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대한 단소리

전국의 서운대학교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by 썬도그 2010. 2. 24.
반응형
요즘 한창 졸업시즌이죠. 얼마전 간 서울대도 졸업식이 예정되어 있었고 벌써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는지  여기저기 신입생티를 풀풀내는 학생들이 같은 티를 입고 관광버스에서 내리더군요

저는 졸업식에 대한 좋은 추억이 별로 없습니다.
국민학교야 으레 그렇듯  짜장면 한그릇으로 때웠고  중학교도 그저 그랬습니다.  지금의 막장 중학교 졸업식은 없었죠. 건전하게 졸업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헤어졌는데 항상 헤어질때는 잘 몰라요. 그게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식은 왁자지껄했지만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해서  우울한 졸업식이었습니다.
한반의 3분의 2가 대학을 못가는 현실이니  대학에 입학한 친구보다 못한 친구가 더 많고  대학입학을 축하하는 말은 크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을 마셨고 술을 먹고 뻗었습니다.

집에 업혀왔고 졸업식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 그나마  초중고는  대부분이 진학하기에  크게 축하할 일은 아니지만 또한 부끄러운것도 아니였습니다.


인기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황정음은  서운대학교에 다닙니다.  그러나  과외를 할려고  서울대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고  준혁이의 과외선생님이 됩니다. 한마디로 학력세탁을 했습니다.  서울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이 아닌 경기도에 있는 서운대학교 다니는 황정음이라면  준혁이의 과외선생님이 될 수 없었죠

오늘  황정음이 졸업을 했습니다.  황정음이 서울대학교가 아닌 서운대학교에 다니는것을 아는 사람은  정준혁과 연인인 이지훈선생님 뿐입니다.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에 다니는 것을 모르는  준혁의 엄마인  현경은 황정음을 태우고  서울대로 갑니다.  그러나 황정음은 서울대생인척 하죠.  같은날  서운대 졸업식이 있어서 졸업식에 가야하지만  자신의 학력을 숨기기 위해 서울대생인척 하다가 결국은 자신의 졸업식인 서운대 졸업식장에 가지 못합니다.

좀 어처구니 없는 풍경이죠.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한 분들 꽤 있을듯 합니다. 황정음과 똑같은  경우가 아닌   명문대학교가 아닌 학교의 졸업식을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하거나 위축되는 졸업생들이 분명 있을것 입니다.

여기서 서운대학교란  서울변두리 경기도에 있는 이름없는 물리적위치와 명성으로 구분될 수도 있지만 심리적인것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명문대라고 해도 그 대학을 다니는 자신이 부끄러우면 그 대학교가 서운대학교죠.  반대로  서운대학교에 다닌다고 해도 당당하고 떴떴하고 떴떴하게 행동하면 그 학교는 서운대가 아닌 XX대학교라는 본이름을 찾을 것 입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현실은  제 글과 다릅니다. 분명 서운대는 자신이 만든것 보다는 외부의 시선과 명성과 여러가지 복합적인 가치등으로 서열화 되어 있고  서열의 끝자락에 있는 대학교가 서운대학교죠


시트콤 마지막에 황정음이 준혁이네 집에 찾아와  당당하게 서운대학교 졸업장을 내밉니다.
깐족이 특기인 정보석은 서울대학교가 오타가 났다면서  호들갑을 떱니다. 서운대생인것을 알고  있는 준혁과 이지훈은 화들짝 놀라면서 끝맺음을 하는데요. 

지붕뚫고 하이킥이  당당한 서운대생의 모습을 그릴려나 봅니다.

살아보니 운칠기삼일때가 많습니다.  운이7이고  노력이3인 모습이 많죠.  분명 노력을 하면 서울대에 갈 수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서울대에 갈려면 여러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태어난 집의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노력도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타고난 머리도 있어야 합니다.  일반화 시킬 수는 없지만  타고난 머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서울대를 갈려면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선천적인것도  무척 좋아야 합니다. 점점 강남3구에서 서울대 입학생이 늘어가는 이유도 그런것 아닐까요?

노력을 안해서 게을려서 욕먹는 것은 당연한 것 입니다. 노력도 안하고  댓가를 달라고 하면 욕을 바로 먹습니다.
하지만 노력을 했는데 정말 노력을 하고 하고 했는데도  서운대에 간 학생이라면 그 서운대가 과연 창피할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국의 서운대학생 여러분들. (그게 현실적이던  심리적이든)  당당해 지시고  자랑스러워 하시길 바랍니다.  은메달따고 동메달 따고서도 고개숙이는 못난 모습 짓지 말길 바랍니다.   그리고  모두 졸업 축하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