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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음악창고

컴퓨터도 인정한 알수없는 음악가 윤종신 (리뷰 윤종신 11집)

by 썬도그 2008.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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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의 앨범을  살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영화에 감동받아서  산 원스O.S.T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속의 감동에
떠밀려 구매를 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원스 O.S.T를 사서 들으면서 음반에 대한 추억이 많이 떠 올리더군요.
MP3에서는 느낄수 없는  앨범 속지보는 재미를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윤종신11집을 샀습니다.
제가 윤종십 앨범을 가지고 있는게 데뷰앨범부터  6집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7집부터 10집까지는 앨범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되새겨보니 99년 7집부터 제가 MP3로 음악을 다운받아서 들었네요. 10집은 아예 다운이고 뭐고 음악을 듣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피해가 음악가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가는걸 알았습니다.
요즘은 도시락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월 5천원만 내면 그 많은 음악을 다 들을수 있어서 좋더군요.
다만  음악을 듣기만 하지 읽지는 않더군요.  저는 팝송은 모르겠지만(팝송도 가사를 음미하면 좋죠 ㅋ) 가요는 가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백지영의 노래 총맞은것처럼을 듣고 여행하는 기차안에서 풋~~~ 하고 웃었습니다.
너무나 촌스럽고 구어체이자 일상대화체를 노래로 부르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는데요. 노래멜로디는 좋더군요.
지금은 자주 들어서 별 느낌이 없지만  노래가사가 너무 촌스럽다고 생각했거든요.

뭐 그 직설적인 그 가사가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죠. 각자의 느낌이 다르니
뭔 이야기 하다가.. 음.. 아

스트리밍서비스는 가사를 읽지 못하고 읽을려고 노력을 안하게 됩니다.
하지만 앨범을 사면  저는 앨범속지보는 재미가 그 앨범비의 반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속지안에 적힌 가사들,  왜 예전에 그 레코드판 속지나 카세트테잎속지속의  가사들은  실제노래와 약간씩 틀렸을까요?
저는 한자한자 따라 들으면서 가사틀린것을 너무 많이 봤거든요. 완벽하게 1번째곡부터 10번째 곡까지 정확하게 인쇄된 노래를
못봤어요. ^^

그래서 윤종신 11집을 다시 샀습니다.  윤종신이 예능늦둥이로 활동할때는  이젠 가수보다  예능인이 되었구나 하면서 시큰둥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다시 라이브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가수윤종신으로 보이더군요.


앨범이 도착했습니다.  요즘 앨범은 이렇게 CD케이스가 아니네요. 버젼이 다른게 있나요?  속 색달라서 눈에 더 갑니다.
저 종로인듯한(윤종신은 앨범사진을 종로구 돌아다니면서 찍었다고 하네요) 야경을 배경으로  서 있는 저 남자. ㅋ 운치있습니다.


윤종신1집엔 윤종신의 얼굴이 없었고 2집과 3집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멀리서 찍고  하여튼 얼굴 안보여줄려고 무던히 애를 쓰더군요.  저 체크무늬 남방 나도 하나 사 입고 싶네요. 


앨범속에는 윤종신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많이 들고 있더군요.   명랑히어로에서  유희열이 지적한 그 비싼척하는 컨셉 ㅋㅋ

이게 라익이 사진일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가장 괜찮은 사진이었습니다.



사진은  지금까지 공일오비와 윤종신 앨범의 사진을 찍어준 안성진씨가 맡았습니다.  안성진 사진작가의 사진은 참 색감이나 소재나 여러모로 참 푸근한 느낌이 많아서 좋아요.



그럼 곡 하나하나 뒤져볼까요


1. 동네 한바퀴  (작사 : 윤종신  작곡 : 정석원)

이 앨범은 공일오비의 정석원씨가 다시 합류한 앨범입니다.  윤종신 최고의 명반으로 생각하는 2.3집에 정석원씨곡이 참 많았죠. 공일오비와의 인연으로 2.3집까지  도와준걸로 아는데  그 이후에는 윤종신 스스로 꾸려나가죠.
그리고 다시 이 오랜 인연은 다시 11집에서 만나게 됩니다.

동네 한바퀴의 가사내용은  동네 한바퀴를 마실나가면서  추억에 잠기고  추억속의 그녀와의 데이트 장소를
보면서 회상에 잠기는 내용입니다.

계절의 냄새가 열린 창을 타고서 날 좁은 방에서 밀어냈어.
너와 내게 친절했던 가게아줌마, 가파른 계단 숨 고르며 오른 전철역
내 발걸음에 리듬이 실리고 너의 목소리 들려 추억속의 멜로디 저 하늘위로

노래가사중 좋은 부분만 따왔습니다. 
가사는 정말 윤종신이 잘쓴다니까요.  가사가 너무 심오하거나 철학적으로 흐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천박하지도 않고
누구나 공감하는 가사를 잘쓰는데.  너와 내게 친절햇던 가게아줌마.  이 부분을 듣고 있으니  너와 내게 친절했던 레코드 가게 누나가 생각나네요.  항상 같이 들렸던 레코드가게에 군 전역하고 들렸더니  같이다니던 여자친구 안부를 묻지는 않는데
묻고 싶어하는 눈치더군요.  뭐 상처건드리지 않을려는 표정까지도 아직 기억나네요.  친해진 동네사람들에게서는 이런 세심한 배려를 느낄수 있죠.  회사앞 허름한 식당아줌마도 그런 이웃중 하나죠.  노래는 깔끔하고 실플하고  윤종신 스타일의 노래
입니다. 아주 큰 특색이 있는 노래는 아니고  편하게 듣기 좋은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산책송이라는  설명이 있는데요.
동네 마실나갈때 MP3의 첫번째 트랙에 올려 놓으면 좋습니다.


2.  야경 (작사 윤종신 작곡 정석원)

마치 너의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왜 잊지 못하냐고 묻네
우리 언제쯤인가 마주 칠 수 있겠지 저 불빛 속을 거닐다 보면
먼저 알아본 사람 나였으면  해  난 언제나 바라봤기에 언제나

윤종신 11집 아니 이전에도 그랬지만  전체적인 노래의 분위기는  헤어진 후 그녀를 회상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윤종신 노래의 화자의 메인은  이별의 상처속에서 헤메이는 화자인데요. 이 야경도 그런 화자입니다.
항상 이별후에 상처를 딛고 일어서지 못하고 상처가 아물때쯤에는 다시 추억의 장소에 가서 조용히 담배한대 피고 오는 모습이죠.
뭐  이런 화자가  지지리 궁상맞는 캐릭터 일수 있지만  세상엔 이런 사람도 참 많죠.  뭐 저도 그런 사람중에 하나고  윤종신의 화법과 제 삶의 화법이 맞아서 좋아하나 보네요. 

다만  우연히 그 추억속의 사람을 만난다면 저는 먼저 외면할듯 하네요. 그 사람이 날 알아보지 못했다면요.
다시 만나서 어떻게 사냐면서 묻는 대화속에  느끼는 세월의 흐름보다는  추억속의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간직하는게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3. 즉흥여행 ( 작사 윤종신  작곡 정석원)

이 노래는 11집의 타이틀곡이자 가장 경쾌한 곡입니다. 거기에 그의 노래 처음으로 랩을 퓨처링합니다.
MC몽이 랩을 해주는데  랩때문인지 더 경쾌합니다. 곡자체가 경쾌하고 가사또한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
특히 남자의 느낌을 제대로 싣습니다.

서먹서먹한 연인관계가  더 돈독해지는게 여행을 통해서입니다. 같은장소에 같은 시간에 있었던 둘만의 여행
그 여행을 통해 사이는 더 친밀해지죠. 뭐 하룻밤 자고 오는 여행도 여행이지만  하루코스 여행을 그린듯 합니다.
여행가자고 할때 여자친구가 흥쾌히 좋다고 한다면 남자는 기쁩니다. 날 믿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드니까요.
그런 모습을 잘 담은 노래네요.



4. 내일 할 일 ( 작사 윤종신 작곡 윤종신,이근호)

평소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널 만나야겠어
조금도 고민 없던 것처럼 태연한 표정이 아무래도 서러 잊기 좋겠지
내일은 괜찮아도  바로 다가오는 다음 날부턴 단 하나의 준비조차 없는데 그 날부터 난 뭘 해야 하는 건지

전 11집 중에 이 노래가 작사도 그렇고  작곡도 아주 좋은 최고의 곡으로  꼽습니다.
이 노래는  내일 이별하기로 약속(?)하고 하루전날 쓴 글같은데요.  내일 이별장소에 나가서  흔하디 흔한 일인듯 이별을 하고
서로 미련없이 보내주자고 쿨한척 하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별은 쿨하게 해도 그 다음날 밀려오는 외로움과 그리움은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한숨소리가 들립니다.   이별할때 저도 일부러 화를 내고 평소에 한번도 쓰지 않던 독설을  쏟아 부었습니다.
일부러 독설을 다 뱉어버렸죠.   그래야 나도 너도 잊는데 시간이 단축되리라고 생각되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독설로 잊어지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함께했던 추억과 시간과 장소는 독설로 뭉개지는게 아님을 알고
후회했죠.   


5. 같이 가줄래 (작사 박주연 작곡 윤종신, 이근호)

이 노래는 가사를 박주연씨가 했다고 하는데  다른사람이 해서 그런지 화자가 확 달라 보입니다.
또한 말투도 달라보여서 어색하더군요.
노래 가사도 너무 추상적이고 너무 평범하고 특색이 없습니다. 신파조 연극 대사를 적은듯 합니다.
이 앨범중에 가장 별로 였던 곡입니다.


6. 벗어나기 (작곡 윤종신 작곡 윤종신,이근호)

이 노래는  동네한바퀴에 이어서 여행중에 들으면 좋을 노래입니다.
벗어나기는 도시를 벗어나 여행의 기분을 적은 노래인데요.  노래 가사는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  소품같은  노래입니다.  기차창가에서 창밖 바라보면서 들으면 아주 좋을듯 해요


7.  O MY  Baby (작곡 윤종신 작곡 윤종신, 이근호)

내 손가락을 움켜쥐던 게 니가 네게 했던 첫인사인 것 같아

이 가사 한줄이 이 노래 분위기를 대변합니다. 가사도 좋고 노래도 아주 좋습니다.
아이를 가진 윤종신이  그 기쁨을 고스란히 노래에 담았습니다. 이 노래에서 윤종신은 창법을 좀 바꿉니다.
좀 동글동글하게  굵게 만들었다고 할까요? 예전 환생에서 듣던 그 창법이 나옵니다.
윤종신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이런 좋은 노래를 듣지 못했겠죠


8. She's Not Here (작사 윤종신 작곡 정석원)

이 노래 참 독특합니다. 영어와 한글가사가 섞여 있는데요.
이 노래의 화자는 짝사랑인지 사랑했던 사이닌지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짝사랑인것 같습니다.
너무나 예쁜 그녀주위를 서성이는데  그녀가 날 의식하고  너 나 따라다니면 죽어.  아는체 하지마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점점 변신해가죠.
요술공주 원더우먼, 변신로봇 건담처럼 어느새 변신해버린
오드리 햅번, 비비안 리, 잉그릿 버그만처럼 영원히 날 떠난 그녀
그리고 내속의 그녀를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그녀가 말했죠.  얼쩡이지 말고 꺼져
그래서 소원대로 꺼져주자라고 말합니다.

소원대로 꺼져주자, 소원대로 꺼져주자, 소원대로 껴져주자,  이 가사에 좀 웃었습니다.
그리고 1분후 소원대로 꺼지는 모습이 짝사랑에 대한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하니 웃음이 머쩍어지네요.  흠
가벼운 드럼스틱소리와  조근조근 말하는 노래입니다.  


9. 무감각  (작사 윤종신 작곡 윤종신, 이근호)

헤어지고 난후 잊어볼려고 무던히 노력해도 잊혀지지 않고 그리움이 멍이되어 내려앉았다고 서글퍼 하는 모습을 그린 노래입니다. 이별을 견뎌가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요. 노래가사보다는 바이올린 선율이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후반부에는 드럼소리와 크게 울려나오는데  이별을 견뎌나게겠다는 울부짖음같이 들리네요
찬바람이 날아가는 겨울하늘을 보면서  들으면 좋을 노래네요.


10.  나에게 하는 격려 (작사 윤종신 작곡 정석원)

이번 앨범을 천천히 들어보니  백보컬이 있는 곡들이 많은데요.  예전에는 여자보컬만 하던것을 이번에는
남자둘,여자둘 4명의 백보컬이 있더군요. 백보컬로 후반부에는 웅장함을 느낄수 있습니다.
이 노래는  이별로 상처받고 힘들어하던 화자가 어느새 상처를 딛고 잊고 일어서는 과정을 그립니다.
수척해졌던 모습에서 다시 생기가 돌고 친구들이 얼굴 좋아졌다고 한마디씩 합니다.




윤종신의 앨범은  남들 흔히하고 화장실 변기 물내리듯 하는 이별에 상처받고  그 모습을  그리는 모습이 여전히 11집에도
담겨 있습니다.  윤종신은  사랑에 고통받고 이별에 상처받는 사람, 그리고 사랑을 막 시작하는 그 찰나의 모습을 잘 그리는 뮤지션입니다. 혹 이 추운겨울 이별을 한 분이 있다면   이 앨범을 추천합니다.

슬픔은 더 큰 슬픔으로 치유되는 것이지   억지 웃음으로 치료되는게 아니거든요.
이 앨범 전체에 흐르는 슬픔을 마셔보세요.


이 앨범을 리핑해서 아이팟에서 들을려고 리핑을 하니 이렇게 나오네요

지금 제 아이팟에는 알수없는 음악가로 들어갔습니다.  수정하는 방법을 찾아서 고치면 되겠지만
생각해보면 예능인 윤종신, 가수 윤종신 둘의 이미지매치가 혼돈스럽긴 하죠. 정말 알수 없는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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