입니다. 점심시간에 오면 6.500원이구요.  대부분 음식들은 6천원에서 1만원 내외선입니다.
단 5천원의 행복이라고  2시까지만 제공되는 덮밥과 비빔밥은 5천원이니다.  요기를 하러 와도 되고 데이트를 해도 좋은 곳 입니다.



음식점이지만 음식만 파는게 아닌 음료수, 맥주 심지어 와인까지 팝니다.  이 사과나무는 한옥건물입니다. 그래서 천정을 바라보면 고풍스러운 운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퓨전 음식점 답게  여러가지 음식들을 팝니다.


와인은 하우스 반병와인이 1만7천원이고 한잔와인은 7천원입니다.
맥주도 파는데 기네스 병맥주가 9천원정도 하구요.


생맥주도 파는데  독일맥주가 작은잔 4,800원 큰잔 7.800원입니다. 비싸다구요?
맞아요 좀 비싼편이긴해요. 하지만 이 사과나무는  맥주나 와인과 음식을 들이붓는 스타일의 선술집이 아니고 맛집이기도 하지만 멋집이기도 합니다.  이 독특한 분위기가 술보다 더 취하게 합니다.

사과나무는 이 마당이 있어서  푸근한 인상을 주게 됩니다.  더운 여름에는 밖에서 맥주나 와인을 마셔도 되구요. 추운겨울에는 안에서 바깥에 눈내리는 풍경을 창문 너머로 봐도 되구요. 


요즘 같은 가을은  안이나 밖에나  모두 좋은 곳이죠.  거기에 사과 까지 붉게 익고 있네요.


12년전에는 와인잔을 못본것 같은데 최근의 와인열풍에 연인혹은  지인들끼리 수다 떨면서 와인을 많이 마시나 봅니다.


실내는 150명 정도의 손님을 맞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데 2인에서 6인테이블 까지 있습니다. 창가가 인기가 많죠




이리저리 둘러 보고 있는데  밑반찬이 먼저 나오네요. 샐러드와 김치, 피클이 먼저 나왔습니다.



이후 '치킨 달밥'이 나왔습니다
치킨 달밥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치킨과 달달한 밥인줄 알았죠.  치킨 달밥의 달은 하늘의 달도 달달하다의 그 달이 아닌 인도 향신료인
달(dhal)를 사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곳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도 인도음식점이라고 소개받았어요
지금은 '치킨 달밥'만 파는게 아닌 꼬꼬뱅과 여러가지 음식들이 많아 졌습니다.  그래서 인도음식점에서 휴전음식점으로 간판을 바꿨습니다.  그렇다고 인도음식전문점은 아니였고  간판음식이 인도풍 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치킨달밥은 밥에 치킨의 닭봉과 소스를 비벼 먹으면 됩니다.
버섯,당근,파프리카, 감자가 버므려져 있고 특제소스가 입혀져 있습니다. 간장맛과 후추맛이 강한데 매콤한 맛이라고 하지만
제 입에는 달달하기만 하네요.  간장과 사과소스가 들어간다고 하네요


인도 카레 빛깔이 나죠?  노란끼가 어른어른 거리네요.


찰진 밥위에 저 소스와 뿌려서 닭봉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냄새에 대한 기억이 가장 오래가고  맛에 대한 기억이 그 다음이라고 들었어요. 그 말이 맞나 봅니다. 눈으로 본 기억은  웃고 있는 여자후배
얼굴과  마당이 아름다웠던 기억만 편린처럼 있는데 맛을 먹어보니 그때 그맛이 나네요

다만 제 입맛이 달라졌는지 그 때보다 좀 더 달달해 보입니다. 하도 맵고 짠 음식만 들이켰더니 그런가봐요.
음식묘사력이 무척 딸리고 입도 정크푸드에 길들여져 있어서 맛의 느낌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맛의 느낌을 표현하자면
교촌치킨의 간장소스의 치킨맛과 후추맛이 강합니다. 카레맛도 나구요.  닭의 육질은 너무 부드럽습니다. 
여자분들이나 남자분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닭다리 우적우적 뜯기 싫어하죠.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육질이 부드러워서
그냥 쏙 빨아먹어도 될 정도입니다.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 커피,요쿠르트가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다음일정 계산을 하고  책을 좀 읽고 있었습니다.
사과나무의 풍류가 바로  이 후식타임입니다.

그런데 뒤에서 누가 툭 치네요~~~  뒤를 돌아보니 가을바람이 제 등을 도닥여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다를 떠는 가운데 가을빛 가득한 사과나무가 심어진 정원을 뒤로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사과나무는 아주 뛰어난 맛을 내는 맛집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그냥 맛은 그저 그렇지만  사과나무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습니다. 맛집이라기 보다는 멋집이죠.  이 공간의 분위기가  많은 사람을 혹하게
합니다. 그래서 단골이 많은 곳이기도 하구요.  제가 나갈때도 단골인듯한 분들이 들어오더군요.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도 좋고  맘 맞는 지인들과 혹은 친구들과 마당혹은 실내에서 사과나무가 보이는 창가에서
담소를 나누기 참 좋은 곳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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