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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추억의 교외선 장흥역에 가다 본문

여행기/서울여행

추억의 교외선 장흥역에 가다

썬도그 2009. 5. 10. 14:28
장흥하면 어디가 떠오르세요.  전라도 장흥이 떠오른다는 분들이 많으실것입니다.
그러나  경기도 장흥을 떠올리는 분도 상당히 많을듯 하네요. 경기도 장흥을 떠올리는 분들은  아마 30대 이상인 분들이 아닐까 하네요.  경기도 장흥은 90년대까지  대학생들 M.T장소로 유명했습니다.  지금도 M.T장소로 유명하긴 하지만  예전보다 많이 쇠락한 모습입니다.  지금은  자가용족의 데이트코스로 유명해졌습니다.

저는 대학때  대성리와 강촌으로  M.T를 갔습니다.
그리고 장흥은  사진출사때문에 갔었구요.   강촌과 대성리 M.T의 추억은 좋지 않았습니다.  사실 추억이란것도 없죠.
새벽어디쯤에서 술먹고 필름이 끊기고  아침에  부시시한 모습으로  강물만 바라봤던 기억만 있네요

그러나 장흥의 기억은 또렷합니다.  그때가  93년도 봄 어디쯤이었습니다.
곧 다가올 교외사진전을 준비하기 위해 후배들과 함께  장흥으로 갔습니다.  장흥을 알게된것은  다른대학 사진동아리 총무에게서 들었습니다.  야~~ 장흥가봐라 좋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그 친구의 권유로  매번 똑같은곳만 가는 토요일 촬영에 제가 강력하게
촬영부장에게 권했습니다.   맨날 올림픽공원같은곳 가지말고 교외로 나가자~~ 하구요.

93년 당시에는  교외선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출발지는  능곡이고  의정부까지 가는 이 교외선은
신촌을 지나갔습니다. 신촌역하면 보통들 지하철 2호선역을 아시지만  신촌기차역도 있습니다. 이대 앞에 있는데요.


시골 간이역 같았던  이곳은 지금 이렇게 바뀌었네요. 다음로드뷰로 확인해보니 싹 바뀌었네요. 안간지 몇년이 지났는데  메가박스가 들어섰군요.   이 교외선은  역시 지금은 없어진 비둘기호였습니다.  한 두세량짜리  열차가   고양시와 의정부를 왔다갔다 했습니다.

이 교외선은 낭만이 있었습니다.  덜컹거리는 두량짜리 열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교외풍경은  정말 황홀경이었습니다. 가난한 대학생들이  열차를 타는 호사와 농촌풍경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93년 추억의 한토막을  풀어보면

오전 11시에  신촌기차역에서 만나기로한 출사는   으례그렇듯   30분에서 1시간정도 기다리니  다 모였습니다.  당시는 삐삐도 핸드폰도 없었습니다. 그냥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때 유명한 단어가 코리안타임이었습니다.  이 코리안타임은  핸드폰이 보급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네요.

한시간 지난후 교외선을 탔습니다.  자주 있는 기차는 아니였어요 제 기억으로는 1시간에 한대가 지나갔던걸로 기억됩니다.
기차를 타자마자 먹장구름이  하늘을 덮는것 같았습니다.  불안불안했습니다. 비가오면 사진촬영 거의 못하기에  연신 하늘을 살펴 봤습니다.  열차는 장흥역에 도착했고   걸어서  지금은 장흥아트파크로 바뀐 장흥조각공원으로 갔었습니다.
조각공원 입장료를  끊고 들어가는데  매일 300번째 입장객이 된 사람에게는   앨범을 선물로 주더군요.   그때 받은게  여행스케치 앨범이었는데  단체로 끊고 들어가서 누가 3백번째 인지 몰라 그냥 동아리소장품으로  남겨두웠네요.

사진촬영을 마치고  백마역에서 장흥유원지로  옮긴 화사랑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동문선배를 만나서 술을 한잔 얻어먹고 왔네요.
사진출사의 기억중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었습니다.   70,80학번 선배님들은  화사랑 잘 아실거예요.  노래가사에도 나오던  유명했던 주점인데요.  교외선 백마역근처에 있었다고 하더군요.   몇일전에 가본  그 화사랑이 있던 자리에는  다른건물이 있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장흥에 있던 그 화사랑이 오리지널인지  짝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추억의 교외선은  2004년 멈추었습니다.  승객이 없어, 적자노선 폐지한다는 철도청의 방침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군용열차만 가끔 지나간다고 합니다. 그래도  한달에 한번 일주일에 한번   운행해주는것도 괜찮을듯 한데 아쉽기만 합니다.  잘만 운영하면  관광상품으로 이용할수도 있을텐데요.   교외선이 사라진  장흥을 찾아가기는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먼저 장흥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려면 3호선  구파발역까지 가야 합니다.  구파발역을 나온 저는 휘둥그래졌습니다.
완벽하게  변한 구파발역.  그 말로만 듣던 은평뉴타운이 구파발역 근처에 있더군요.  

저 우뚝우뚝 솓은  아파트단지에 왠지모를 허망함이 느껴집니다.  추억의 장소가 바뀌면 사람들은 처음에는 허망감을  가지게 되나 봅니다.  새로운 이미지로 머리속을 채워넣어야 하는데 왠지모를 저항감이 생깁니다.

구파발 1번출구에서 36번 경기버스를 타고 가면 됩니다.  버스는 20분에 한대씩 있습니다.

36번 버스는 좀 불친절합니다.  기사님이 불친절한게 아니라 저 같이 처음 타는 사람에게 어느어디를 지난다는 노선표가 없습니다.
그래서 안내방송만  듣고 내렸는데  장흥아트파크라는 멘트가 안나오더군요. 장흥농협에서 내려야 하는데 저는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장흥에는 장흥입구에서 한번 장흥농협에서 섭니다. 장흥농협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한 20분정도 달렸는데 장흥을 지나쳐서  이 언덕을 버스가 올라가더군요. 머리속에 아뿔사!! 장흥 지나쳤다 라고 뇌비게이션이 작동되고  다음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어 내려왔습니다.


장흥 정말 많이 변했더군요. 예전의 기억과 많이 달라져서 어디서부터 추억의 조각을 맞춰봐야 하나 걱정아닌 걱정이 들더군요.


그러다 발견했습니다.  장흥역~~~ 얼마나 반갑던지요. 한달음에 달려가 봤습니다.



입구에는  철거직전의 을씨년스런 풍경이 보이더군요.  교외선이 폐지된후 그 역전풍경도 함께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래도 장흥역 간판은 그대로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툴툴거리며 달릴듯한  교외선이 들어올듯 합니다.  능곡,신촌,  의정부를 가리키는  이정표만이  이곳이 한때  열차가 운행했던곳임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이젠 역무원도 없는  역임을 이 의자에서 알겠더군요.  2004년에 멈췄으니 5년이 지났네요.



기차가 안다니는 철길은  지역주민들의 지름길 역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철길위를 누가 걸어오시는데  그 아주머니는 제 옆을 지나갔습니다. 


철길옆에 피는  유채꽃이  봄기운을 흠뻑 느끼게 해줍니다.



장흥 조각공원은  장흥아트파크로 바뀌었습니다.  2천년 중반인가  한때 경기도 일대에 엄청난 폭우가 내려서  물난리가 났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장흥에 큰 피해가 있었다는 뉴스를 볼때  장흥조각공원 걱정이 되더군요.  지금은  다 치유된 모습입니다.


이 장흥이 있는  양주시는 아름다운 곳을 많이 품고 있습니다. 산으로 둘러쌓인 모습에  포근함도 느끼게 해주더군요. 그래서 행락객들이 많이 오는 동네지요.


그런데 이 장흥이 안좋은것은   인도가 거의 없습니다. 지금 한창 인도 공사를 하시는데요.  이전에는  인도가 없었나 봅니다. 자가용타고 오라는 것이죠. 저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 무언의  폭력같아 보였는데   그나마  인도공사를  한다니 다행입니다.

서양의 캐슬과  한국의 장승이 묘하게 어울리네요.



이곳에 자동차극장이 있네요. 최신개봉작 박쥐가  상영중입니다. 자동차 극장의 특성상   밤에만 상영합니다.  장사는 잘 되나 모르겠네요.


유원지의  아이콘  던지기 게임이 있네요. 93년도때  농구공 3개를 던졌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공 하나 못넣어서  인형 선물 못받았습니다.

어느덧 15년전이 일이 되었네요. 그 15년 사이에 장흥역은  열차가 멈추었고   장흥은 많이 발전했습니다.  조각공원의 이름도 바뀌고  두리랜드같은  아이들 놀이동산도 생겼습니다. 거기에 양주시가  예술인들에 투자를 해서  미술가들을 위해 장흥아트리에가 있습니다
한국의 유명작가들이 이 양주시 장흥아트리에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더군요.  

추억의 조각을 맞추기에는 많은 부분이 변해서 다 맞추진 못했지만  그나마  먹고 마시는  배설의 공간이 아닌  조각과 예술과 쉼이 함께하는 장흥이 된것 같아  기분이 오히려 좋더군요.  장흥 이야기는 곧 이어서 쓰겠습니다.


사진들은  삼성IT100으로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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