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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독립영화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좋댓구 맛 좋은 영화

by 썬도그 2025.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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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영화 또는 독립영화는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해서 다양한 소재와 시선의 영화를 만듭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 독립영화는 집단 우울증에 걸렸는데 영화의 소재며 시선 모두가 참혹스러운 영화가 참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다 보고 나면 우울증 걸리기 딱 좋은 어두운 영화들이 많죠. 물론 밝은 영화도 있지만 주류 상업 영화들이 잘 다루지 않는 소재와 시선을 담다 보니 어두운 영화가 많네요. 

그런데 이 영화는 다릅니다. 재미있어요. 정말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유튜브를 TV보다 많이 보는 10~30대들이 보면 더 좋습니다. 저예산 영화라서 영상 품질이 좀 조악한 부문이 살짝 있긴 하지만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유명 배우와 감독의 카메오 출연 그리고 실제 유명 유튜버들이 등장하는 깜짝 재미도 꽤 많습니다. 모두 까기의 달인인 유튜브 매불쇼 금요일 꼭지인 '시네마 지옥'에서도 칭찬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안 봤던 영화 <좋댓구>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영화 

좋댓구

<좋댓구>는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안 봤습니다.영화 관람료 1만 5천 원이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래서 신중하게 영화를 선택하는 요즘입니다. 주인공은 오태경입니다. 이 배우 아시는 분은 아실 거예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인 <올드보이>의 최민수의 아역 역할을 했던 배우죠. 오대수의 고등학생 배역을 했던 배우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와 몇몇 드라마 말고 최근까지 별다른 활동이 없었습니다. 그 설정을 그대로 영화에 녹였습니다. 

좋댓구

오태경은 리틀 오대수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고 다양한 소재로 방송을 합니다. 먹방도 했다가 제품 개봉기도 올렸다가 악플 읽기도 했다가 유튜브들이 하는 초기 테크트리를 따라하지만 쫄딱 망합니다. 그러나 하나가 터집니다.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서서히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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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봐야 구독자 1,000명입니다. 그런데 불독이라는 구독자가 돈 200만 원을 통장으로 꽂아주면서 청계광장에서 피켓 들고 시위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시위를 하는지 알아봐 달라는 소원을 말합니다. 이에 첫날 갔지만 아무 말도 듣지 못합니다. 이에 불독은 500만 원을 또 입금하면서 이유를 알아오면 나머지 500만 원도 주겠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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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오태경은 1주일 내내 찾아가서 이유를 알아보다가 이 피켓남의 여동생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여동생을 통해서 이 피켓남의 사연을 알게 됩니다. 이 피켓남이 시위를 하는 이유는 출근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려서 회사에서 짤리고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는 겁니다.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인 여자의 주장이 신뢰성이 높다는 이유죠. 여기서 끌려고 했습니다. 지긋지긋한 남녀 갈라 치기 영화나 드라마 이제 지긋지긋하고 무엇보다 유튜버 중에 남녀 갈라 치기로 돈을 벌고 조회수 빨아먹는 인간들 엄청 많습니다. 

좋댓구 좋댓구

혐오를 기반으로 돈을 버는 인간들을 전 극혐합니다. 그냥 그런저런 영화구나 하고 끌려고 하는데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흐릅니다. 재심 청구를 했고 변호사와 여동생이 방송에 출연하면서 상황은 점점 변합니다. 유명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와 심지어 MBC 실화탐사대까지 이 피켓남 사건을 다루면서 전국구 스타가 됩니다. 

 

오태경의 리틀오태수 줄여서 리오 TV 구독자가 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끕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동생 그리고 피켓남 그리고 변호사까지 잠적을 합니다. 그리고 이 이후의 내용이 또 재미있습니다. 

유튜브의 주작 세상을 비꼰 영화 좋댓구

좋댓구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는 의미심장한 문장입니다. 이 피켓남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이 사람을 이용해서 조회수를 뽑기도 하고 도와주려고 하기도 하고 리오 TV는 이 피켓남 덕분에 전국 스타가 됩니다. 실제로 많은 이슈 유튜버들이 하는 행동이 그거죠. 좀 기다리면 다 밝혀지고 직접 조사를 하면 되는데 카더라 소문만 들어서는 합리적 의심이라는 소리를 하면서 떠듭니다. 또한 정의의 사도라고 생각하는지 사적 복수를 행하는 유튜버들도 많죠. 

 

마치 많은 영화들이 소재로 삼는 악당을 사적 복수를 하는 내용의 채널들도 많습니다.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런 사적 복수를 하는 일명 사이버렉카 채널들이 한 유명 먹방 유튜버를 저격하고 뒷거래 했다는 사실에 저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 <좋댓구>가 그걸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제작되던 것이 2021년으로 작년에 터진 사이버렉카 사태가 일어나기 3년 전입니다. 

좋댓구

그래서 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3년 전에 이런 사태를 예견했다는 듯이 만들 수 있었을까요? 박성민 감독의 촉이 좋은 것일까요? 그런 아니고 이 유튜브 세상이 그렇습니다. 추잡한 짓, 뒷 거래, 모략, 권모술수가 난무합니다. 

 

수많은 주작 방송들이 난무하는 유튜브 세상. 그러다 걸리면 또 다른 이슈 유튜버들이 뜯어먹죠. 주작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소개하면 주작은 채팅이나 게시판에 조작이라는 단어가 금칙어로 지정되어서 주작으로 말합니다. 

 

재치 넘치는 영화 좋댓구

좋댓구

좋댓구는 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 설정에서 알림 설정만 뺀 유튜버들의 돌림노래입니다. 이 영화는 소재도 그렇고 스토리도 좋고 연출도 좋습니다. 영화가 <서치>처럼 화면으로만 진행됩니다. 누군가의 노트북 모니터와 유튜브 영상으로만 진행됩니다. 독특한 포맷인데 이걸 한국에서도 따라 하는 영화가 나왔네요. 

 

다만 이게 일부러 그런 것인지는 알겠지만 모니터를 촬영하는 걸 노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서브픽셀의 격자무늬가 화면에 들어가게 하는 건 이해는 하지만 관람하는데 오히려 몰입감을 떨구는 느낌입니다. 이점을 빼고는 유튜브 중간광고에서 유명 연예인이 광고로 등장할 때는 빵 터졌네요. 

좋댓구

2021년에 촬영해서 2024년에 개봉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창고에 있었던 영화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발전 속도와 트렌드가 빠른 유튜브 세상을 담았는데 2025년 지금 봐도 전혀 오래된 느낌이 안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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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태경의 실제 이미지를 차용해서 만든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박상민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될 정도로 정말 재치가 넘칩니다. 

좋댓구

촬영 영상을 보니 위와 같이 스마트폰과 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네요. 요즘은 촬영 장비가 많이 간소화되었는데 오히려 이런 간소함이 현실감 있는 영상을 많이 넣을 수 있어서 좋네요. 별 기대 안 하고 봤는데 너무 재미있게 본 <좋.댓.구>입니다. 

 

넷플릭스에 있으니 챙겨보세요. 다만 이런 류의 가벼운 영화는 취향을 꽤 타는데 제 취향에 딱 맞아서 좋았습니다. 

 

별점 : ★ ★ ★☆
40자 평 : 유튜브를 소재로 한 유튜브보다 더 재치 발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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