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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일본 만화주제가 표절. 70.80년대 그땐 다 그랬어

by 썬도그 201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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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기 여가수인 이효리가 표절을 인정하고 음반활동을 접었습니다.  지드래곤도 그렇고 요즘은 툭하면 표절시비가 붙습니다. 그 만큼 표절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매서워졌다고 볼 수 있죠.   

개인적으로는  10집가수 이승환의 베스트 앨범을 꼽으라면 천일동안이 있는 앨범과 함꼐 이 이오공감을 꼽고 싶습니다.
이승환과 작곡가 오태호가 함꼐 만든 이 이오공감은 92년도에 발매되어서 제 귀에서 하루종일  웅얼거렸습니다. 이 이오공감 앨범에는 주옥같은 노래가 참 많습니다. 언제 들어도 좋은 한사람을 위한 마음.  이 노래는 소나기가 지난 후 들으면 참 듣기 좋아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플란다스의 개입니다. 

이 노래는  76년 8월에서 부터 11월까지 TBC에서 첫방송을 했었고 (이때 저는 보지 못했네요) 이후 KBS. SBS 그리고 최근에 EBS에서 방송을 했습니다. 저는 이 플란다스의 개를 어렸을 때는 별로 재미없게 봤어요.  명랑해야할  소년기에 우울모드의 만화가 역 내키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들어서 본 후 울어버렸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내가 본 만화영화중 최고의 비극이었습니다.

플란다스의 개의 주제가는 너무 유명하죠
랄라라 랄라라 라라라.. 로 시작되는 노래는  이 만화영화를 다 보지 못한 분들도 잘 알고 있을것 입니다.

얼마전 EBS에서 다시 방영하던데  주제가를 살짝 개사했네요. 

그런데 이 노래를 듣고  이승환은 이오공감에 플란다스의 개를 싣습니다. 노래는  만화주제가와 거의 똑같아요. 다만 후렴부분이 좀 더 길고  덫붙여졌는데요.  이승환은  이 노래를 만들 때 한국의 작곡자에게 저작권을 지불했는지는 모르곘지만  나중에 이 노래의 원작이
일본인에게 있다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고 부랴부랴  일본 작곡자에게 저작권료를 냅니다

이 노래는  작사:岸田衿子、작곡:渡辺岳夫 씨가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역사의 한 장면이 생가가네요.
97년도인가 그 어디쯤인데 붉은악마가 막 태동할 떄 한국축구국대 응원을 하던  붉은 악마는  어렸을 때 즐겨 불렀던 마징가Z 주제가를 관중석에서 응원가로 부릅니다.   그런데  잠시후 일본 응원석에서도 마징가Z를  똑같이 부릅니다.  일본어로 부른 마징가Z에 어리둥절 했던 붉은 악마는 나중에 알아보니  마징가Z의 주제가가 작곡가 마상원이 한것이 아닌  일본 만화영화인 마징가 Z의 주제가를 그대로 배낀것이었는데 이걸 잘 몰랐던 붉은 악마는  마징가Z를 불렀습니다
얼마나 창피했을까요?  당시 붉은악마 회장은 이 모습에 분개하면서  자신들 만의 응원가를 만들기 시작했고  응원구호를 만듭니다.

한국판 주제가

일본어 버젼

저도 이 사실을 안것은  인터넷이 개통된 후 알았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은 어느 정보를 찾으려면 정말 힘들었어요.
인터넷이 세계를 연결하니 이런 궁금증도 바로 해결되네요.  하지만 인터넷 개통전에는 이 노래가 마상원작곡가의 노래인줄 알았습니다


70.80년대 일본 만화영화(당시는 그 만화가 일본 만화인줄도 몰랐어요) 주제가는  마상원작사,작곡 김국환 노래의 환상콤비가 다 해먹습니다.  

한국어 주제가

일본어 주제가

약간 다르죠?  제 기억으로는 너무 주제가가 우중충하다고 경쾌하게 만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본의 만화영화 주제가를 그대로 배껴서  한국 작사작곡가로 국적세탁을 한 경우는 비일비재했습니다.
지금은 덜하지만 당시만해도 반일감정이 엄청났고 일본이름이 자막에 나오는 것 조차 용납하지 못하던 시절이었어요.
일본문화가 전혀 들어 올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건담에 마크로스V에  오락실에 가면 일본어로 된 오락을 하면서 일본문화에 어느정도 익숙했습니다.

방송계에서는  원작자인 일본사람 이름을 자막에 넣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기에 바지사장 아니 이름만 빌린 마상원작곡가의 이름으로 대치합니다.  그렇다고 마상원 작곡가가 표절만 한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만화영화 주제가를 만들기도 했는데  자신이 원했다기 보다는 이름을 빌려준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부연설명을 좀 더 하자면 마상원 작곡가가 표절했다기 보다는 방송국에서 마상원이라는 이름을 무단으로 빌렸다고 보는게 맞겠죠. 댓글로 명의도용이라는 지적을 했는데 어떻게 보면 표절보다는 방송국에서 마상원이라는 이름을 명의도용 혹은 암묵적 관행으로 이루어진것이  있을 것 입니다.)


이런 풍토다 보니 이승환이  한국작곡가에게  저작료를 주는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70.80년대는 이렇게 일본 만화를 그대로 배껴서  나온 만화들이 많았습니다. 로봇태권V 도 표절의혹이 참 많아습니다. 로봇 태권V는 표절이 아니지만  1회용 악당로봇들은 일본만화에서 디자인을 배낀것들이 많았고   스페이스 건담브이는  일본 애니인 마르코스V의 발키리를  그대로 표절했는데 이름이 건담이 되는 웃지못할 촌극까지 벌어집니다. 

그래도 당시 어린이들은 그게 한국것인지 일본것을 배낀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중국에서 한국것을 그대로 배끼면 손가락질 하죠?   하지만 한국도  예전엔 표절왕국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인터넷이 발달해서 표절하면 바로 틀통나지만 예전에는  소수의 권력자들만이 일본문화를 접하고 몰래 들여와서 배껴서 팔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작곡가 마상원씨에게 물어보고 싶네요. 당시 어떤 분위기였는지 말이죠.
그리고 플란다스의 개의 이름은 플란다스가 아니고 파트라슈입니다. 지금의 벨기에 지방으로 알고 있는데 플란다스 지방에 있는 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덧붙임 :  룰루님이  외국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모두 번안해서 부르는게  당연한것이 아니냐고 하셨는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요술공주 밍키 같은 경우 국내 주제가와 일본주제가가 다릅니다.  밍키모모라고 불리운 일본주제가와 한국주제가를 비교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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