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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불편하지만 삶에 대한 진중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 더 로드

by 썬도그 2010.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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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칭찬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또한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공짜로 볼 기회인 위드블로그와 티스토리 이벤트에 탈락하고서 허탈한 마음이 있긴 했지만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표를 끊고 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성애를 얘기 하기에  부성애가 인류멸망이후의 인간의 삶이 궁금해서 봤습니다.

인류가 멸망한  지구위에서 살아갈 가치가 있을까?

영화는 인류가 종말된 이후를 그리고 있습니다. 왜 지구가 멸망했는지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설명은 이 영화에서 구차합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단 한줄의 단어도 없습니다.  이 영화는  SF공상과학영화가 아닌 철학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 철학이란  종말에서도 구차하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가끔 그런이야기를 술자리나  편한자리에서 합니다. 지구에  혜성이나 소행성이 떨어져 모든것이 파괴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거냐고
많은 사람들은  나 같으면 그냥 죽는다.  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따뜻한 난로가에서 하는  지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지구가 멸망하고  옆에서 딸내미나 아들내미가 아빠를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보면 당신은 정말 말처럼 쉽게 죽을 수 있을까요?

결코 그렇게 행동하지 못할 것 입니다.  
가끔  험학스럽고 희망이 없는 삶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싫어서  동반자살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은 뉴스에 나옵니다
그리고 백 이면 백  그 부모를 욕합니다. 모두들  말로는 지구멸망때 벽에 X칠하고 살지 않고  그냥 죽겠다고 쉽게 말하지만  가족과 함께 동반자살하는  부모들을 욕하는 우리들의 모습에서는  지구가 멸망해도  가족가 함께 죽는게 아닌  가족과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영화 더 로드는  그 지구멸망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한것은  왜 저 아버지와 아들은  저 구차한 풍경과 초토화된  지구위에서 살아가야 하는가? 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눈이 잘 안보이는 노인의 말대로   죽는것도 사치일까?  라는 대사는 여러번 곱씹게 됩니다.  죽음도 사치라고 말하지만 과연 죽음이 사치일까?   리벌버 권총에 담긴  두발의 총알은  사치가 아닌  순간의 선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려는  부자의 모습에서  저것이 본능인가? 인간의 본능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집니다.
영화속 할아버지의 대사가 정답은 아닙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의 선택사항이고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옳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사는게  구질구질하게 사는것이 옳다는 식으로 표현되어  전 별로 좋게 보이지가 않더군요.

죽음을 선택하는것도 삶을 선택하는것이 옳고 그름이 아닌  하나의 선택사항일 뿐이죠


인육을 먹고 안먹고가  나쁜사람 좋은사람의 구분점일까?

이 영화 영화 머더와 많이 비슷합니다.  그 이유는 영화 머더가 모성의 광끼를 그렸다면   이 영화는 부성의 광끼를 담았습니다.
다만 머더와는 다르게 그 광끼의 농도가 얇습니다.   이 영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성애에 많은 감동을 했습니다.  분명 눈물나는 부성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해진 비고 모텐슨의 연기는 정말 대박입니다.   그의 연기를 보다 보면  눈물이 절로 나올 정도 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불씨를 옮기는 일이라면서  용기와 정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의란 사람마다  그 내용이 다릅니다.  나의 정의가 다르고 당신의 정의가 다르고   영화속 아버지의 정의가 다릅니다.
정의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경험에 따라 그 내용이 다릅니다.  아버지는  정의로운 사람 즉 착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칭합니다.
인육을 먹지 않기에 착하다고 말합니다.   이 인육에 대해서 좀 얘기 해보죠.  


영화속에서는 인육을 먹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이 들을 봤을때 아버지와 아들은 도망칩니다.  그리고 그들을 나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인육을 먹는 모습은 인류가 지킬려고 하는 도덕율을 훼손하는 일이고 용서받지 못할 일입니다. 그러나  과연 인육을 먹는게 나쁜 일일까요?

얼마전  뉴스에서 보니  인류의 조상인 크로마뇽인들이 또 다른 인류인 네안타르탈을  무찌르고 그들을 먹었다는  카니발이 있었다는 과학자들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인류는 식인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성을 갖추고 나서는 식인풍습은   야만인으로 취급되었고  동족을 먹으면 병이 생기는 것을 알기에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말고라도   영화  얼라이브에서도  안데스 산 중턱에  비행기가 불시착한  축구선수들이 먹을것이 없어서 죽은 사람의  인육을 먹은 모습도 있는데 그들이 과연  나쁜 사람일까요?

정말 먹을게 없다면  사람도 잡아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식인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같으면  영화속 엄마처럼  어둠속으로 사라져 죽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겠다고 했다면 그 어떠한  상황도  힘들겠지만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버지는  식인을 하면 나쁜 사람 . 안하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죠.  정말 먹을게 하나도 없고  죽음도 사치라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저는  그 식인을 하는 인간 사냥꾼들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 들이 나쁜 사람이라면 차라리 엄마처럼  죽는게 현명하죠.  다만  선택의 문제입니다. 사람을 먹느냐 안먹느냐는 하나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다만  이성이 있는  아버지와 아들과  이성이 마비되고 짐승이 된  구분점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성이 있는 사람들의 끝도 죽음입니다.  어렵게 구한 깡통으로 연명해봐야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요?  정말 이성이 있다면  깡통으로 연명하면서  며칠 더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영화 머더가 모성애를 그렸다면 더 로드는 부성애를 그리다

이 영화는 부성애를 다룬 영화입니다. 부성의 거룩함을 담고 있죠. 아들이 있기 때문에  험한 세상 살아갑니다.
아버지는 말합니다. 아들이 죽으면 자기도 죽겠다고.  아버지는  착한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합니다. 저 또한 그런 시선으로 봤지만 


한 흑인과의 만남에서 과연 저 아버지가 착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해변가에서 자고 있는 아이를 해치지 않고  물건만 챙겨서  도망가던 흑인을 쫒아가서  총으로 위협해서 물건을 되찾습니다.
여기까지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왜 흑인의 옷을 벗으라고 하고 모든것을  강탈할까요?  그 흑인은 결국 추위에 죽을 것 입니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못마땅해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수레나 끌라고 말합니다.

이 모습에서 부성은 광끼로 비추어 집니다.  영화 마더보다는 약하죠. 
그러나 이 모습에서  과연 아버지는 착한 사람인가에 대한 심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전형적인 허리우드식 결말

원작소설은 영화보다 큰 감동이 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꼭 읽어 보고 싶습니다.
영화 자체가 시종일관  간사한 희망을 보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허리우드 영화처럼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식의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식은 좀 식상합니다.   다큐식으로 생지옥같은 지구멸망 이후를 담아서 좋았습니다.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처럼  극한의 상황에 인간들을 밀어놓고 그 반응을 관객들이 모습은 괜찮았습니다.  그 모습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도  한꺼플만 벗기면 산에 사는 들짐승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담아서 좋았습니다.  사람들  1주일만  산에 살게 해보십시요. 짐승처럼 살것 입니다.

그런 모습을 담아서 흥미롭게 봤는데 마지막에  어설픈 희망적 손길은  좀 부담스럽더군요. 좀 인상이 써지긴 했지만 그런 모습마져 없었다면 이 영화 너무 우울한 영화입니다.   작정하고 우울할것이면 끝까지 우울했길 바랬지만 그렇지 않네요

  
총평 :  주인공  비고 모텐슨의 연기는  최고입니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을 듯 하네요. 하지만 영화 내용 자체는 참 우울합니다. 내용은 우울하지만  많은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과연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재미면에서는 그렇게 재미있다고 할 수 없지만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어떻것이 착한 삶이고 나쁜 삶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이런 질문 자체만으로도 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글 전체적으로 혹평을 한듯 하지만 혹평으 아닙니다.  몇몇 진중하고 무거운 질문으로 인해 영화처럼 잿빛가득한 글들이긴 하지만 영화 자체는 괜찮은 영화입니다.  몇몇부분은  더 다듬었으면 하는 것이 있긴 하지만요.    

영화를 보고나니 원작이 더 궁금해 지네요.  원작은 또 어떤  철학적 담론을 담고 있을까요?  기회되면 원작도 꼭 읽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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