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대 있을때 기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기상대라고 해봐야 몇사람 없는 병과였지만요.  그런데 이 기상대에서 근무하는것은
다른 부대 장병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합니다. 하늘에 날씨 한점 없는 가을엔 탱자탱자 분위기고
봄에는 황사나 바람만 잘 보면 되구요. 겨울은 눈오나 안오나만 보면 됩니다. 눈도 가끔 오니 별
할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름 기상청과 마찬가지로 기상대는 여름 한철이 한해농사가 결판나는 계절입니다.
여름날씨요. 이거 환장합니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하늘이 맑아서 항공기들에게 이륙싸인을 냈죠(전 공군이었습니다) 덩치큰 항공기들이
훈련비행을 하러 기지상공을 몇바퀴 돌고 내리는 일상훈련이었는데 갑자가 날이
어둑어둑해지는 것이였습니다.
뭔가 봤더니 기상레이다에도 안잡히는 먹구름이 갑자기 발생해서 한쪽 하늘을 까맣게 물들이고
달려오는것이였습니다. 부랴부랴 비상을 내리고 전 항공기 귀항명령을 내렸죠.

 항공기들은 하늘에서 자기 내릴 차례를 기다리며 선회비행을 했고 뒤에는 먹구름들이
득달같이 달려 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어렸을때 본 은하철도 999에서  화성인가 어디서
 그 몸에 닿으면 돌로 변하는 가스가 몰려오면서 메텔과 철이가탄 은하철도999가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는 모습.. 지금생각해도 오싹하네요
그 꼴이였습니다. 다행이 아무 사고없이 모두 착륙하고 기지는 먹장구름이 내뿜는 벼락에 여기저기 쩍쩍 갈라 지는 소리도 났습니다.

또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죠. 새벽에도 근무하는 곳이라서 옥탑(시야관측용)에서 시야관측을 하는데
번개과 하늘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옥탑위에 있는 피뢰침을 맞았는데
통신보안을 외치는 전화기에서는 스파크가 ~ㅃㅃ빡 간떨어지는줄 알았습니다.

여름철의 기상대는 엄청 바쁩니다. 장마철은 거의 죽을맛이구요. 아예 쭉 비만 오면 할것 없습니다.
강수량 보고만하고 오늘도 비 내일도 비 그런데  비가 왔다 안왔다 하면 미칩니다.
이거 비행가능한건지 아닌건지 보고하기도 애매하고 보고했다가도 바로 날씨가 순식간에 바뀌니
환장하죠.  이런 유명한 일화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여름철에 기상대 보고장교가 기지내 최고계급인 단장님에게 아침 기상브리핑을 했습니다.
오늘의 날씨는~~~ 내일의 날씨는~~~ 이번주의 날씨는~~~ 이달의 날씨~~~ 이렇게
보고하는데 갑자기 단장님이

어이~~ 내일날씨도 못 맞추는데 이달의 날씨를 자네가 아나?

ㅠ.ㅠ 기상대의 한입니다. 인간이다보니 100퍼센트 맞출순 없습니다.
하지만 노력은 하죠. 군이다보니 한정된 정보가지고 날씨를 예보하는데  날씨예보의 자료중에는
기상레이다, 미공군 기상자료, 태평양에서 태평양 연안국가에서 쏘는 기상팩스, 기지내에 설치된
기상장비들과 육안관측등등이 총동원되어서 날씨를 예보합니다.
예보장교는 최고참 장교와 하사관의 책임하에 예보를 냅니다.
그런데 모든 자료보다 우선시 되는 자료가 바로 기상레이더입니다.  그만큼 확실한 정보이지요
아무리 위성구름사진봐야 맞지도 않고 구름두께도 안나와서 말이죠.
보통 기상레이더백령도부근부터 잡는데요. 그곳에 중국에서 구름이 넘어와 가장먼저 닿는곳이
젤 서쪽인 백령도입니다. 그곳에 비구름이 기상레이더에 잡히면 계절따라 다른데 서울까지 도착할려면 바람이 빠르면 3시간 늦으면 6시간인가 정도 걸립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뭐 하여튼 기상레이더의 구름이 이동을 보면 답이 나오겠죠. 그래서 서울에서도 제가 있는
곳이 서울 서쪽이라서 저희 동네에 비가 오면  아는사람이 있는 마포나 저기 잠실은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후면 비가 내립니다.  그래서 제가 대충 예보를 하죠.

마포 30분후 비구름 도착 ㅎㅎㅎ  구름들이 서에서 동으로 지나가거든요.
그래서 기상예보보면 맨날 편서풍 편서풍 하잖아요. 그 바람덕이죠

그런데 여름날씨는 이 마저도 맞추기 힘듭니다. 비구름이 방금 뭉쳤다가 사라졌다가
말 그대로 게릴라식 전술이죠. 그때는 모든 장비가 필요없습니다. 오로지 예보관의 경험과
육감에 맡깁니다.  그런데 지금 기상청 말많죠.  왜 그러냐면 경험있는 예보관들이 없어요.
젤 경험없는 말단들이 예보를 하고 있으니 문제죠. 예보쪽이 가장 스트레스많고  일이 힘들어서
다들 안할려고 하죠.  그러다보니 신참들로 구성된 예보관들 고참들은 따른 부서에 있구
어리니 경험없는 신참들 어쩌겠어요.  다 그 장비들에게만 매달리는것이죠.
슈퍼컴이요? 그거 있다고 만사 오케이 아닙니다.  슈퍼컴도 어디까지나 사람이 하는 예보의
보조수단이지 슈퍼컴이 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슈퍼컴도 경험많은 사람이 돌려야지
신참들이 슈퍼컴이나 장비 돌리는 노하우도 없고 좀 그렇죠. 

요즘 뉴스에 보니 요즘 예보는 실시간 예보라고 비아냥거리더군요.
뭐 네이버도 아니고 실시간이라니 ..

네 인천 지금 비가 막내렸습니다. ..이런식의 예보.

기상청분들 분발하시구요. 스스로 개혁좀 하셔야할것입니다. 예전같이 하늘만 믿고 농사하고
일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세금내서 장비사주고 다른나라 못지않게 세금쏟아부어 주면
그 만큼의 예보적중율좀 보여주었으면 하네요.

내일은 여름철 날씨에 도움되는 정보 몇개 올려보겠습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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