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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미술작품

단돈 천원으로 한국 근대 미술 걸작전에서 만원짜리 느낌을 얻다

by 썬도그 2009.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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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은 참 가슴아픈 역사를 가진 고궁입니다.  고종이 눈을 감은 궁이기도 하고  화재로 경운궁이 해체되기도 했구요.
거기에  서양건축물인 석조전까지 들어서게 됩니다.  고궁과  서양건물인 석조전  참 어울리지 않는 배치입니다.  그러나  그게 우리의 근현대사를 대변하는 모습이니  받아 들여야 겠죠.

이 덕수궁안에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은  도심에 큰 미술관이 없는 서울에  하나의 쉼표같은 곳입니다.

이곳에서 지금 한국근대미술 걸작전을  올 3월22일까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관람료는 없습니다. 덕수궁 입장료 1천원만 내면 저녁까지 감상할수 있습니다.

전시는  두 서양건물에서 합니다.  석조전은 알겠는데 하나의 건물 이름은 모르겠네요. 그냥 석조전이 맞나요?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전시장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이고 이렇게 로비에서는 괜찮습니다.

참여작가는 모르는 작가가 대부분이고 간혹 아는 작가들도 있더군요. 천경자라는 여류화가의 그림을 보면 고갱의 그림 느낌이 나는데요. 모델의 눈이 참 특이합니다. 그런데 천경자화가도 처음에는 이런 그림을 그렸던것이 아니더군요.  전시장에서 본 그림입니다.


1954년 작 목화밭에서라는 작품인데요.  그림이 참 화사하고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한 단란한 가정의 나른한 오후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작품의 크기가 엄청큽니다. 양팔을  벌릴 만큼의 크기 입니다.

전시는 근대인, 근대의 일상, 근대의 풍경, 근대의 복원, 근대인의 꿈을 주제로  각 주제에 맞게 작품을 배치했는데요.
대부분의 작품이 40년대 50년대 작품들입니다. 당시의  시대풍경이라든지 화풍,  지금은 거성이 된 작가들의 초기작품들을 볼수 있는 기회가 되어 아주 괜찮더군요.

운보 김기창, 이응노,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등 유명작가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알게된
이쾌대화가의 작품들을 두루 볼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교과서나 익히 봐왔던  작품들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1946년 프랑스 유학가기 전에 그렸던 이응노 화백의 거리풍경-양색시라는  작품을 본것은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저는  고인돌을 그리는  만화가가 그린 그림인줄 알았는데  이응노 화백이 초기작품이더군요.  수묵담채화 그림인데
당시 양공주라고 불리우던 분들을  그리고  훈계조의 글을 그림에 넣었습니다. 

현모가 되어주기를 원하노라  이 문구가 확 들어오네요.
그리고 또 하나의 수확은  박수근 화백의 그림입니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가장 한국적 질감을  잘 표현한 화가로 유명하죠.
한국에서 가장 쉽게 보는  돌인 화강암 질감의 그림을 그리는 박수근 화백  그림의 붓터치를 봤더니  거의 떡칠을 했더군요.
엄청난 두께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그림의 윤곽선들  위의 사진에는  선명하게 나오지만 실제로 본 그림은 위의 사진처럼 선명하지는 않습니다. 3개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작품의 크기가 각각 다릅니다. 작은것도 있구 큰것도 있구요


이중섭 화가의 작품도 몇개 선보였는데요.  이중섭화가의 소라는 작품을 봤는데  그 작은 크기에 실망했습니다. 크기가 상당히 작더군요.  이중섭 화가의 그림은  큰게 없습니다.  그것도 캔버스지도 아니고  담배의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고 도화지에 그리고
가난한 화가의 울분이 묻어나올정도로  작은 크기에  가슴이 아프더군요.  

고흐도 그렇고  이중섭도 박수근도  모두 사후에 유명해진 화가들 입니다. 하지만 큐레이터는 말합니다.
그렇게 사후에 인정받은 화가들은 미술역사상 그렇게 많지 않고  다만 그런 사람들이 인기 있는 것은 그들이 전설이 되었기에
인기가 많은 것이라구요.  맞아요.  요절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고평가가 될만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네요.



2층에는 1930년대 카페 풍경을  담은 공간도 있습니다. 저는 안들어 가봤는데 데이트 하실 분들은 이곳에서 편하게 쉬었다 가시길 바랍니다.




색으로 나를 자리에서 멈추게 했던 오지호 화가의 1939년작 남향집입니다.  색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지켜 봤습니다. 그림자를  프러시안색으로 칠한모습이 눈에서 떠나지 않네요.




다 둘러보는데 1시간 정도 걸리구요(사람마다 다르니)  도슨트를 들으시면 또한 1시간이 걸립니다.   관람요령은 도슨트시간을 미리 알고 가셔서 도슨트 설명 30분전에 휙~~하고 빠르게 둘러 보시구요.  도슨트 설명을 곰곰히 들으시면 됩니다.
도슨트설명은 딱따간 면이 많기는 하지만 아주 설명을 잘 해주시더군요.

도슨트 시간은 10시 11시 12시30분 14시 15시 16시 17시 이고 주말에는 18시30분에 한번 더 합니다.
도슨트시간을 맞출수 없다면  오디오를 대여(대여료 2천원)하여 작품설명을 이어폰을 통해 들을수 도 있습니다.


최근에 루벤스니 램브란트니 하는 서양미술화가전을 하더군요.  하지만  정작 거장의 작품들은 몇점 그것도 유명한 그림은 거의 없고  덜 인기있는 그림들을 전시해놓고 고가의 입장료를 받는 전시회보다는  이런 전시회가 더 알차 보입니다.

시내에 나가신다면 꼭 한번 들려보십시요.
미술에 대해서 모른다구요?   상관없습니다.  누군 알아서 보나요?  그리고  모르고 느낌없는  작품앞에서 오래 들여다 봐야 아무 느낌 안나오니 눈에 확 들어오는 작품이 있으면 그 작품을 더 오래 보십시요.  모든 작품을 다 들여다 볼 필요는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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