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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프랜차이즈의 표준화된 코메디맛을 느끼게 하는 과속스캔들

by 썬도그 200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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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배우중에 차태현이 위치하는 곳은 어디쯤일까?
터프가이?, 꽃미남?  아니다 차태현은 그런 배우가 아니다.  그의 위치는 포스트 박중훈의 자리에 포진하고 있다.
차태현은 코메디 전문배우다.  그리고 가끔 코메디를 넘어 연애소설이나 엽기적인 그녀처럼 로멘틱코메디도 잘 소화한다. 연애소설만 빼면 대부분의 영화가 코메디영화이다.   그 만큼 차태현의 매력은  푸짐한 입담과   포근한  몸짓과  친근한 마스크에 있다.
스타배우면서도 이웃집 오빠 같은  친근감이  그의 매력이다.   그런 차태현이 최근에는 영화 몇개를 말아먹고 자숙의 기간(?)을 지내는듯 하더니  과속스캔들을 들고 나왔다



방금 영화를 보고왔다. 토요일 1회 조조임에도 매진이 되었다.  관객들층은 초등학생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아줌마들 젊은세대등  정말 불특정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다들 입소문에  영화를 보러 온듯 하다. 영화관은 20,30대 소유물이 아닌가 하는 풍경이 최근에 많았는는데  애니메이션도 아니면서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보니  생경스럽기만하다


먼저 감상평부터  짧게 적어 본다면
많이 웃기긴 하지만   스토리가  너무나 뻔해서  맥이 빠지는  가족영화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감상평을 적지만  돌맹이든 군중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는것은 바로 이 영화가  연말 최고의 히트영화이기 때문이다

초대박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대박이다. 특히 제작비 대비 수익은 초대박을 이룰것 같다.
영화평점도 아주 좋다.  영화평론가들도  칭찬일색이다.  하지만  난 용기를 내서(언젠가 부터 내가 영화본 감상에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 영화를  꼭보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볼것없으면  과속스캔들 봐라~~ 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실 연말에 이렇게 볼것 없는  연말도 첨인듯 하다.  


2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던  극장풍경

이 영화는 웃기다. 관객들은 2시간내내 웃으라고 정신없다. 차태현의 애드립성 연기에 좌지러지고  꼬마배우인 왕석현군의 귀여움 그자체인 표정과 연기는   석현군이 웃으면 관객까지 따라 웃는다.  이 좌충우돌 스캔들은  시작부터 웃기기 시작하더니  끝날때까지 웃음으로 끝난다. 중간에  부녀지간의 갈등이 있지만  슬프거나  훌쩍거리게 만들거나 혹은 감동하게 만드는  모습은 약간 있지만 감정의 심연에서 용솓음칠려다가 만다. 
정말 너무들 웃는 모습에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다.  내가 이상한 놈인지, 너무 시니컬하게 영화를 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미소만 지을뿐 웃지 않은 이유가 있다.


뻔한 줄거리에 뻔한 내용  맥이 빠질정도로 예상대로의 스토리 진행

왕년의 스타가  과속을 해서 숨겨놓은 애가 있다? 이 소재자체는 너무 진부하고 사골소재이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우려먹었다.
이제 신선하지도 않다. 약간의 신선함이라면 과속을 콤보로 두번했다는 것이다.  중학교때 옆집 누나와 첫 성관계를 가지고 낳은 아이가 고1때 첫 성관계를 가지고  애를 낳았다는 신선하지만  리얼리티가 많이 떨어진다.  그렇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뭐 영화니까
이해하자,   영화는 실제 차태현의 삶이 아닐까 할 정도로   남자주인공인 차태현이 그리는 캐릭터 자체가 차태현과 닮았다.
라디오 DJ에다가 한물간 배우, 그리고 음반 2집까지내고 말아먹은 모습,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차태현을 모델로 해서 시나리오를 쓴것 같다는 생각마져든다.  덕분에 차태현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에서 많은 웃음을 낳게 한다.

과속해서 낳은 딸이 어느날 불쑥  자신은 총각으로 아는  배우에게 자신이 딸이라고 찾아온다.
이정도의 상황설정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며 어떻게 결말이 날지  진단이 바로 나온다.
처음엔 딸을 부정하다가 인정하고  딸과의 갈등이 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반인들에게 그 과속사실이 알려지고
이기적인 배우가 가족애에 무릎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가족이 최고다!!! 라는  가족영화로 마무리되는것.  
이 과속스캔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기존의 기존 로맨틱코메디 장르의 법칙을 따른다.   다만 마지막에 약간의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 있기는 한데 그것 말고는  너무나 진부한 스토리 진행방식에   맥이 빠진다.  뭔가는 다르겠지. 사람들이 기존 영화와는 뭔가가
다르니까  이렇게 열광하면서 보겠지.  그 뭔가를 찾을려다가는  영화는 끝난다. 
한가지 조언을 하자면 이 영화  아무생각없이  봐야 한다.   분석하려 들지 마라.    추격자의 흥행성공에 대한  분석의 글들이 참 많지만
이 영화는 그런 분석의 글이 필요하지 않다.    연말이고  볼 영화는 없고  웰메이드 하다고 할수는 없지만  졸작도 아닌  평이한 수준의
영화이지만  아역배우의  미소와  차태현의 애드립으로  그냥 가볍게  웃고 싶은 분들에게는 크게 어필할 만한 영화다
다만 내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참기 어려운것이  스토리의 진부함인데   이 영화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모습을 갖추어서  영화평이
썩 좋게 나오질 않는다.  딸의 어머니 즉  차태현의 아내에(같이 산적이 없으니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대한 묘사가 하나도 없다.
죽지는 않았는데 왜 차태현을 찾아오질 못했는지   손자(차태현의 손자)가 몽유병이 있는데  왜 있는지도 자세한 설명도 없다.
그냥 차태현 밤에 놀래켜줄려고?    너무 비현실적이고 무책임하다.




흥행은 과속으로 질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많다. 그 이유를 내나름대로 분석하면

1.  가볍게 웃을수 있는 가족영화

   이 영화는 정말 관객들을 많이 웃긴다.  모자지간으로 나오는 두 어린배우와 차태현의 호흡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좋다.
   이 세명의 배우가 아니면 이 영화 껍데기 자체도 없다.  그리고 언어의 유희가 적재적소에 나온다. 
   머리복잡할것 하나도 없다.  스토리가 단순하고 진부하다는것은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에 오히려
   더 집중할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특히  왕석현군의 몸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에 홀딱 빠졌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들게 한다


2.  연말 볼만한 영화가 없다.

    지구가 멈추는 날은   욕에 가까운 혹평에 흥행이 멈춰버렸고   트와일라잇은 가족과 함께 보기는 그렇고
   예스맨은 또하나의 진부한 짐캐릭표 코메디 영화고  그나마 온가족이 볼만한 영화는   벼랑위의 포뇨와 과속스캔들인데
  포뇨는 아이들 눈높이로 만든 영화다 보니 어른들의 거부반응이 심한 영화고   나 또한 공짜표가 생겨서 봤지만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고르게 된 영화다.  그런대로  볼만은 하지만 권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3. 맥도날드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

   어차피 소재는 뻔하다.  김치볶음밥을 만들수 있는  재료로  다른 음식을 만들기는 힘들것이다. 이왕 김치볶음밥을  만들거면  요리사가 얼마나 정성과 맛깔스럽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감독은  깔끔하게  만들어서 손님에게 김치볶음밥을 내놓았다.
맛이 최고라고 할수는 없지만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는 맛도 아니다. 한마디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나오는 표준화된 맛이다.
프랜차이즈나 패스트푸드 음식점이 좋은것은  뜻밖의 최고의 맛을 만날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이상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프랑스 여행가서 프랑스 음식을 맛보기보다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찾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처음먹어보는 음식에 투자의 개념으로 먹기보다는   이미 먹어보고 검증되고 어떤맛이 예상되나 안정된 맛의 즐거움을 주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원하는 사람도 많다.




로맨틱코메디 10편이상 보신분이나 뻔한 내용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연말에 가족과 함께 그냥 가볍게 웃고  박장대소하며  귀여운 아이미소로도 웃음이 나오는  분들에게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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