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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조폭이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아버지를 그린 우아한 세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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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이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아버지를 그린 우아한 세계

썬도그 2010.02.15 10:01
좀 지난 영화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지 않은 영화이고  잠들기 전에 볼만한 영화도 없고해서 그냥 틀어놓고 멍하게 봤습니다.
딱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송강호의 얼굴을 조금 보고 있으니 흥미가 끌리게 되었고 어느새 다 보고 말았네요


조폭이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

이 영화는 홍콩의 피비린내 나는 느와르 영화나 한국의 코믹조폭영화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다큐영화같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린 영화입니다.  강인구(송강호 분)는 재개발 사업을 하면서 많은 이익을 얻는 조폭입니다. 그런데 이 조폭 좀 어설픕니다.  사보타주(태업)을 하는 공사장 인부들에게 두들겨 맞고  이익금을 나눠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합니다.

집에 오면  다정다감한 아빠이고 딸이 좋아하는  고기만두를 사가는 가장이지만 딸은 아버지가 조폭인것을 너무 싫어합니다.
그리고 일기에 아빠가 죽었으면 한다는 말까지 보게 되죠.  자식들을 보면  조폭일을  털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재개발사업 한번만 하고  손을 털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조직에서는 중간보스이지만 사장의 동생인 같은 중간보스급이 자꾸 치고 들어 옵니다.  거기에  상대 조직의 똘마니들이  자꾸 자기를 살해할려고 위협합니다. 참 피곤한 인생이죠. 집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언제 살해당할지 몰라 전전긍긍이고  그렇다고  조직내에서도 위상도 자꾸 떨어지고 있구 심지어  공사장 인부들에게 맞고 다닙니다.



뻔하지 않는 스토리가 매력적

이 영화 대충 짐작하길  그림같은 집에서 사는 모습을  그리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조폭가장이  마지막 한탕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칼침을 맞고 죽는다식의 비장미를 그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많이 다릅니다. 현실적인 조폭을 담아서 그런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조폭두목인 회장을 본의아니게 정당방위로 죽이고  모든것이  헝크러져 버린것 같았는데  이 영화는 그 이후까지 다룹니다.
강인구(송강호)는  가벼운 형을 살고 나와서  새 삶을 사는듯 했습니다.  조폭일 그만두는 줄 알았더니  다시 조폭일을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게 가족들이  그 조폭일을  다시 하는 것에 대한 반대를 하지 않습니다.
새집을 사고 가족 모두 딸과 아들의 유학길에  떠나버립니다.  기러기가 아빠가 된 조폭.  다른 조폭영화들 처럼 장렬한 최후를 예상했는데 그런것은 없더군요.  박중훈이 연기한 게임의 법칙처럼  한방의 총성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런것은 없었습니다




송강호가 아니면 맡을 수 없는 명연기

저는 마지막 장면에서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역시 송강호다.  저런 연기를 누가 할 수 있을까?
어딘가 모르게 어리숙한 조폭아빠.  가족들에게 멸시받고  그러나 가족사랑은 끔직히 하는 아빠. 그러나  기러기 아빠가 되어 혼자 빨래하고  혼자 밥을 챙겨먹으면서 사는 찌질해 보이는 모습들

강인구는 유학생활하는 가족들이 보내온 비디오테이프를  거대한 LCD TV로 봅니다.
혼자 끓여먹는 라면을 먹으면서  행복해 보이는 딸아이와 가족들의 모습에  눈물을 흘립니다. 항상 자기는  행복한 장면에서 빠져 있는 듯한 서글픔이 느껴지죠.  우리네 아버지들이 그렇죠.  돈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한 아버지들.   강인구는 눈물을  펑펑 흘립니다.
그리고  먹던 라면그릇을 던져서 깨버립니다.  방바닥에 퍼진 라면가닥. 

보통의 영화라면 여기서 카메라를 멈췄을 것 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 비범하게  라면을 깨고 나서 검은 봉다리를 가져와서 라면과 깨진 그릇을 치우는 모습까지 담습니다.  봉다리에  쓰레기를 담다가 또 한번 울컥하죠.

이 장면 정말 명장면입니다. 송강호가 아니였다면 그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햇을 것이며  아버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장면이기도 하구요


초록물고기와 닮은 듯 다른  영화 우아한 세계

이 영화 초록물고기에  설탕을 뿌린  영화 같습니다. 두 영화 여러면에서 비슷하구요. 먼저 재개발을 둘러싼 조폭의 생리를 그렸다는 점이 비슷하고  가족복원극이라는 설정도 비슷합니다.   막둥이의 희생으로 나머지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모습이나  찌질한 조폭아버지 때문에 유학지에서  행복해하는 가족들.   그러나 초록물고기가  비극적인 결말로 끝났다면   이 우아한 세계는 조금은 코믹하게 그립니다.   코믹하게 그렸기에 이 영화 막힘없이  잘 흘러갑니다. 만약  이 영화 초록물고기와 비슷하게 비장미만 담았다면 철저하게 관객에게 외면 받았을 것 입니다. 초록물고기  당시 크게 히트한 영화였지만  그 당시인 96년도 관객이나  2006년의 관객취향이 확연히 다릅니다.

관객들이 좀더 가볍고 자극적인 영화들을 더 많이 좋아하는게 요즘이라서요.

설연휴  해주는 영화들  9할이 본 영화라서  설TV영화에 큰 관심 없었는데  소뒷걸음질 치다가 좋은 영화 하나 만났네요


꽃보다 남자의 가을양 (김소은)이  우아안 세계에서 나왔군요. 조금 어린 가을양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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