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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식스센스와 디아더스의 재미는  대단한 반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나비가 꾸는 꿈이였다는 장자의 호접몽,  이렇게  세상 자체를 헛것으로 만드는 영화들은 참 재미 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도  그런 재미가있는 영화죠.  그러나 이게 영화가 아닌 실제 우리 삶이라면  어떨까요? 여러분들은 살면서 이런 반전이 없었나요?

저는 86년도에  이런 반전이 있었습니다.
소심한 소년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민학생인 저는 밤마다 북한이 쳐들어 오게 하지 말게 하옵시며, 광주의 빨갱이들이 어서 다 잡혀가길 바라며 살았습니다.  광주사태라는 단어도 없이  광주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그래서 나라가 전쟁이 날것이라는 소리에 어린 소년은  밤마다 기도했습니다.   거기에  인공위성이 지구로 떨어진다는 소리에 기겁을 했죠.
지금 생각하면  유치한 모습이지만 아이들은  이런 불안전한 세상에  힘들어 하는것은 여전하더군요.

어렸을떄 동화속 세상은  선이 항상 악을 이기며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모습에 포근한 잠자리를 들었는데 세상을 알면 알수록 선과 악의 구분은 희미해지고  해피엔딩도 별로 없더군요.

철저한 반공교육으로 해마다 6.25일이 되면  반공포스터를 밤새 빨간색, 파란색 다 써가면서 그려서 냈던 모습들
북괴군들은 정말 눈이 쪽 찢어진  무시무시한 존재로만 알고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토요일마다 해주는 배달의기수를 보면서 국군아저씨에대한 자랑스러움도  마구 생기던 쯔음   대학생들의 데모가 나의 인생에 포착되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매일 시위의 연속이었고  거리는  돌맹이와  최루탄이 난무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들을 미워했습니다.  저들 때문에 전쟁이 날것이라면서  증오했었죠.  학교에서는 어느편이 우리편인지 알려주지 않았고  정부의 관제방송이 된 KBS와 MBC등은  대학생들의 불법폭력만을 지적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이런 세상 모습에 침묵했고 그나마 한마디 하는 선생님도 없었습니다. 젊은 선생님이건 늙은 선생님이건  묵묵히 수업만 했습니다.

중2 특활시간이었습니다. 친구와 신나게 떠들면서 글짓기 교실에 있었습니다. 가장 인기없었던 글짓기교실, 글짓기교실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열정적이지 않은, 시간만 때우다 갈 요량이 다분한 교사가 들어오는것을 알기에 아무글이나 쓰면 되는 특활교실이기에 친구와 저는 선택했고  선택의댓가로 수다를 1시간 내내 떠들었습니다 교사는 떠들던 말던 상관도 안합니다.

내가 한소리 했죠

대학생들 데모좀 고만좀 했으면 해. 전쟁나면 어쩔라고 그러는지, 다 빨갱이들이야

제 말에 친구는 깜짝 놀라면서 자기 누나  어제 을지로에서 시위하다가 잡혀갈뻔했다면서
우리 누나가 빨갱이냐는 소리를 하더군요.

저는  이상하다 생각하며  뉴스를 보니 다 빨갱이라고 하던데 라고 대꾸했더니 친구는 한시간 내내 설명을 해주더군요. 너는 뉴스를 믿냐?  다 전두환이  지시하는대로 방송하는  꼭두각시들인데 그걸 믿고 있냐. 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동아일보가 편파방송하는 KBS시청률 거부운동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가 KBS와 감정싸움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세상은 참 모를일이라고  87년도에는 동아일보가 보수정권을 비판했었습니다.  
지금은  KBS, 동아일보 정권찬양적인 모습으로  친해진 모습이지만요.

86년 특활시간에 친구에게 들은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는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이후  대학교를 다니는 동네형에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대학생들의 분신과 시위를 제대로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88년 5공청문회,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를 통해서 내가 알던 세상이 거짓의 반석위에 폭력과 위선으로 쌓아올린 성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생각나네요.   어느 할머니가 광주청문회에 나와서  울먹이면서도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모습이요.  매일 계속되던 시위는 87년 6월 10일 끝나게 됩니다.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체육관선거인 대통령 간선제가 아닌 국민에게 투표권을 다시 돌려주는  직선제를 하겠다고  친구인 노태우에게 발표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기억의 망각속에 잊혀지는 법,  22년전 87년에 일어난 6.10항생을  지금의 10대,20대들은 잘 모릅니다.
내가 광주와 4.19혁명을 기억하지 못하는것과 마찬가지로요.

지금의 10대들에게 혹은 20대들에게 87년의 그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사람들의 열기를 어떻게 전할 수 있으까요?자 여기 앉아봐 천천히 얘기해주께.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후에~~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면
졸기 시작할것입니다. 이런식으로 말고 10대들이 좋아하는 만화책으로  그 시절 이야기를 들여주면 어떨까요?

책 100도씨는  뜨거웠던 87년 6.10항쟁을 만화로 그려낸  책입니다. 
책은  유머를 간간히 섞어가면서 87년의 모습을  스케치합니다.

주인공은 시골 빈농의 아들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닙니다. 그도 저 처럼 반공주의자였으나
여공인  누나에 의해  시위꾼(?)으로 변합니다.  이 변화는 과정이 좀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극과 극은 통하는지 반공주의자에서 변절하자 마자 가장 적극적인 시위꾼이 되어 시위를 합니다.

책에는  역사적인 인물인 이한열군과 박종철군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리고 당시를 살았던  소시민들의 이야기와 함께  철저하게  반공주의자인 꽉막힌 어르신들도 나옵니다. 이들이 어떻게 해서 87년 그 뜨거운 여름에  넥타이를 메고 학생들의 시위를 동조했을까요?  전두환정권이  백기를 든것은  바로 30대 이상의 넥타이 부대의 동조가 컸습니다.
학생들의 시위로만 끝났다면 그냥 탄압하고 말았겠죠.   그때도 지금처럼 일부층에서만  못살겠다 갈아보자! 했지만 
학생들의  시위의 진정성이 국민과 통화면서 폭력적인 이미지의 대학생시위지만  시민들이 시민 불복종운동에 동참합니다.

이 만화책 100도씨는  그런  역사적인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 내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당시의 기억이 많이 떠오르네요. 87년은 중3때라서  최루탄 내음 맡으면서 시위를 하지는 못했지만  시위를 하는 형들을 이해하고 응원했습니다.
작년 미국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때는  반대로 중고등학생들 때문에 대학생 형들이 나오는 반대되는 모습이 보였는데  22년이라는 세월의 시간이 참 많은 것을 바꾸는듯 합니다. 

이 책 100도씨는  대체적으로  87년 풍경을 정밀묘사 하지만  아쉬운점은  관공서에서 만드는 대국민 계몽 매뉴얼과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하더군요.  몇몇 캐릭터는  작위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구요.
분명 작가 최규식은  이 책의 타켓층을 10대로 잡고 있는듯 합니다.  현대사 보충교재로 쓰일것이라고 하는데
10대들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제가 지적한 작위적이고 과장된 모습이 오히려 10대들에게  그 시절을 생생하게 느낄수 있게 자극하는 자극제였다면   제 지적은 잘못된것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입니다.
동생이 시위하다 감옥에 가 있는데 회사원인 형이 대포집에서 술을 먹다가  다른 테이블에서 술을 먹는 대학생들의 세상에 대한 넋두리를 듣게 됩니다.   대학다닐때는  도서관에서 세상을 외면하고 살았고 자본주의의 단물이나 빨아먹고 산 회사원 형님들이 박종철군 사망에 무슨 위로의 말을 하냐고 대듭니다.

거기에 회사원은 대답합니다.
대학생들은 도덕적 우월감 말고 뭐가 있냐고 같은편을 욕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 배타주의로는 세상을 바꿀수 없다구요.  작년을 생각해보면  비슷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촛불문화제가 촛불시위가 되고 가두시위가 될때 저는 반대했지만  그 반대에 수많은 악플을 답례로 받았습니다.  그런식으로  고분고분하니까  저놈들이 막대하는것 아니냐구요.

그렇다고 거리로 나간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텐데  오히려 역공의 빌미가 될것을 지적했지만 잘 먹히지가 않더군요.
지금 한국진보의 문제점은  보수와 비슷한 배타주의가 많습니다(저도 반성합니다) 중도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그들의 언어로  곱게 씹어서  넘겨줄 생각보다는   무식한 니들이 뭘 알어!   그러니까 국개론이 나오지라고 무시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국개론 저도 지지합니다.  이태리 총리 보세요. 72살에  매춘여성들과 화려한 파티를 해도  다른나라 사람들은 다 손가락질 하지만 정작 이태리 국민들은 멋진 대통령이라고 지지율 50%나 보내주잖아요.

하지만 중도입장의 사람을 끌어 당길려면  국개론이란 생각을 밀고 나가기 보다는  중도입장의 국민들을 어떻게 포섭할까 고민을 해야 할것입니다.


  이 책은  1시간이면 다 읽을수 있습니다. 가볍고 그러나 당시의 공기를 느낄수 있는 만화로된 정밀묘사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지난 우리 삼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최고의 방법일듯 합니다.

책뒤쪽에는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만화가 부록으로 담겨 있는데 지난  촛불시위를 배경으로 시작된 민주주의에 대한 담론을 만화로 담고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와 민주주의의 종류와 맹정과 장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아주 솔짓하고 또릿또릿한 화법이 맘에 들더군요

중고등학교 다니는 조카들에게 선물해주거나 학교의 부교재로 채택해도 좋을 책입니다.

물은 100도씨에 끊지만  1도이건 99도이건 물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99도에서 1도가 올라 100도가 되면
물은  부글부를 끊게 됩니다.  지금 한국은 몇도일까요?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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