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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근무하는 모든 분들에게 은총이 내리길 바랍니다.

by 썬도그 2009.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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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서  크리스마스 이브때 싸돌아 당기는 모습이 자연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종로에 나가야 했습니다.
나가고 싶다는 의지도 있긴 있었지만 일꺼리가 하나 있어서 찾아갔습니다.  날도 풀렸고 카메라가 계속 외출나가자고 보채길래  데리고 나갔고  나간김에  종로와  명동성당까지  찍고 왔습니다.   

귀에 꽂은 라디오에서는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흘러나왔는데 임진모 음악평론가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더군요.
미어터지는 명동거리에서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는데   명동이 가장 번잡했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더군요.

명동이 가장 번잡했던 크리스마스가 언제일까요?    70년대라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70년대는 통행금지라는게 있었습니다. 12시가 되면  통행금지가 발동하여  거리엔 사람이 다닐 수 없었습니다.
제가 어렸을때도  12시가 지나면  불을 다 끄고 자야 했습니다.  지금이야 이해가 안가는 풍경이었지만  그때는 그랬어요.
82년 통행금지가 풀리고서야 12시 넘어서도 사람들이 다닐 수 있던 시대가 되었고 90년대만해도  술집이나 노래방등은  12시가 넘으면 불을 끄고 영업을 했습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12시가 넘으면 노래방은  앞문을 잠그고 몰래 영업을 했습니다.

지금이야 이런 풍경도 이해 못가는 풍경이죠.    여하튼. 하여튼  70년대 크리스마스 이브의 명동거리가 미어터진 이유는  크리스마스 이브는 통행금지가 풀리던 날이였습니다. 사람들은  해방감을 느끼며  밤새 거리를 쏘 다녔습니다.  그 해방감 때문이었을까요? 70.80년대의 크리스마스 이브의 느낌은 지금 이상이었습니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많은  상점들이 크리스마스 특수를 한몫 잡을려고 많은  자영업 상인들과 알바생들 그리고  많은  상점직원들이 남들은 크리스마스라고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쓸릴때   사슴뿔모양의 머리띠나  산타모자를 쓰고 손님들에게 호객행위를 했습니다.

저 분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못느끼고  일을 하다니..  조금은  측은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명동에서 버스를 타고  독산사거리에 도착한뒤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오기로 유명한 마을버스를 10분넘게 기다리는데  사고가 났는지  피자배달  오토바이와  싼타페 차가 서 있더군요.
싼타페 운전자와  피자배달을 하는 앳된 학생이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고   피자배달 하는 10대인듯한 청년은  망가진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워서 움직이더군요.  그러나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 보는데  딱딱딱!! 소리가 나더군요

보아하니  핸들이 먹지 않더군요.  다치지는 않았지만  오토바이는 고장난듯 합니다.
저 상태로 운전하면 위험할텐데 라는 생각에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리저리 전화를 하면서 결국 운전을 하지 못하고  몇미터 끌고 가더군요. 

이 크리스마스때  배달일을 하는 저 10대 청년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날에도 알바(대부분 배달 알바겠죠)를 하는 모습에
안쓰러움이 느껴 졌습니다.   헬멧도 쓰지 않는 모습을 보니  유명 피자가게의 배달원은 아니였습니다. 작은 피자가게 배달원인듯 한데
피자 배달을 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느껴졌습니다.

집에서  케익 사놓고 파티를 하거나 친구들과 놀 나이인데 배달일을 하는 모습.  거기에 사고까지 났으니 더 안타깝더군요.
저 학생은  올해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크리스마스는  매출이 많이 일어나는 날 이고 많은 자영업 상가들이  밤늦게 까지 영업을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유럽처럼  크리스마스 이브나 당일에는 모든 사람이 상가의 문을 닫고 모두 쉬는 날이 였으면   모두가 은총을 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어떨까 하구요.  모든 사람이 함께 쉬는 모습이 크리스마스다운것이 아닐까 하구요.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축제이상의 날이 되고 먹고 마쉬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 풍경속에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때 일을 합니다.
물론 자영업자들에게는 돈을 많이 버는 날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크리스마스는 모든 가정이 저녁에 함께 하는 시간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디 저 학생(정확하게 학생인지는 모르겠지만)에게  오늘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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