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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추억의 등화관제 서울시의 연중 행사로 했으면 좋겠다. 본문

문화의 향기/추억을 길어올리는 우물

추억의 등화관제 서울시의 연중 행사로 했으면 좋겠다.

썬도그 2009. 4. 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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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그러니까 80대 초반  야밤에 등화관제를 가끔 했었습니다.  매달 하지는 않았던것 같구 몇달에 한번씩 했었습니다.
그 야간 등화관제를 하는 날이면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골목길로  쏟아 나왔습니다. 등화관제 싸이렌과 방송이 나오면  아버지는 미닫이문이 달린 TV를 끄셨죠.  그러나  어머니는  봐도 괜찮다면서  TV를 보다가  반장 아저씨에게 혼났습니다.
창문으로 TV불빛이 새워나갔고 그 불빛은 밖에서 보니 환하게 보이더군요.  커튼을 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TV와 모든 불빛이 꺼진 방안에 우두커니 있긴 뭐하고  그냥 밖으로 나가면 친구들이 모두 몰려 나왔습니다.
이 야간등화관제는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2차대전때나  육안으로 불빛을 확인하고 적기가 폭격을 하던 시대가 지났으니까요.

실제로 2차대전시 영국폭격기들이  야간에 모든 불빛을 끈 독일지방을 날때  폭격에 괴로움이 많았습니다. 뭐가 보여야지  어느도시인지 알죠.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해안가를  미리 확인했다가  야간공습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도 전쟁이 난 국가이고 북한의 위협이 현존하는 휴전국가이기에  야간등화관제를 했엇습니다.
이 야간등화관제는  불편했습니다. TV도 안하고  숙제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뭘 할수가 없는  블랙홀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좋은점이 있었습니다.

서울 모두가 암흑으로 칠해지던 순간   하늘에 보석들이  나타납니다.   어렸을때  처음으로 은하수를 보게 된것이 바로  야간등화관제였습니다.   책에서나 은하수에 쪽배를 띄우고 간다지만 은하수가  뭔지 몰랐습니다. 대충 감은 오는데  본적이 없으니  아름다운것이구나. 하늘에 흐르는 강이구나  하는 생각을 할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등화관제때 봤습니다. 은하수를요.   그런말이 있잖아요.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   바로 그거였습니다. 하늘에서 별이 쏟아져 내려올것 같은 무수한 별들로 공포심까지  생기더군요.
그 짧은 30분인지 15분이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 등화관제때 본 별들을 잊지 못합니다. 이 별들은   군대가서  다시 한번 보게 되었지만  서울에서만 살면  보기 힘듭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에 대한 공포심, 휴전국가라는  아픈 상처가  별빛과 야생동물의 천국이 되어버린 DMZ를 선물했습니다.
윗분들이야  위의 사진처럼  남산타워에서 껌껌한 서울시를 보면서 말 잘듣는 국민들을 보면서 흐뭇했겠지만   저도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흐뭇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지구평화를 위해(?) 전등끄기 운동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강제가 아니라서  그 효과는 시각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엇습니다. 그냥 지구에 대한 소중함을 환기시키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어렸을적 했던 등화관제를  1년에 딱 한번 약 15분만 한다면 어떨까요? 물론 반대도 많고 일을 실제로 추진한다면 힘이 많이 들것입니다.  또한 협조를 안해주는 시민들도 많을것이구요.  하지만  우리가 잊고 살고 있는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는데는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하늘에는 항상 아름다운 별들이 많이 떠 있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서울이라는  이 거대 생태계는  그 별의 아름다움보다는  편리성을 추구만 하는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요.

또한 꽃보다 남자에서  CG로 별들을 찍어내는  모습도 없을테구요.  별빛보다 편리함이 대세고 그게 정답이 맞기것 같기도 합니다.
별빛이 범죄예방을 해주는것은 아니니까요.  뭐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별을 보면서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도둑보다는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CCTV가 더 효과가 좋으니까요

그러나 가끔은 어렸을적 했던 등화관제가 그립습니다.
그 별빛들 잊혀지지가 않네요.  지방가서 보면 되지 않냐구요?  네 그렇긴 하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 보는 느낌과는 또 다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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