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궁금하지만 누구도 똑 부러지게 알려주지 않은 질문이 있죠. "왜 어른이 되면 친구 사귀는 것이 어려워질까?"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게 왜 어려운지 알게 되었고 오히려 친구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까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줄어드는 것이 인간관계가 안 좋아서 줄어드는 것이 아닌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어린 시절에 만난 친구들은 내 자아와 취향과 가치관이 확고하게 확립되기 전의 친구들
어린 아이들은 자아가 확립되기 전입니다. 가치관도 거의 없죠. 또한 취향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제가 둘러보면 20대가 되어서도 30대가 되어서도 자기 취향이 뭔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자신의 취향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의 남의 취향이고 인기 취향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트렌드라고 하면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무조건 따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린아이들과 청소년 시기에는 자아 형성의 기간이라서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모르기도 하고 생각이 유연해서 누구나 쉽게 친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지역, 같은 나이, 같은 학교와 쉽게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청소년
아이들이 노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또래면 그냥 손 잡고 뛰어다닙니다. 같은 지역에 살면 유모차 끌고 오고 가다 보면 쉽게 친해지고 엄마들도 친해지게 됩니다. 하물며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라는 같은 학교 같은 반이면 바로 친구 먹을 수 있습니다. 취향이 달라도 같은 반이면 다 친구이고 친구의 친구도 친구가 됩니다. 그냥 동일한 조건이 많다 보니 쉽게 친구 먹습니다.
게다가 같은 공간과 지역을 공유하기에 방과 후에도 쉽게 만날 수 있고 만남의 시간을 지속합니다. 이런 조건 즉 같은 나이, 같은 지역 그리고 장시간의 시간 공유를 통해서 우정의 깊이는 엄청나게 깊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자아 형성이 잘 안되고 취향 형성도 느슨한 시기라서 나와 취향이 다른 친구들까지 쉽게 친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청소년 시기에도 취향이 다르고 성향이 다른 친구와는 친구 맺기를 하지 않죠. 그러나 그 인생 전체로 보면 가장 쉽고 많이 친구를 사길 수 있는 시기가 청소년 시기입니다.
나이들수록 친구 사귀기 어려워지는 이유
크게 4가지 이유입니다.
1. 시간
2. 거리
3. 자아 및 가치관 형성
4.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친구
먼저 친구 사길 시간이 적습니다. 하루 종일 붙어 있지 못합니다. 직장에서 만난 친구든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든 과가 다르면 장시간 함께 할 수 없죠. 또한 결혼, 출산, 직장에 다니면 친구와 함께 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친구를 만들어도 집이 다 다르고 1시간 이상 거리에서 오는 친구들도 많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친구는 집이 다른 지역이면 친구라고 해도 방과 후 시간을 공유할 수 없습니다.
같은 지역, 같은 학교, 같은 시간을 장시간 공유하던 최적의 친구 사귀는 시기는 대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면 대폭 줄어듭니다. 여기에 자아 및 가치관 형성이 완성되어 가는 시기라서 나와 성향이나 성격, 가치관이 다르면 친구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유치원을 보내는 학부모들이 친구나 지인이 될 확률이 높지 사회 생활에서 만난 직장 동료가 친구가 되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친구를 대규모로 만날 기회도 적죠. SNS가 있지 않냐고 할 수 있는데 해보시면 아시잖아요. SNS는 그냥 인터넷 친구이지 그 친구가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지속적으로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나이대도 비슷하고 취향 성향이 많이 비슷하고 근거리에 살면 친구로 만날 수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특히 SNS 친구는 비대면 친구라서 직접 만나서 나누는 말과 말투와 몸짓, 표정 등등을 겸비하는 대면 친구와 강력한 결속력이 약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 이게 나쁜 의미는 아니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어느 정도 가리고 만나기에 진짜 속마음이나 찐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어렸을 때 뭘 가려가면서 만났나요? 처음부터 다 보여주면서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만났죠. 그러나 사회화라는 것을 통해서 남들이 불편해하고 싫어하는 건 줄이고 남들이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합니다.
이 가면 벗기를 위해서 그렇게들 술을 마시나 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친구를 취사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청소년 시기의 친구는 내가 선택했다기 보다는 강제로 엮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취향이 달라도 성향이 달라도 친구로 지낼 수 있고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어서는 취향, 성향, 가치관이 확고한 시기라서 내가 친구를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친구가 있다고 해도 그 친구가 나를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기에 쉽게 친구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더 나이들어보니 친구 많은 것이 자랑이 아니다
전 나이들어서 친구가 줄었다는 소리에 얼마나 인간관계를 안 좋게 했으면 친구가 떠날까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어렸을 때 만난 친구를 평생 가져가지만 그 어렸을 때 만난 친구들도 다 가족이 있고 성향, 성격, 취향이 다르다 보니 나이 들어서 계속 그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 스트레스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참고 만납니다. 그러다 점점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전체 모임은 나가도 개별 만남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다 서서히 친구 만나는 걸 줄이고 그 시간을 가족에 투자합니다. 이유는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죠. 나이 50살이 넘어가면 살날이 길지 않다는 걸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에 불필요한 관계나 만남을 서서히 줄입니다. 유한한 시간 스트레스받거나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는 자연스럽게 줄이게 됩니다.
그렇게 친구를 줄이고 나만의 시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나이 들어서도 친구 많다고 잘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잖아요. 물론 스트레스 안 받는 관계라면 친구가 많아도 좋지만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안 만나는 게 낫습니다. 특히 자식 자랑하는 사람들은 평생 자식 자랑하는 사람들이니 안 만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