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대한 단소리

추노 마지막회의 옥의 티. 업복의 복수씬

by 썬도그 2010. 3. 26.
반응형
오늘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밖에 나가 있었습니다. 오후9시쯤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빨리 들어가야 생각해서  지하철을 타고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발걸음과 마음이 급해지는것은 바름아닌 추노라는 드라마 마지막회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에 쫒기는 사람처럼  쿵닥거리는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죠.  앞부분은 못볼것 같아서  DMB폰도  동행헀습니다.

아뿔사!!!  지하철을 탔는데  반대편 방향을 타버렸네요. 집에서 점점 멀어지는 전철안에서 아득해지더군요. 결국 5정거장을 지나고서 거꾸로 탄것을 알고  다시 올바른 방향의 전철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추노 마지막회가 DMB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루종일 DMB폰을 사용했더니  배터리가 얼마 안남았더군요. 다 보긴 글렀구나 하는 생각에 짜증이 난더군요.
더디게 가는 전철안에서  발망 동동굴렀습니다.   어제 추노의 압권은 노비당이었습니다.

노비들이  그분이라고 믿는 메시아적인  박기웅이 좌의정이 조종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많은 시청자들이  놀랐습니다.
저 또한 그분이  썩소를 날리면서  노비들을 이용해 먹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을 때  끙!! 소리가 나오더군요.
역시  혁명은 없고  무식하고  권력없고  빽도 없는 존재들은  평생 이용만 당하는구나 하는 자조어린 한탄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마지막회에서 업복은   친구의 죽음을  숨죽이며 흐느꼈고 복수를 결심합니다. 그리고  4정의 총을 들고  궁궐 관문을 뚫습니다. 4발로 4명을 정확하게 문을 지키는 4명의 병사를 죽이고    도성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때 총소리를 듣고 그분이자  노비당을 이용해서 권력을  차지할려는  그분이라는 박기웅이 달려옵니다.  살인귀 철웅도 달려옵니다.   업복은  도성입구에서  2발을 더 장전하고 한발은  태하(오지호)를 배신한  조선비를 쏴서 죽이고  또 한발은  좌의정을 향해 총구를 치켜들다가 옆에서  달겨드는  그분 박기웅에게 쏩니다.

그리고  빠르게 화약을 넣고  좌의정을 쏩니다. 여기서 DMB배터리가 꺼졌습니다. ㅠ.ㅠ  천상 재방송 봐야겠네요

그런데 이 7발 7타의 업스나이퍼의 복수활극이  통쾌하기는 한데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이 4발로 4명을 죽이고  궁궐을 뚤엇다는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명색이 궁궐인데 달랑 4명이 지키는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뭐 총 4자루로 도성을 뚤른다는 자체는  어쩔수 없었다고 봅니다.  노비당의 최종목적지가 궁궐이었고  임금이었습니다.
작가가 노비당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업복의  대척점은  임금과  박기웅입니다.   박기웅만 죽이면  되는것이죠.
박기웅만 죽이는 것이라면  굳이 궁궐에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박기웅이 순찰돌때  지붕위에서 저격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민초들인 노비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죽은 동료의 한을 업고  궁궐을  4발의 총알로 뚫습니다.
여기까지는  현실성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3발의 총알중 2발은  아니 1발은 업복의 것이 아닌 태하의 몫이었습니다.
3발중  그분 박기웅을 향해서 쏜것은  멋졌습니다.  그런데  업복이  좌의정을 쏘는 모습은 좀 이해가 안갑니다.
물론 이 모든것을 좌의정이 조종했고 그분이라는 인물을 만들고 노비당을 이용해서   호적정리를 통해서 도망노비등을 모두 북방으로 올려 성벽 쌓는  노가다에 투입할려는 모습은  정말 추악한 모습이죠. 

그러나  업복이 그분을 조정한게  좌의정이라는 것도 모르고   좌의정의 얼굴도 모릅니다. 또한  좌의정이나 고위관료를 한번도 본적이 없기에 누가 누군지 모릅니다. 그런 상태에서 좌의정을 총구를 향한다는 것은  좀 이해가 안갔습니다. 
사실 업복은 총구가 향한곳이 좌의정인지 몰랐을 것 입니다. 그냥 높아보이는 신분인 관리에게 향한것이겠죠. 공교롭게  좌의정이 지나가다가 얻어걸린것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오발탄 1.   좌의정을  쏜 업복

이 추노의 가장 큰 악역이고  대길과 특히 송태하의 대척점인 좌의정은  업복이 아닌 송태하가 제거해야 했습니다.
죽어서 저도 기분이 좋긴한데.  업복의 총알에 얻어걸린 모습은  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모습같아 보였습니다.



오발탄 2.  조선비를 쏜 업복

조선비. 이 사람도 배신자죠.  그분 박기웅에 비하면 미흡하지만  송태하를 배신한 사람이고  변절자입니다.
뭐 자기 방식대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는데  어쨌거나 변절자입니다. 이 조선비도  송태하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입니다.
송태하가 제거해야 가장 알맞은 복수가 되었을 것 입니다.
그런데 이분도  업복이 쏜 총알에 얻어걸립니다.  시청자야! 옳따구나~~~ 하고 외쳤겠지만 아니 업복이 조선비를 아나요?
첨 본 사이인데요. 업복입장에서는  조선비를 쏴서  아우~~ 시원해. 복수했군 이라는 생각이 안들것 입니다. 그냥 고위관료 한명 죽였다였겠죠. 업복이 가장 기뻐할 죽음은  바로 그분 박기웅의 죽음입니다.  그런데  박기웅을  죽이고   꼭 죽여야 할 사람처럼 좌의정을 죽이는 모습은  시니라오가 좀 매끄럽지 못하네요

추노 시나리오 대박입니다.  이 드라마 영상미도 있지만  시나리오가 이렇게 진국인것은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얼마나 진국이면  이 시나리오 처음 본 사람들이 천작가가 대박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방송계에 쫙 퍼졌겠어요.  하지만 옥의티도 더러 보이더군요.   최장군과  왕손이가 좀비처럼 벌떡 일어난것도 그렇죠. 시청자들이  다 죽일거냐고 징징거리니까 벌떡 일으켜 세운 자체가 전 좋게 보지 않습니다.  비장미도 하나의 아름다움이니까요.



진중권교수가  디워 비판할때  썼던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때  연극을 진행하다가  이야기가 혼돈상태가 되었을때  갑자기 기중기로 신이 무대지붕위에서 내려옵니다.
그리고 신이 모든 이야기를 정리하죠.

신의 권위로 모든 갈등과 번민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항상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런 해결방식을  비유해서 디워에서  두 남녀주인공이 도망만 다니다가 갑자기 그리고 느닷없이 착한이무기가 나타나서 해결한다는 설정을  진중권 교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혹평을 했죠.

사실 요즘 드라마나 영화나 연극에서  얼키고 설킨 이야기가  갑자기 한사람에 의해서 한방에 해결되면  관객들이 벙쪄합니다.
이야기는 이야기안에서  해결되야 한다고 말한  아레스토렐레스는 이런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비판헀습니다.

오늘 업복이를 보면서 추노에서  4명의 악역들중   3발의 총알로 3명을  혼자 제거하는 모습은   작가가  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철웅과 대길이  마지막에 대결이 있었다고 하는데  방송을 보지 못해서  복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업복이 혼자 3명의 악당 그것도 두사람은  안면도 없는 악당을 혼자 다 죽이는 모습은 좀 매끄럽지가 않네요.

반면 송태하는  동료의 복수를 한껀도 해결하지 못했네요. 그냥 마지막까지 도망갔다고 하는데
복수의 짝대기가 잘못 이어진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노 참  많은 감동과 생각꺼리를 주게하네요.  우리는 지금까지  사극에서 성벽을 쌓는   민초들의   고통을 다룬 사극을 보지 못했습니다. 항상  권력자들의 이야기만 담았죠. 추노는  그런 높은곳의 시선을 아래로 낮추었습니다. 민초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세상을 담은 모습. 길이 기억될 사극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