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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박쥐의 주인공은 태주(김옥빈)이다

by 썬도그 2009.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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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평을 했지만  영화 박쥐의 영상미학은  국내 최고라고 인정해 주고 싶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최대한 쉽게 어렵지 않게  친절하게 만들겠다고 했지만 영화 박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이야기의 내용과 주제를 놓치더군요.  저 또한  이 영화 메세지가 뭔지 정답을 찾을려다가 내가 무슨  짓거리인가 하고 그만 두었습니다.
영화에 정답이 있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없는 영화도  있거든요.

영화  올드보이가  혀끝에서 무의식으로 내뱉은 말이  복수심의 나비효과가 되어  참혹스러움과 삶을 어떻게 파괴시키고
내가 당한만큼 너도 당해봐라식의 복수심이라는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법으로 다스릴 복수의 과정을 자경단의 모습으로 복수를 완성짓고 복수가 완결된 후 그 완성된 복수심으로 만든 성을 보면서  자살을 합니다.  그가 살아 갈수 있었던것은  복수심 하나였는데 그게 뻥하고 터지니 삶의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이렇듯  올드보이는 어느정도 결론과 답을 낼만한  내러티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화 박쥐는 그런 모습이 잘 안보이더군요.  영화를 보고난후 딱 1주일이 지난후  박쥐의 한장면 한장면이  밤에 눈을 감기전에 떠오르더군요.  왜  거기서 태주가 그런 표정과 행동을 했을까?   태주는  악녀인가? 아님  순수한 여자인가?

그 태주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스포가  있으니  영화 안보신 분들은  안 읽으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영화 포스터만 보면 태주는  착한 여자인듯 혹은 겁이 많은 여자인듯  놀라워 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눈을 하고 있습니다.
이 포스터로 인해 저도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태주가  선하고 맑은 여자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맑은 여자이긴 하지만 선하다고 할수는 없더군요. 영화 후반에 팜프파탈로 돌변해서   신부를 유혹하고 흡혈을 위해서 사람을 동네 마실나가듯  산책하면서  그냥 죽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것은  신부가 흡혈귀가 되었다는 것 보다는   태주가  흡혈귀를 두려워하면서도 그 세계를 동경하면서  파멸해 가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코믹스럽게 까지 그려지는  모습에서  묘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먼저 이 박쥐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이라는 소설인데 이 소설속 주인공 이름이  테레즈와 카미유입니다.
박찬욱감독이  이 테레즈와 카미유를 한국식이름으로 옮긴것이  바로 태주와  태주의 병약한 남편인 강우입니다.
인터넷으로  테레즈 라캥의 줄거리를 찾아보니 영화의 그것과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군요.  영화와 테레즈 라캥이 다른점은  흡혈귀라는 소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뿐입니다.

테레즈는 라캥부인에 의해 업둥이로 키워집니다.  그리고  카미유와 결혼을 하게 되죠. 한번도 자기 의지대로 살지 못한 테레즈 그렇다고 라캥부인이 만든세계에서 탈출하지도 못하고  숨막힐듯한 삶을 살고 있다가 카미유의 친구 로랑을 알게 됩니다. 

로랑이라는 비상구를 발견한  테레즈는 로랑을 유혹하고  로랑과 함께 남편인  카미유를 죽입니다. 카미유만 죽이면  행복이 시작될것 같은 로랑과 테레즈의 결혼생활 ,  그러나 카미유를 죽인것에 대한 죄책감이 밀려들어옵니다.

이 모습은  영화에서도  환영장면으로 처리됩니다.
가장 앞권이었던것이  태주(김옥빈)과 상현(송강호)가 침대에서 배드씬을 하는데 중간에  강우가 입에서 물을 흘리면서  있는 장면은 충격적이었죠.   관객들도 헉~~ 소리가 나오더군요, 지금도 그 3명의 배드씬은 정말 ㅎㅎㅎ 잊혀지지가 않네요,


소설 테레즈 라캥은  로랑과 테레즈가 서로 증오하면서 끝납니다. 하지만 영화는  증오를 하긴 하지만  상현(송강호)가
모든것을  부처님 품으로 가자면서  마무리 합니다.


이 태주라는 캐릭터는 참 묘합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초콜렛을 맛보지 못한 소녀가  한번 초콜렛맛을 보고 매일 초콜렛만 찾는 모습같다고나 할까요.  강우 어머니가 만든 세상에서 살다가  비상구를 발견하고 무작정 뛰쳐나갔는데  스릴있고 쾌감이 가득한 그 세계를 매일 들락거립니다.  그리고 강우어머니가 만든 세상을 파괴해 버리자고  상현(송강호)을 꼬십니다.

그렇게 흡혈귀가 되었지만   살인을 하지 않은 상현을 살인자로 만들어 버리고 상현의 손을 잡고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사실   강우는 날 떄리지 않았어!!! 
상현은 뭐 이 씨xxx로  욕지기를 합니다.   태주가 매일밤  강우에게 맞는줄 알고  구원을 위해  살인을 했더니  넌 낚인거야. 라고 말하니  열이 안받을수 가 없죠.  그런 광기에 가까운  분노는 상현이 태주를 죽이게 합니다.
그렇다면 태주가 원래부터 팜므파탈이었나? 그건 아닙니다.   상현을 꼬시기는 했지만 그가  흡혈귀임을 알았을때 태주는 도망칩니다.  상현이 몰래 화장실 유리창을 통해서 들어왔을때도  어머니에게 알릴려고 했었지요.
그런데 묘하게 흡혈귀의 세상이 궁금해지는것입니다.  호기심이 많은 이브, 선악과의 맛을 느끼고 싶었고  흡혈귀면 뭐 어때?
라고 둘은 사랑을 키워갑니다.   그러다  태주의  무심한 낚시질에 화가난  상현은 태주를 죽이죠.

영화에서 보면  태주를 죽인 상현은 죄책감이 크게 없어 보였습니다. 사랑했던 사이지만  크게 슬퍼하기 보다는 가식적인 슬픔을 가지고 있었는데  식물인간이 된 강우어머니가 복도에서 목만 내밀고 보고 있는 모습에  태주를 다시 살려냅니다.
죄책감은  남이 보고 있기에 (비록 식물이지만) 생겨난듯 하더군요.   사랑보다는 죄책감에  죽은 연인을 살려내는 상현

이후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마치 흡혈귀로써의 제 2의 삶이 딱 맞는 옷인양 칠랄레 팔랄래  태주는 뛰어다닙니다.
그리고  상현을 조롱합니다.  맨날 그런 수혈한 밍숭밍숭한 맛의 피만 먹을거냐면서  자기처럼  흡혈를 하라고 조롱합니다.
상현은 그런 태주를 못마땅해 합니다.  까불면 디진다~~~   라고 협학해도  까블락 거리면서  다니죠,

그러다  태주와 강우의 집에서 동거하면서  산 사람을 선물해 주기도 하면서  상현은 점점 태주에 동화되어 갑니다.
점점 신부로써의  옛모습이 사라져 갑니다.   이러다가  다 망하겠다라고 느낀  상현은 자폭스위치를 찾아서  뿌린 씨앗을 거두어 들입니다.

김옥빈이라는 배우는 참 묘해요.  선한 이미지도 보이면서도  악한 모습도 보이고  한 얼굴에  야누스같이 양면의 모습을 다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김옥빈의 연기가 없었다면 어쩔뻔 했냐는 생각까지 들더구요,   앞으로  이 배우 크게 뜨거나 뜨지 않아도  큰 배우가 될것입니다.




성에 살던  공주같았던 태주, 그러나  세상의 물이 들었으때 극한까지 그 세상의 즐거움을 느낄려고 하는 모습
태주가 순수한 영혼이었기에  그렇게 극한으로 치달을수 있었던것은 아닐까요?
하얀 백지에는  세상 모든색을 담을수 있는데   하얀 백지 같았던것이 태주였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 박쥐는 태주의 영화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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