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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기품있는 킬러들이 펼치는 부조화극 (킬러들의 도시)

by 썬도그 2009.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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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영화를 좀 좋아합니다. 이게 다 주윤발과   썬글라스와 롱코트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죠.
우리가 아는 킬러영화들을 보면  사람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여기는 냉혹한 살인병기의 강한 느낌이 나면서도
자신의 여자앞에서는 한몸 부셔져도 먼지털듯 털어내는  희생정신을 보면서 킬러를 동경할정도로  미화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속 만들어진 킬러의 이미지고 실제 킬러는 그런 모습은 있지 않을것입니다.
내가 저놈이 싫어서 한대 쳐주고 죽이고 싶은데 법치국가에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그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사람들이 킬러들입니다.
킬러영화가 재미있는 이유중 하나는  화려한 액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반전도 많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동서양 킬러영화들은  액션장면이 많습니다.  주윤발의 블렛타임을 연상시키는 슬로우비디오화면과 무자비한 쌍권총 총알샤워씬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하여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키는 모습등  눈요기꺼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2009년 3월에 저 멀리 벨기에의 유명 관광지인 브뤼지에서  온 킬러 3명은 좀 특이한 킬러들입니다.

중세시대를 그대로 간직한 벨기에의 보석같은 도시 브뤼지

먼저 브뤼지란 도시에 대해 잠깐 설명할께요.    까칠한 유머로 유명한 코믹작가 빌브라이슨이 쓴  발칙한 유럽산책은 유럽 여러나라를 여행한 여행을 아주 주관적인 느낌으로 적은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도시들은 빌 브라이슨의 먹이감이 되어서 신나게 까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유일하게  까이지 않고 칭찬을 받는 도시가 하나 있는데  바로 벨기에의 브뤼지입니다. 이 브뤼지는 양차대전을 피한 도시인데요.  유럽에서도 가장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도시로 유명한 곳이죠.   순천의 낙안읍성처럼 중세도시에 사는 착각이 들 정도로  옛건물들의 보존이 잘 되어 있죠. 거기에  아름다운 운하가 도시를 관통합니다.

이 조용한 도시, 순박한 도시에  킬러 2명이 영국에서 사고치고 브뤼지로  피신해 옵니다. 보스의 지시때문이죠.  
영화 초반은  브뤼지에 도착한 두 킬러의 아웅다웅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브뤼지의 모습도 곳곳에 보이구요.
왜 브뤼지에 그들이 왔냐구요?   처음엔 거창 한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물가가 싸서 그리로 가라고 보스가 지시했다네요.

늙은 킬러 젊은 킬러의 지루한  브뤼지 생활

늙은 킬러 켄과  젊은 킬러 레이는  브뤼지를 첨 와봅니다.  켄은  그런대로 브뤼지의 조용함과 관광을 하면서 잘 적응하지만
콜린 파렐이 연기한 레이는 따분해 합니다.  뭐 신나는 일도 없고  시니컬하게  도시를 저주하죠. 그런데   레이에게도  브뤼지를 좋아하게 할 일이 생깁니다.  마약상  여자를 만나게 되죠. 처음엔 그런여자인줄 몰랐습니다.  그러나 뭐 상관있겠어요.  둘은 친해지게 되고  레이가 브뤼지를 즐기는 단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켄은  그런 레이를 지켜만 봅니다.




살해명령을 받은 킬러,  정작 살해당해야할 킬러는 자살할려고 하고

이 영화 중반까지는 좀 지루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극이 됩니다. 처음에는 고도를 기다리듯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떠벌리는 부조리 극 같더니   나중엔 이율배반적인 블랙코메디가 펼쳐집니다.

상황을 몇개 설명해 드리면 이런것이죠.
레이는  살인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신부만 죽여야 하는데 신부뒤에 있던 꼬마아이까지 죽여버립니다.
레이는  아이를 죽인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자책감에 빠집니다. 고귀한 킬러수칙을 하나 어긴것이죠.  이 수칙을 어기면 큰 벌을 받습니다. 그래서  보스는 켄에게 레이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켄은 주저주저하지만  그를 죽일려고 뒤에서 접근합니다.
그때 레이는  총을 꺼내서  관자놀이에 총구를 대고 자살을 할려고 합니다.  이때   레이가 자살을 막죠.

참 어처구니 없죠.  손안대고 코풀수 있었는데  자살도 막고  레이도 죽이지 못하고 켄은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레이에게  모든 내용을 말합니다. 그리고 레이에게 이 생활 청산하고 떠나라고 합니다. 어디든지 멀리 멀리 가라구요.
새 삶을 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몇몇 장면들이 참 재미있는 상황을 만드는데요 가장 앞권은 마지막 장면입니다.  액션씬은 많지는 않지만
좀 잔인한 장면이 있긴해요. 그래도 쏘우보다야  ㅎ




정교빈 같은  콜린 파렐,  후덕스러운 브렌단 글리슨


이 영화는  볼거리는 많지 않지만  콜렌 파렐의 연기와 브렌단 글린슨의 연기가 볼만합니다.
콜린 파렐은  HBO 전쟁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인상깊게 봤는데 그때는 장교로 나와서 참 잘생겼다 했습니다.
이후 다른영화에서도  준수한 역활만 하는데 이 영화에서  좀 망가집니다. 미간을 잔뜩 찌뿌리고 항상 매사에
불만인듯한 표정을 한 모습 그리고 어깨를 움추리고 다니는 모습은 딱 정교빈이 떠오르더군요.

어 저놈 브뤼지의 정교빈이다.  그런 정교빈을 감싸는  이웃집 아저씨같은  브렌단 글리슨 이 둘의 모습은
영화를 이끌어 가는 힘입니다.  나중에 랄프 파인스가 나오지만  이 둘의 느낌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참 연기 좋더군요.


깨어 있다는 걸 알지만 꿈속에 있는것 처럼 느껴져요 (잔혹동화)

이 영화는 동화같다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 킬러가 보통사람처럼 아이 죽인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동화속 도시같은  벨기에의 브뤼지 그것도 크리스마스 즈음이고  이 동화같은 도시에서  총격전을 하는 모습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보면 잔혹동화를 한편 본 느낌일까요?  왜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공주이야기가 사실은  잔혹스러운 내용이 원작이라 잖아요.



이 영화는 수많은  상황부조화를 곳곳에서 보여줍니다. 킬러들은 진지하지만 보는 관객들은  쓴웃음이 자주 나옵니다.
죽일려는 킬러와 그 제거물인 킬러가 죽여달라는 모습 그리고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는 모습등
영화는 마지막 한방을 위해  처음에는 안단테로 시작했다가  아첼레란도(점점빠르게)로 갔다가 빵!! 한방을 터트립니다.



이런분들에게 추천한다.

이율배반극같은  재미있는 상황설정극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며  킬러영화처럼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괜히 킬러영화인줄 알고  낚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영화평점은

★ 1/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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