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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모자란 액션과 어설픈 울버린 탄생기

by 썬도그 2009.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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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물이 재미있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선악 구분이 확실해서 이기는 편 우리 편이 아닌 착한 편 우리 편을 외치고 항상 선이 악을 응징하는 고래 짝부터 내려온 권선징악의 결말로 끝납니다. 이런 따분한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히어로의 다재다능 무소불위의 파워를 스크린에서 맘껏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들 어려서 슈퍼맨 망토 두르고 날으는 흉내를 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이런 단독 플레이하는 원맨쇼는 지루하기만 합니다. 영화 엑스맨은 히어로물이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재미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캐릭터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요 캐릭터인 울버린과 사비에 박사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누구 하나 하찮게 버리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이 모습은 같은 뮤턴트 초능력자들이지만 인간을 증오하는 매그니토 파도 마찬가지죠. 엑스맨 1편에서 편하고 쉽게 표현해서 착한 뮤턴트와 나쁜 뮤턴트의 싸움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뮤턴트들의 초능력이 마치 장기판의 말처럼 혹은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각 직업별로 구분된 것처럼 서로 보완되거나 상쇄되는 능력들을 가지고 있어서 지켜보는 관객들은 쉽게 이 엑스맨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예를 들어서 울버린의 강력한 아다만티움으로 된 몸으로 모든 것을 자를 수 있는데 그 울버린을 꼼짝 못 하게 하는 게 매그니토입니다. 매그니토는 세상 모든 금속을 움직일 수 있죠. 그런데 이 매그니토가 무서워하는 사람이 사비에 박사죠. 사비에 박사는 다른 사람과 뮤턴트의 정신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이 엑스맨의 또 하나의 매력은 초능력이 각 뮤턴트에 딱 한 가지만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승엽이 야구천재지만 축구와 농구는 젬병이듯이 딱 한 가지 능력만 주어집니다. 보통의 히어로들은 축구도 잘하고 농구도 잘하고 수영도 잘하고 피겨스케이트까지 잘하는 모습인데 말이죠

썰이 길었네요. 요즘 프리퀄 전성시대인가 봅니다. 허리우드가 시나리오가 고갈되었는지 영웅들의 탄생과정을 그리는 프리퀄 영화들이 많이 보이네요. 5월 7일 개봉하는 스타트랙 더 비기닝도 프리퀄 영화입니다. 그리고 오늘 개봉한 울버린도 프리퀄영화입니다.

엑스맨 탄생 이전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엑스맨 1편에서 울버린이 과거의 기억을 잃은 이유를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울버린 탄생기가 정확하겠네요.


영화 줄거리를 살짝 다루어 보면 로건은 형과 함께 돌연변이로 태어납니다. 그리고 뭔 운명의 장난인지 친아버지를 울버린이 죽여버립니다. 처음으로 손등에서 칼이 자랍니다. 그 모습에 놀란 로건(울버린)은 숲 속으로 달려가고 형 빅터가 로건을 잡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자신도 돌연변이라고요.


그리고 둘은 종행무진 싸웁니다. 이 형제의 특징은 재생능력이 특기입니다. 도마 뱀피를 이어받았는지 총알을 맞아도 칼에 베여도 금방 재생됩니다. 죽이려면 목을 깔끔하게 베서 발로 뻥 차 버려야 합니다. 이 두 형제는 1,2차 대전 때 발군의 활약을 합니다.

이런 형제에 눈독을 들인 스트라이커 대령은 인간병기사업을 시작합니다. 이름하여 웨폰 X,
이 인간병기 프로젝트를 위해 수많은 돌연변이들을 끌어 모읍니다. 그리고 돌연변이 즉 뮤턴트중 군계일학을 발견하니 바로 로건에 눈독을 들입니다. 로건이 지금의 새 발톱 같은 어설픈 무기를 손등에서 뽑아내는 대신 무엇이든 잘라버리고 벨 수 있는 아다만티움을 장착시켜 슈퍼 뮤턴트가 되기 위한 긴 호흡의 낚시를 스트라이커 대령이 하고 그 낚시에 로건이 걸려듭니다.

영화 초반에는 형 빅터와 동생 로건의 싸움 장면이 나옵니다. 또한 한국 국적으로 착각할 정도로 한국에서 인기가 많고 활동을 한 다니엘 헤니가 에이전트 제로로 나옵니다. 다니엘 헤니 얘기를 살짝 하자면 이 영화에서 많은 부분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임팩트 강한 모습으로 나옵니다. 허리우드 첫 데뷰작치고는 역할도 분량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입니다.

영화는 형 빅터와 으 으르렁거림으로 시작되고 영화 끝날 때까지 으르렁거립니다.
하지만 동생 로건이 아다만티움을 장착하고 나서는 좀 흥미가 떨어지더군요. 워낙 강하게 재탄생해서요.

이 영화의 액션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엑스맨의 그 화려한 액션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울버린에서도 많은 뮤턴트들이 나오는데 그 포스나 능력이 얘들 장난감 자동차 눈빛으로 움직이는 수준이라서 아쉽습니다. 초능력 중에서도 초보나 식상한 초능력이라고 할까요? 예고편에 잠깐 나온 온몸을 다이아몬드로 순간적으로 만드는 뮤턴트만이 오호~~ 신기하네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아!! 한 명 더 있네요. 총알을 칼로 막아내고 칼에 맞고 튕긴 총알로 적을 죽이는 뮤턴트는 볼만하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액션이 이전 작보다 못합니다.
또한 이 울버린의 약점은 로건이 울버린이 되고 왜 기억을 잃었는지는 잘 설명해주는데 결말이 안 납니다. 마치 신애리가 그렇게 많은 악행을 해도 은재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게 아닌 암에 굴복당하는 허무한 모습처럼 이 영화 결말도 좀 허무합니다.

로건을 낚시질한 사람에 대한 복수는 있지만 그 배후세력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습니다. 다치면 안 되긴 하겠죠. 스트라이커 대령이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장군으로 나오니까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전작에 미흡한 액션과 스토리가 눈에 좀 거슬립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다른 영화보다는 낫긴 합니다. 하지만 엑스맨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휴 잭맨의 한국사랑을 얼마 전에 볼 수 있었는데 휴 잭맨을 위해서라도 영화가 좀 더 과감하고 강력한 이야기를 펼쳐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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