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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10대 청춘물 같았던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by 썬도그 200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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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도인 걸로 기억하는데 후배가 책 하나를 권해주더군요. 해리포터 봐봐 재미있어.
매스컴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해리포터가 대충 어떤 이야기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야! 그거 마법사들 이야기 같던데 애냐~~ 그런 무협소설 같은 것을 보게 차라리 밍키를 한번 더 봐라

그래도 재미있다고 추천해 주더군요. 결국 책 한 톨 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보게 돼지더군요. 책 보다 영화가 좋은 것은 책 속의 마법을 화려한 비주얼 아트로 재현해 내는데 이게 내가 머릿속에서 상상한 것 이상으로 나올 때는 푹 빠지게 됩니다.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나올 때의 그 흥미로운 비주얼이란 대단했습니다. 거기에 귀엽고 앙증맞은 3명의 꼬마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의 우정도 대단히 좋았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다니엘이나 엠마는 꽉 깨물어주고 싶네요.

 

해리포터는 2001년 이후에 매년 혹은 한해 걸러서 여름이나 겨울에 찾아옵니다. 나오는 시리즈마다 중박 이상 대박을 쳤고 이제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007 시리즈의 아이들 버전이라고 할까요. 아주 큰 재미는 주지 않지만 매번 평균 이상의 재미와 볼거리를 재공해 줍니다

해리포터 하면 어느 정도 재미를 보장해 주는 프랜차이즈 영화입니다. 프랜차이즈 식당 가면 아주 색다르고 자다가도 생각나는 맛은 내지 못하지만 기대치만큼의 맛을 제공합니다. 프랜차이즈 음식을 한번 맛보고 난 후 외딴곳에서 배가 고플 때 아무 식당에 가서 뽑기 하는 심정보다는 안전빵으로 프랜차이즈 식당에 가서 먹잖아요.

해리포터 시리즈가 그 짝입니다. 모험을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재미를 주는 게 해리포터 시리즈이죠.
해리포터는 고유의 맛 아니 재미가 몇 개 있습니다

1. 판타지 영화의 절정인 마법사들의 이야기
2. 세 주인공인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의 성장하는 모습
3. 해리포터가 전지전능하지 않고 RPG 게임처럼 육성 시뮬레이션을 보는 느낌(해리포터 곧 안랩이 될 듯)
4. 선과 악의 뚜렷한 이분법적인 구도(디즈니랜드처럼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영화)
5. 최강의 그래픽

 

해리포터는 이런 여러 가지 장점으로 VIP시사회 같은 호들갑이나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습니다.
안 해도 알아서 관객들이 들어오니까요. 이런 것이 시리즈 영화의 장점 중 하나이네요. 전주가 너무 길었나요. 그럼 혼혈왕자 이야기를 시작해보죠

 

액션 판타지 영화에서 10대 멜로물로 변한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그런 생각 안 해보셨나요? 저는 해리포터 보면서 범생이 같은 해리포터와 깍쟁이 같은 헤르미온느가 왜 사랑에

빠지지 않는지 궁금했습니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수많은 고생을 같이 겪으면서 우정이 트랜스포머 되어 사랑으로 변할 것 같은데 결코 변하지 않더군요. 왜 작가는 이 둘을 엮지 않은 걸까? 혹 작가가 그린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와 영화 주연배우들의 이미지가 많이 달라서 그런가 만약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가 엮였다면 이 해리포터 시리즈가 로맨스물로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뻔하지 않아서 둘이 엮이지 않은 게 좋았습니다

지난 시리즈에서 3명은 우정을 과시하면서 지냈지만 바위라도 먹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10대 청소년들인데
사춘기가 오지 않을까 했는데 그 사춘기가 이번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 왔습니다. 이전 시리즈에서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가 사랑에 빠진 모습이 살짝 비치긴 하지만 곁가지 이야기였지만 이 혼혈왕자에서는 3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 2시간가량 나옵니다. 2시간이면 영화 내내 나온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도 잘 몰랐는데 이 영화 거의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자랑(?)합니다. 중간에 화장실 가는 분들도 몇 분 있더군요.

이 혼혈왕자에서는 사랑에 빠진 그것도 다들 외사랑 혹은 짝사랑에 빠진 모습이 나오는데 10,20대 관객들에게는 참 흐뭇하게 볼만했습니다. 사뭇 청소년 드라마 사춘기나 반올림 혹은 10대 청소년 연애물을 보는 듯할 정도였습니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이렇게 훌륭하게 자란 3명의 주인공들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혼혈왕자의 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어떤 화려한 비주얼보다 이런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혼혈왕자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리포터 하면 화려 안 비주얼과 액션신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시리즈 중 가장 형편없는 내용을 담습니다.
몇몇 처음 보는 비주얼은 눈을 현혹시킬 정도였으나 이 시리즈에서는 절대 악인 볼드모트는 나오지 않습니다.
절대악과의 대결도 없고 그렇다고 대마왕의 버섯 동자 같은 꼬봉이 있긴 한데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고 액션씬만 보면
시리즈 중 최악입니다.

혼혈왕자가 누구야?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위에도 말했듯이 저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한 줄도 안 읽었습니다.
이 영화 제목인 혼혈왕자가 누굴까 궁금했습니다. 해리포터는 혼혈왕자가 공부한 마법책으로 공부를 하면서 우등생이 됩니다. 혼혈왕자의 족보를 보면서 공부하니 우등생이 안될 리 없죠. 혼혈왕자는 영화 마지막에 밝혀지는데 영화가 기승전결이 있으면 혼혈왕자가 밝혀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통쾌함이 있는데 이 영화는 내가 혼혈왕자야~~ 하고 끝납니다.
뭐야. 그럼 이 영화 다음 마지막 시리즈 2부작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2부의 스파링 영화였던 건가?
극장을 나오면서 낚였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저뿐이 아니더군요.

관객들 여기저기서. 뭐야~~ 화장실 가서 안 닦고 나온 느낌이잖아 좀 더러운 표현이지만 정곡을 찌릅니다

 

볼드모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절대 악인 볼드모트의 호그와트 시절이 영화에 담깁니다. 해리포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천재적인 학생인 볼드모트의 어린 시절을 보는 해리포터, 어린 시절 볼드모트를 보면서 사이코패스의 향기까지 느껴지더군요.
그것에 비하면 말포이는 악동 수준이고요. 이 영화에서 말포이가 많이 나옵니다. 다른 시리즈에서는 나오는 듯 안 나오는 듯 하지만 이 시리즈에서는 말포이가 제법 어른이 되어 돌아옵니다. 헤르미온느의 바른 성장에 눈에 혹해 있었는데 말포이도 건장한 청년이 되었더군요. 말포이의 갈등 국면이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말포이가 참 불쌍하더군요. 겁이 많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여린 모습(응?)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니 정체가 뭐냐. 정말 궁금한 스네이프 교수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장의사도 아닌데 항상 검은 옷을 입고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스네이프 교수, 시리즈 내내 악인 줄 알고 저 시끼 저 시끼!!
하면서 보다가 뒤통수 후려치면서 난 너와 같은 편이야 하고 도와주던 교수, 이 시리즈에서는 이 스네이프 교수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모든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교수이기도 하고요. 작가가 시리즈 내내 결정구로 스네이크 마구를 뿌려서 관객을 몇 번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이 혼혈왕자에서는 그 위력을 더 증폭시킵니다.

 

9회 말 1사 1,2루로 끝난 혼혈왕자

단도직입적으로 누군가가 이 영화 보라고 권장하냐고 하면 권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말했듯이 해리포터의 평균 재미는 주기는 하는데 보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먼저 이 영화 결말을 내지 않고 끝냅니다. 다음 시리즈에서 궁금증을 해결하라는 것이죠.
문제는 잔뜩 벌려놓고 그냥 끝내버리는 모습, 거기에 반지원정대 같은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이거 반지의 제왕 1편인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그러고 보니 교장인 덤블도어는 간달프 같네요

러닝타임도 긴 영화인데 결말은 내지 않고 3점 뒤지고 있는 상태에서 9회 말 1사 1,2루 찬스에서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마치는 공중파 같다고 할까요. 뭔가 참 찝찝한 영화입니다. 왜 1사라고 했냐면 2010년과 2011년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1,2부로 나옵니다. 해리포터가 자퇴하고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원정대를 꾸리는 모습,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이 혼혈왕자는 건너뛰어도 될 영화입니다. 주말에 볼 영화 없으면 추천하지만 30대 이상 청춘물에 시큰한 반응을 보이는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제 막 풋풋한 사랑을 하는 10대나 20대분들에게는 뜻하지 않는 해리포터 버전의 청춘물이 될 듯합니다. 그나저나 엠마왓슨 왜 은퇴한다고 해서 쩝. 얼굴만 내밀어도 관객 수백만 명은 끌어모을 배우인데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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