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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카메라

나의 카메라를 소개합니다.

by 썬도그 2010.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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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친구네집에 이유없이 놀러가면  받아놓은 동영상을 들쳐보다가 썩 맘에 드는 동영상이 있으면 받아가는게 하나의 풍습이 되었지만 예전 90년대 까지만 해도 보여줄것이 없으면  으레 앨범을 꺼내서 친구에게 보여주곤 했죠.

그리고 깔깔대고 웃었습니다.  사진은 추억을 담은 화수분입니다. 추억의 사진 한장으로 과거로의 추억여행을 쉽게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죠.  그러나  그런 추억을 담은 사진을 찍어준 사람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추억의 사진속 장소를 물어보는 사람은 많아도  사진을 찍어준 사람을 사람에 대한 질문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다루기전 나의 모습을 담은 사람은  주로 어머니였습니다. 외삼촌이  사우디에서 노동일을 하시면서 번 돈으로 산 일제 카메라가 우리집에 온후 부쩍 앨범속 사진은 늘어갔습니다.  전자동 니콘 자동카메라.  저에게 첫 카메라였습니다.

그 카메라를 무기삼아 대학교를 입학한후 사진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아리 친구들은  수동카메라를 가지고 있더군요.
자동카메라가 있는 친구들은 왠지 주눅이 들었습니다.  지금이야 그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되지만  당시는  외형을 중시하던 철없던 시절이라서 그걸 잘 몰랐습니다. 자동카메라 들고 다니기 창피해서 일부러  카메라 안들고 나가서  친구의 미놀타 X700을 빌려서 찍곤 했죠.  지금은 덜 하지만 당시에는 카메라 빌려찍거나 빌리는거  아무리 친해도 잘 안빌려주곤 했거든요.

워낙 고가의 카메라들이라서요. 당시 미놀타 X700이나  니콘 FM2같은 카메라가 30만원 40만원도 했는데  대졸 월급의 반 정도였으니 엄청 비쌌죠.  그렇게 카메라에 대한 약간의 컴플렉스가 있었고  그 컴플렉스를 키워서 전역후 알바한 돈으로 드디어 나의 두번째 카메라를 샀습니다.

지금도 운영중인 유명한 남대문 카메라 상점인  억불카메라를 우연히 들렀습니다.
친구와 함께 갔는데  원래 살려고 했던 카메라는 니콘 FM2였습니다.  혹은  캐논 AE-1 이나 미놀타 X300등  수동기계식 카메라를 살려고 했습니다.

정말 잘빠진 놈이죠?  이 캐논 AE-1은 영화 연애사진에서 남자주인공이 가지고 다니던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이걸 산것은 아닙니다.   억불카메라에서 이리저리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전자식 카메라에 눈길이 갔습니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더군요. 당시만해도 니콘이나 캐논 대부분의 일제카메라는 보따리 장사들이  가져온 병행제품이었습니다.

이름도 첨들어보는  캐논 EOS-1000QD  바디가격이 저렴해서 바디를 사고 렌즈를 살려고 했는데  가지고 온 돈을 넘어서더군요. ㅠ.ㅠ
포기해야하나? 고민중일때  중고렌즈가 있다면서 중고렌즈로 사라고 권유 하더군요. 35mm~105mm까지 되는 렌즈였는데   쓸만해서 샀습니다.  

렌즈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전자식카메라 EOS 1000QD

캐논은 세계 제 1위의 카메라 제조업체입니다. 하지만 필카시절에는 니콘이 1위였죠.
니콘은 전자식카메라와 FM2등 베스트셀러 제품이 많았고 카메라 하면 니콘을 더 쳐주었습니다.  캐논은  전자식카메라 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었구요. 전자시카메라는 지금의 DSLR과 외모가 거의 흡사합니다. 뒤에 액정만 있으면 멀리서 보면 DSLR로 보일 정도입니다.

캐논은 이 전자식카메라쪽 기술우위를 앞세워서 DSLR시장이 형성될때 시장을 선도하게 되었고  뒤늦게 니콘이  DSLR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이미  캐논이 선점한 시장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다시 예전처럼 대결구도가 되었지만 3년전만해도 니콘보다 캐논 DSLR을 더 알아주었죠


이 카메라를 사고 난후  매주 출사를 따라갔습니다.  필름을 자동카메라처럼 감아주는 기능과 오토포커스 되는 모습등등 정말  전자동이더군요.  배터리가 비싸다는것만  촘 흠이였을 뿐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중고렌즈가 오토포커스가 좀 느리고 잘 안맞더군요. 칼핀이라고 하죠. 쨍한 사진을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중고렌즈에서도 상태가 안좋은 C급인가 봅니다.

카메라의 생명은 렌즈라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많이 끌고 다녔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장롱속으로 직행했고 그대로 봉인되었습니다. 


나의 첫 디카  HP 포토스마트 215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사진 찍고 싶은 열망은 가득했죠. 그러나 필름을 사야 한다는 것도 혼자 출사하기도 그렇고  대학시절처럼  몰려다니면서 찍는 재미라도 있는데  여러가지로 여건이 안되더군요.   98년  디카시장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98년도에는  별별 업체들이 디카를 만들었습니다. LG도 만들고 HP도 만들었습니다.
막 시장이 열리던 시절이라  정작 캐논이나 니콘은  디카를 내놓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을때  전자업체들이  디카를 내놓기 시작했고
덮석 한녀석을 집어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HP 포토스마트 215입니다.

화소가 무려 1.3메가입니다. 폰카보다 못하죠. 사진은 조악했습니다.  사진이라고 말하기도 좀 문제가 있을 정도 였구요.
그래도 디카의 장점인 필름이 안든다는 이유로 조금 들고 다녔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디카 엄청나게 배터리를 먹습니다. 한 50장 찍으면 배터리 바꿔줘야 합니다. 뭐 충전지와 충전기로 충전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카메라는 조악했고 사진 찍는 흥미마져 떨어트렸습니다. 결국은  내 인생 최악의 카메라에 등극하게 되네요


다시 사진찍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  코니카미놀타의 디미지 Z1

참 감사하고 고마운 카메라입니다.  저에게 다시 사진찍는 재미를 알게 해준 카메라니까요
이 카메라는 2004년 여름에 샀습니다.  디카시장이 성숙해지고 있었고 가격도 무척 저렴해 졌습니다.
카메라에 대해서 무지했던 저로써는 DSLR살려고 기웃거렸지만 수백만원씩 하는 모습에 엄두가 안나더군요. 
그렇다고 똑딱이라고 하는 3배줌까지만 되는 컴팩트 디카도 그렇구요.  그런데 이  지금은 소니에 흡수된 코니카미놀타의 Z1이 들어왔습니다.

이 카메라는 기본적으로는 똑딱이입니다. 이미지센서가 무척작죠. 하지만 10배줌이 되는 하이엔드기능이 있습니다. 10배줌이 되다보니 살짝 아웃포커스도 되구요.


이놈 들고 정말 많이 싸돌아 다녔네요. 서울 4대궁을 다 돌아다니고 서울 여기저기를  싸돌아 다녔습니다.
엄청 찍었고 항상 외출시에는 가지고 다녔습니다. 320만화소도 적당하고  블로그 하는데 딱 좋은 카메라였고 실제로 이 카메라가 있었기에 제가 사진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쥐뿔 실력도 없지만  이 카메라로 많은 풍광들을 담았네요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지금보면  똑딱이 스럽구나 느껴지고 표현력이 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몇몇 사진들은 DSLR로 찍은 사진보다 좋습니다.

창경궁의 가을을 담은  사진들은 이 Z1으로 찍은 사진이 오히려 더 좋네요. 



일상을 담고 사회를 고발하는데  큰 활약을 했던  뷰티폰

이게 카메라라고 하시겠지만  카메라 맞습니다. 훌륭한 카메라죠. 뭐 쨍하고 화려한 사진을 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사진이 꼭 쨍하고 화려해야만 할까요? 왜 우리는 흐릿하고 핀트가 나간 사진이라도 그 사진이 담고 있는 피사체가 중요하면 화질은  그 이후의 문제입니다.

뷰티폰은 핸드폰입니다. 생긴것이 마치 컴팩트 카메라 같이 생겼죠. 카메라 특화폰인데요.  이 뷰티폰으로 사회여기저기를 고발하거나 담아서 세상에 알렸습니다. 길을 걷다가  혹은 전철을 타고가다가 왜 저건 저럴까? 하고 의문이 들면 카메라로 그냥 담았습니다.
이런 모습은 사진의 일상성을  늘리는데 큰 역활을 했고    이런것을 찍어서 뭐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전에 이미 셔터를 누르고 있는 저를 발견 했습니다

마트에 남자계산원이 있는 모습이 신기해서 찍었고 이 사진은 다음 메인페이지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전문 계산원이 아닌 정직원이고 잠시 도와주는 모습이었고 제가 좀 오해를 했지만  이런 모습을 담을 수 있었던것은 뷰티폰의 일상성이 있겠죠.



 사진을 다시 배우게 한 D40

참 기특한 카메라입니다 자기 밥벌이를 한 카메라니까요. 이 녀석이 찍은 사진중 몇개가 사진응모전의  등수에 올라서
자기 값어치의 배를 벌었습니다.  저의 첫 DSLR입니다.  가격이 가장싼 DSLR이기도 하죠. 기억하기로는 한 60만원에  번들렌즈까지 산것으로 기억나네요.  가장 싼 ,DSLR인 만큼 별 기능은 없습니다. 카메라 바디위에 달린 액정창도 없습니다.  셔터속도와 조리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데 위에 액정표시창이 없으니 확인 할려면 파인더를 들여다 보거나 후면 액정을 봐야 합니다.

그래도 화질도 괜찮고 가볍다는게  장점입니다.  물론 표현력은  고급기종보다는 떨어지죠.  하지만 블로그용으로는 딱 적당한듯 합니다.
저는 사진에 목숨걸기 보다는 사진은  내가 그곳에 갔다왔다는 증거용으로 찍고  그 곳의 여흥을  글로 많이 푸는 편입니다.
좋은 사진은  글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그 정도의 내공은 아니기에 글로 많이 풀어 냅니다.  그렇다고  막샷을 날리는것은 아니고 찍을때 이리저리 구도와 의도를 생각하기는 합니다만  그 효과가 사진에 잘 나오지 않는것 같더군요.

이 카메라는 사진작가들의 사진들을 모사하고 흉내낼 수 있을 정도의 표현력이 있기에  제가 다시 사진공부를 하게한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이전보다 사진을 더 보게 되고 사진작가들의 정보를 더 찾아보게 되더군요.




이녀석과 여러 여행지를 다닌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촛불시위때는  하나의 무기가 되어서  골목에 숨어있는 경찰들을 옥죄이기도 했습니다.

찍은 사진 카운팅을 보니 무려 3만3천장을 찍었네요. DSLR 바디는 소모품이라고 하는데  다른 기종으로 갈아타야 하나 고민중에 있지만  갈아탈만큼의 사진실력인가? 하는 물음에  고개가 끄떡여 지지 않네요.  좀 더 심사숙고해봐야겠습니다.



HD급 동영상 촬영용으로 쓰는 삼성 IT100

자전거타고 마실나갈때 항상 대동하는 카메라입니다. DSLR은  화질은 좋은데 이동성이 좋지 않습니다. 가볍게 입고 나갈때 이 IT100을 주머니나 자전거쌕에 넣고 나갑니다.  출사나갈때도 항상 대동하죠. 그 이유는  HD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HD급 동영상이 좋은 이유는  화질이 좋아서  동영상중 맘에드는 장면이 있으면 그냥 화면캡쳐하면 그게 사진이 됩니다.
알게모르게  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조력자입니다.



이 외에 소니디카, 니콘 똑딱이 . 파나소닉 루믹스도 한때 저와 함께했지만  다 입양보냈습니다.
저와 인연이 안된 카메라들이죠.   앞으로 또 어떤 카메라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항상 다른 카메라를 부러워하지 않을려고 합니다.
사진은 내가 찍는거지 카메라가 찍는게 아니기 때문이죠.

줌렌즈가 없다면 내가 더 다가가면 됩니다.  카메라가 나빠서 사진이 좋지 않다는 한숨은 쉬지 않을 생각입니다.
정확하게는 사진이 맘에 안드는 이유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좋은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묻더군요. 좋은카메라는 어떤카메라인가요?
당신이 지금 들고 있는 그 카메라가 가장 좋은카메라입니다. 그 카메라를 지금보다 더 사랑해 주시면 좋은 카메라가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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