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주는 재미는 참 많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일 겁니다. 그런데 이 좋은 걸 그동안 서울 한정으로만 했네요. 그러나 4월 초 KTX 할인과 숙박페스타로 숙박료 할인을 하기에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008년 5월에 갔던 강릉. 한 17년 만에 다시 찾게 되었네요. 당시는 새벽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갔다가 강릉역에서 다시 경포대 찍고 주문진 갔다가 돌아오는 당일코스 여행이었습니다.
이번엔 2박 3일로 다녀왔습니다.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2시간 컷에 단돈 27,600원
서울에서 강릉 가는 것은 하나의 모험이었습니다. 대관령을 돌아 돌아서 올라서 돌아 돌아서 내려갔던 그 90년대 초 강릉 여행이 떠오르네요. 정말 오래 걸렸고 스릴이 넘쳤습니다. 태백산이 가로막고 있어서 강릉은 더욱 멀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산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는 물론 KTX도 다닙니다. 평창올림픽 덕분이죠.
솔직히 KTX타고 강릉까지 간다는 소리에 안 믿었어요. 그런데 마침 평창올림픽이라는 거사를 위해서 KTX를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2시간 컷으로 다닐 수 있는 경기도 느낌의 강원도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강릉 가는 KTX가 서울역에서 출발합니다. 물론 청량리에서 타도 됩니다. 처음에 예매할 때 청량리로 했다가 서울역도 있어서 응??? 서울역에서 어떻게 청량리까지 가나 했더니 응봉산을 지나가는 이촌역 선로를 타고 가더라고요.
지상 서울역은 참 오랜만이네요. 그나만 가봤지 여기서 강릉행 기차를 타는 건 처음이네요.
강릉행 기차가 언제 어느 플랫폼에서 출발하는지는 출발 30분 전에 안내가 되네요. 타는 곳 안내는 출발 15분 정도 남아야 안내되네요.
거의 다 경부선 KTX입니다. KTX는 시속 200~300km로 달리는데 이로 인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습니다. KTX도 공과가 있죠. 지방에 빠르게 가지만 그로 인해 지방 분들이 서울로 많이 올라옵니다.
오전 8시 출발 오전 10시 강릉 도착입니다. 오전 5시 출발 KTX도 있는데 이 KTX는 요금을 10% 이상 할인해 줍니다. 그러나 전철이 안 다니니 탈 수 가 없네요. 그런데 서울에서 강릉까지 KTX 성인 요금이 27,600원으로 생각보다 저렴합니다. 심지어 전주 가는 요금보다 저렴해요.
7시 59분 정시 도착 기대는 안 했습니다. KTX가 정시 도착 출발율이 높지는 않더라고요. 한 5분 늦게 도착했네요. 그나저나 철로에 버려진 쓰레기가 꽤 많네요. 쓰레기통이 없다 보니 그냥 철로에 버리나 봅니다. 휴지통은 테러 위험 때문에 없애 버렸나 봅니다.
코레일의 정통색은 파란색 붉은색입니다. 무궁화호인가 새마을로 보이는데 무척 낡은 기차입니다.
주요 도시가 다 쓰여 있네요. 여기서 강릉가는 KTX-이음을 탔습니다.
KTX-이음입니다. 생긴건은 KTX 산천과 또 다르죠. 푸른색이 상징색으로 2025년 5월부터 달리기 시작한 KTX-청룡과 거의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KTX-청룡은 KTX 해무라는 초고속 열차가 상용화된 버전으로 상용 최고 속도가 320km입니다. 엄청 빨라요. 반면 KTX-이음은 최고 속도가 260km로 준고속열차입니다.
KTX-이음은 전철처럼 동력분산식 열차라서 기관차과 없습니다. KTX는 앞칸이 동력을 일으키는 동력 집중식인데 이 이음은 전철처럼 첫칸부터 승객이 탑니다. 바퀴에 달린 모터가 직접 동력을 돌리는데 이 기술이 여간 어려운 기술이 아닌데 이걸 만들었네요.
KTX-청룡도 동력분산식입니다. 그럼 두 기차를 어떻게 구분하냐? KTX-이음은 옆구리 금띠가 상단에 있고 청룡은 하단에 있습니다. 또한 차량도 KTX-이음은 6량, 청룡은 8량입니다. KTX-이음은 영동선, 강릉선, 중부내륙선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KTX-청룡은 경부선과 호남선에 투입 중으로 부산까지 2시간 10분대로 끊습니다.
차이는 또 있습니다. KTX-이음은 무선충전, 하단 콘센트 옆구리에 UBC-A 포트 2개를 제공하지만 KTX-청룡은 USB-C타입까지 제공합니다. 충전 인프라는 둘다 최고입니다.
강릉역에서 안목해변까지 버스로 20분, 걸어서 1시간 30분 정도
강릉역에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습니다. 둥근 형태로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역이네요.
대합실도 둥근 형태로 의자는 엄청 많거나 하지 않지만 열차 기다리는 분들이 충분히 앉아 있을 정도입니다. 여기가 싫으면 바로 앞에 메가커피가 있는데 거기 가셔도 됩니다. 안에 테이블과 의자가 꽤 있더라고요.
강릉 커피콩빵도 파네요. 강릉의 명물인데 안 먹어 봤어요. 풀빵 비슷한데 모양이 커피 원두 모양이에요. 강릉이 언제부터 커피의 도시가 되었을까요? 아! 강릉에 간 이유중 하나가 커피의 도시라고 해서 가봤는데 커피 맛을 느끼기보다는 커피 박물관 보러 간 것도 있어요. 실제로 강릉은 카페패스라는 티켓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카페를 돌아다니는 패스권도 있어요.
강릉역에서 경포대로 가는 것이 국룰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안목해변이 뜨면서 행선지는 안목해변으로 정했습니다. 버스는 강릉역 바로 맞은 편에서 안목해변 가는 버스 참 많습니다. 네이버 지도앱을 이용하면 뭘 타고 가야 하는지 잘 나옵니다. 버스로는 20분, 걸어서 1시간 20분 걸리는데 걷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초반부터 힘 뺄일 없죠. 다만 남대천 따라 걷는 건 좋더라고요.
버스는 저상버스이고 교통카드 다 통해서 서울인가 했네요. 서울과 다를 게 전혀 없고 심지어 신호등 밑에 카운팅되는 신호등도 많더라고요. 서울과 강릉이 동시간대네요.
강릉 커피거리 안목 해변
강릉 커피거리는 안목해변을 말합니다. 회먹고 자판기 커피 한잔하면서 담배 피우던 해변가였던 안목 해변이 커피 자판기 대신 카페가 들어서면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카페가 가득한 거리가 되었습니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가 서 있는데 평창올림픽도 어느새 10년이 다 되어가네요.녹이 슬고 있네요. 이런 건 안목해변의 얼굴인데 수시로 녹 제거 좀 해주면 좋은데 관리가 소홀하네요. 이런 거 하나하나가 관광지 이미지인데요.
그런데 바로 옆에 멋진 조형물이 있네요. 이거 말고도 커피 모양의 조형물이 꽤 있어서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더라고요. 사실 바다 배경으로 사진 찍어봐야 그 바다가 다 그바다 같아요. 다만 저 바다 중간에 검은 띠가 지나는데 저거 미역이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하게 강문해변에도 똑같은 위치에 있어요. 경포 해변은 없고요.
안목해변입니다. 먼 바다는 짙은 푸른색, 앞쪽은 에메랄드 빛입니다.
이 사진은 강릉항 방파제 위에서 찍었는데 온통 파랗네요.
이 사진도 강릉항 방파제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확대 크롭했습니다. 고무보트와 어선, 저 멀리 화물선이 지나는데 화물선이 아닌 석탄 싣고 가는 배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동해 쪽은 큰 배들이 거의 안 다녀요. 수출입항은 거의 다 서해와 남해에 있고요. 강릉 이쪽은 패리선이나 벌크선이 왔다 갔다 해요. 이 안목 해변 바로 옆에 안인 화력발전소가 있어요. 화력발전에 LNG나 석탄 공급하는 대형 정박 시설이 있던데 그쪽으로 가는 배가 많아요. 청정도시 외치고 녹색 도시 외치는 강릉인데 정작 화력발전소를 최근 완공했네요.
그게 2022년입니다. 아니 남들 다 꺼려하는 시설은 유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로 인해 해안침식과 관광객 감소로 강릉 주민들이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치인 잘 뽑아야 합니다. 더 웃긴건 그렇게 맹방 해수욕장과 안인리 해변에 안인 화력발전소 지어놓고 송전선로가 완공이 안 되어서 화력 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네요. 전기 생산 창고는 완공했는데 이걸 수도권으로 배송할 도로를 안 만들었어요. 제가 안목해변 근처 왔다 갔다 하면서 놀란 것은 이거였어요. 녹색 도시 강릉이라는 문구를 봤는데 정작 녹색과 먼 정책이 눈에 들어오네요.
안목해변에는 대형 우체통이 있는데 느린 우체통이라고 엽서에 글을 쓰고 주소를 쓰면 1년 후에 배달을 해 줍니다.
해변가에 나와서 왼쪽을 보니 거대한 빌딩들이 많네요. 저 높은 건물들 모두 호텔이에요. 그것도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 많고 지어지고 있는 호텔도 있더라고요. 강원도 동해안 개발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네요. 동해가 워낙 물이 맑아야죠. 보는 것만으로도 좋죠. 그러나 워낙 국내 물가가 비싸서 그 돈으로 동남아 여행가는 분들이 참 많네요.
강릉은 저 건물 말고 지금 개발 계획인 호텔 및 리조트가 3건이 넘습니다. 더 많은 숙박 시설이 들어설 듯 하네요.
사진을 확대해보니 카이트 서핑을 하는 분이 있네요. 저기가 송정 해수욕장입니다.
해변 폭이 넓어서 좋네요. 저 멀리 경포대 해수욕장 앞 호텔도 보입니다. 이렇게 6km나 되는 저 먼 곳까지 보인다는 것이 너무 놀랍네요. 그만큼 강릉은 공기가 참 맑아요. 이게 강릉의 매력이죠.
반대쪽은 강릉항이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5층 이하의 건물이 가득한데 거의 다가 카페입니다.
이 많은 카페들로 인해 커피 거리가 되었습니다.
지어지고 있는 건물도 있고요. 카페가 많은 건 좋은데 사람이 커피만 먹고 살 수 없잖아요. 다른 상점도 많았으면 좋은데 온통 카페네요. 최근에 이재명 더민주당 대선후보가 안목해변에 왔더라고요. 강릉 하면 보통 경포대 쪽을 가는데 안목해변이 이제는 강릉의 대표 해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드시더라고요. 본점과 분점이 있는 카페로 안에 들어가면 이런 현란한 등이 매력적인 카페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꽤 보였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 아니면 서울 말고 강릉까지 오는 분들은 많지 않죠. 서울에 볼거리가 다 몰려 있고 많으니까요.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서울이니까요. 그러나 강릉도 무척 매력적인 관광도시이고 서울 사람에게 여행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강릉입니다. 카페 2층에서 본 풍경입니다. 역시 1층 올라가는데도 이렇게 풍경이 달라지네요.
이 사진은 여행 마지막날 간 '하슬라 아트월드'입니다. 산 중턱에 거대한 미술관이 있는데 여기서 내려다 본 동해는 또 달랐습니다. 역시 바다는 산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가장 좋네요. 그래서 여수 향일암에서 본 그 바다가 아직도 기억나요. 수평선이 눈높이까지 올라와서 엄청 놀랐어요
해변에서 보는 바다는 맑은 물을 보는 재미가 크죠. 파도소리 듣기 좋고요.
해변가에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는 바람이 너무 강하기도 했지만 모래가 푹푹 들어가니 걷기 편하지 않더라고요. 해수욕 할 때나 바닷가에서 놀죠.
안목해변을 표시하는 조형물도 많네요. 다만 한 2시간 이상 지나면 지루함이 밀려옵니다. 뭔가 없어요. 그냥 바다와 커피 이 둘만 있어서요.
안목해변에서 커피도 마시고 뭐 할께 없을까 고민한다면 솔숲길 걷기를 추천합니다. 안목해변에서 경포대 해변까지 솔숲길이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따로 하겠습니다.
아니면 안목해변에서 시티버스 타고 주문진에 가도 좋고요. 주문진까지 거리가 가까워서 그쪽 해변 가도 좋습니다.
30분에 한 대씩 있어서 조금 기다리면 쉽게 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